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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 그대로 르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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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 그대로 르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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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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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1년 08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254쪽 | 338g | 140*205*20mm
ISBN13 9791191266184
ISBN10 11912661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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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거리감, 위험성, 무질서, 불편함 등에 대한 걱정과 거부감을 가지고 있지는 않은가? 당신이 상상하는 아프리카에 대한 편견을 깨주는 나라가 바로 르완다이다.
르완다를 경험한 많은 사람이 르완다에 대해 ‘깨끗하다’, ‘쾌적하다’라고 평가한다. 르완다는 2000년대 후반에 이미 일회용 비닐봉지를 법적으로 금지한 나라, 쓰레기가 없는 거리를 위해 충분한 인력의 청소부를 고용한 나라이다. (…) 르완다는 깨끗하고 안전한 나라이다. 아프리카 대륙뿐 아니라 전 세계 어디와 비교해도 이 정도로 청결과 보안을 지키는 나라는 많지 않을 것이다. (…) 이런 분위기 덕에 르완다는 ‘여행자들이 마음 놓고 여행할 수 있는 나라’, ‘여성 외국인이 밤거리를 혼자 걸어도 안전한 나라’로 일컬어지고 있다. (…) 선진적인 환경정책과 도시 미화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 부정부패를 단속하는 정부의 기조를 통해 르완다는 ‘작지만 강한 나라’의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다.
--- pp.40-44

르완다의 공식 언어는 키냐르완다어, 영어, 프랑스어 세 가지이지만 스와힐리어도 함께 쓰이는 언어로 인정했다고 보면 된다. (…) 네 가지 언어를 공용어로 하고 있다는 점은 많은 가능성을 내포한다.
일단 영어 사용자와 프랑스어 사용자 모두가 ‘말이 통하는’ 나라라고 느끼는 것은 관광지로써 매우 큰 매력이다. 실제 대부분의 관광지와 서비스 업종에서 모든 언어가 가능한 직원을 두고 있다. 르완다에서 모든 언어가 가능한 사람을 찾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스와힐리어 언어권에서 많은 학생과 사업가가 르완다에 대한 언어장벽을 낮게 여겨 자유롭게 진입할 수 있게 된 것도 큰 장점이다. 외부에서 들어오는 것뿐 아니라 내부에서 나가는 것도 자유롭다. 언어에 능통한 르완다 청년들은 기회가 되면 외국에 유학을 가기도 하고 해외 취업을 하기도 한다. 가족의 일부가 외국에 거주하고 있는 경우도 많다.
언어를 배우고 사용하는 데 거리낌이 없는 르완다 사람들을 보면 한국의 영어교육이나 사용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교육 언어가 사용 언어가 된다는 것은 바로 이런 것일 텐데 말이다
--- pp.55-56

르완다에서 내세울 수 있는 강점은 세계적인 수준으로 관리하고 있는 안전성과 청결함 그리고 도시의 크기가 크지 않아 행사 장소에서 숙박, 여타 서비스 시설까지 이동이 용이하다는 점 등일 것이다. 또한 외국자본 유치와 산업부흥을 위해 투자와 기업 설립을 용이하게 하기 위한 다양한 제도를 마련하고 있다. (…) 르완다가 꿈꾸는 모델은 국토가 작고 자원이 풍부하지 않더라도 금융 및 서비스업을 기반으로 경제적인 성장을 이룬 싱가포르나 홍콩과 같은 나라이다. 이를 위해 아프리카연합, 아프리카 경제공동체에서 주요한 역할을 수행하고자 다양한 의제를 제시하고 있으며 각종 국제회의 유치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 pp.65-66

르완다는 일찌감치 교육의 중요성에 눈을 떴고 보편적 초등교육의 달성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2018년부터 초등학교 입학률은 95퍼센트를 넘어서고 있으며 무상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다. (…) 교육수준이 높아지고 매체의 발달로 전 세계와 연결되면서 청년들의 의식수준도 향상되고 있다. 최근 아프리카를 설명하는 주요 열쇳말 중 하나가 ‘청년’이다. 르완다에서도 청년들의 입지를 만들고 지원하려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아프리카 대륙 내에서는 르완다를 비롯한 많은 국가에서 ‘청년부’를 정부부처로 두고 있고 국가의 중요한 발전 요소로 보고 있다. (…) 시기적, 환경적인 어려움은 있지만 내가 본 르완다 청년들은 이런 상황에서도 자신이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 움직이고 있었다. 기회가 닿는 대로 무급일지언정 인턴십 경험을 쌓고 지역사회에서 봉사하거나 필요한 정보를 찾아 학습하는 방식으로 말이다. 르완다 전체 노동가능인구 중 절반에 가까운 44퍼센트가 16-30세 사이의 청년층이다. 이들이 실질적인 사회의 허리층이 되었을 때 르완다에 새로운 바람이 불지 않을까 기대한다.
--- pp.87-89

르완다는 정부의 최우선 과제 중 하나를 보건 분야로 두고, 자체 자금을 비롯해 외부자금을 보건 분야에 적극적으로 조달했다. 대표적인 정책이자 성과 중 하나가 국민의료보험인 ‘뮈튀엘’이다. 르완다에 국민의료보험이 처음 소개된 것은 1999년이다. 정부는 국가의 중장기 전략으로 전 국민 의료보험 가입을 지속해서 추진했다. 초반에는 보험료 부담과 낯선 정책에 대한 거부감으로 2000년대 중반까지 가입률이 50퍼센트에도 미치지 못했지만 국제 개발 파트너를 통한 자금 지원과 적극적인 정책 추진으로 2010년 이후에는 가입률을 90퍼센트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국민의료보험 도입 초기에는 모든 사람에게 2달러 정도의 보험료를 동일하게 적용했으나 2011년 이후 차등을 두어 취약계층은 무상으로, 소득수준에 따라 최대 8달러까지 지불하도록 제도를 정비했다. 이를 통해 보험료를 지급하기 어려운 취약계층도 최소한의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되었다. 이는 아프리카 대륙에서 가장 뛰어난 수준의 복지일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국가 경제 수준 대비 가장 폭넓은 의료서비스라고 할 수 있다.
--- pp.101-102

1994년 일어난 제노사이드로 인해 한동안 국제사회에 르완다 이름이 오르내렸다. 아직 르완다라고 하면 ‘내전이 있는 나라’라고 말하는 이유가 바로 이때 국제 뉴스에서 그 참상을 한동안 보도했던 탓이다.
제노사이드 결과 전체 인구의 5분의 1 정도가 사망했고, 거주지를 비롯한 사유재산과 공공시설물이 파괴되었으며, 많은 고아와 난민이 발생했다. 당시 르완다의 사회구조나 경제적 상황을 생각해봤을 때 치명적인 사건이었고 혹독한 결과였지만 르완다는 생각보다 훨씬 빠르게 사회를 복구해나갔다.
제노사이드 이전의 르완다와 제노사이드 이후의 르완다는 확연히 다르다. 한국이 한국전쟁을 딛고 ‘한강의 기적’을 이룩해냈듯이 르완다도 제노사이드 이후 전후 복구과정에서 새로운 도전과 과감한 정책을 통해 많은 변화를 만들어왔다.
--- pp.154-155

제노사이드 이후의 르완다 정부는 가해자의 색출과 처벌을 위해 ‘사라진 전통’인 가차차를 도입했고, 전통과 현대의 재판을 혼합하여 적용했다. 마을 재판의 원형은 살리되 범죄의 경중에 따라 처벌의 범주를 정해두는 식이었다. (…) 가차차 재판을 통해 이루어낸 가장 큰 성과는 비교적 빠른 시간 안에 광범위한 사건을 민중의 참여로 일단락지었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건이 2007년까지 가차차 재판을 통해 다루어졌고 그 과정에서 지역주민들은 감정이 아닌 절차와 형식에 따라 갈등을 조정할 수 있었다. 가해자들의 죄를 물어 사건의 실재를 마주할 수 있었을 뿐 아니라 가해자에게는 범죄를 고백하면서 지역사회 앞에 용서를 구하는 기회를 제공했고 피해자에게는 가족과 친척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받아들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었다. (…) 비판과 논쟁에도 불구하고 르완다가 제노사이드를 극복하는 데 가차차가 큰 몫을 했음에는 분명하다. 또한 특정 집단이 해결하고 단죄하는 방식이 아니라 시민들이 직접 참여해 과거를 마주하고 해결했다는 점에서 독보적인 가치가 있는 시도가 아니었나 싶다.
--- pp.189-190

마운틴고릴라는 르완다의 상징과도 같다. 멸종위기종인 마운틴고릴라의 유일한 서식지가 르완다-우간다 일대의 산악지대이기 때문이다. (…) 르완다에서 마운틴고릴라를 얼마나 특별하게 생각하는지 알 수 있는 행사가 있는데 바로 ‘고릴라 이름 짓기’ 행사이다. 르완다는 전통적으로 아기가 태어나면 축복과 기원을 담아 이름을 지어주는 의식이 있다. 아기가 태어나면 7일째 되는 날 저녁에 이름을 지어주고 아이가 좀 더 자랐을 때 이웃을 초대하여 이를 축하하는 자리를 갖는다. (…) 2005년부터는 수백 년째 이어진 이 전통을 적용하여 아기 마운틴고릴라에 대한 ‘고릴라 이름 짓기’ 행사가 시작되었다. (…) ‘고릴라 이름 짓기’ 행사와 콘퍼런스로 발생하는 가장 긍정적인 효과는 마운틴고릴라 보존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켜 마운틴고릴라 보호와 개체 수 증가에 도움이 되었다는 점이다.
--- pp.243-245

국내 미디어가 다루는 아프리카의 모습은 너무도 한정적이어서 미디어를 통해서 아프리카를 접한 사람들은 쉽게 편견을 가진다. 굶주리고 아픈 사람들, 불결하고 낙후된 환경과 분쟁으로 인한 긴장감 등. 이런 어두운 아프리카의 반대편에 낭만의 아프리카도 있다. 야생동물이 뛰노는 초원이나 원시적인 모습 그대로 사는 원주민 모습들, 우거진 열대우림의 풍경 등이 그것이다. 모두 어느 한 편의 아프리카임에는 분명하나 이것이 아프리카의 전부는 아니다. (…) 같은 사회에서 자라난 우리도 사람 간에 만나 서로를 이해하려면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하다. 하물며 전혀 다른 역사와 문화를 가진 르완다 사람과 소통하고 그 문화와 사회의 총체인 국가를 이해하려면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선진국 입장에서는 부족하고 낙후된 점이 많을지 몰라도 르완다 내부뿐 아니라 외부에서 발생한 사건에 속수무책으로 휘둘리고 무너지는 ‘약한 나라’가 아니라는 것이다. (…) 르완다만을 옹호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아프리카에 있는 어떤 나라이든 ‘아프리카’라는 대륙으로 묶어서 판단하고, 편견과 인식으로 가려진 시선으로 바라보는 태도를 바꿔야 한다고 이야기하는 것이다. 편견을 떨쳐내는 가장 좋은 방법은 다양한 관점의 이야기를 듣고 충분한 정보를 취하는 것이다. 이 책에서 소개한 이야기들이 독자들의 시각을 넓히는 데 도움이 되었길 바란다.
--- pp.248-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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