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해 보면, 우리의 오관 가운데 촉각은 좀 특별합니다. 시각이나 청각 혹은 후각과는 분명히 다른 점이 있어요. 촉각은 시각과 가장 대비되는 특징을 지닙니다. 우리의 오관 가운데 시각은 가장 빠른 시간 안에 가장 많은 정보를 획득할 수 있게 해주는 감관입니다. 이에 비해 촉각은 가장 느리고 굼뜨죠. 외계 대상을 촉각으로 아는 것은 적어도 피부가 닿아야 가능하지만, 시각은 그렇지 않아요. 시력에 문제가 없다면 2,3백 미터 바깥에 있는 사물도 인식할 수 있습니다.
--- p.149-150
따지고 보면, 빠르다는 것 혹은 느리다는 것은 상대적인 개념입니다. 절대적인 기준이 있을 수 없어요. 내가 보기에는 느린 것도 다른 사람이 생각할 때에는 그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느리다, 빠르다는 것은 판단하는 사람의 기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겁니다. 빠르기를 나타내는 동일한 표현에 대해서도 사람에 따라 전혀 다르게 이해될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내가 마드라스 대학에 입학원서를 내면서 담당직원에게 언제쯤 결과가 나오느냐고 물었을 때, 그 사람의 대답은 '조만간에'였습니다.다소 애매한 말이죠? 그런대 나의 시간개념으로 그의 '조만간에'는 길어야 2,3주 정도로 이해했는데, 그 사람이 생각하는 '조만간에'는 적어도 두세 달이었습니다. 2주일 정도가 지나면서부터 나는 그 담당직원을 찾아가 어떻게 딘 거냐고 조바심을 내고 심지어 시간관념이 없다고 짜증도 부렸지만, 실은 그 사람이 시간관념이 없는 게 아니라 그와 나는 '조만간에'를 각기 다르게 받아들이고 있었던 겁니다. 기차여행을 할 때, 인도 사람들은 8시간 거리를 금방이라고 합니다. 적어도 2박 3일은 가야 긴 여행 축에 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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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여러분이 틀에 박힌 교양인이 되기보다는 차라리 에너지가 충만한 원시인이 되기를 원합니다. 교양은 인간을 나약하게 만드는 맹점을 안고 있습니다. 문명은 자칫 나른해지기 쉬운 법이거든요. 정상적인 사람이 되기보다는 차라리 일탈을 꿈꾸는 괴짜가 되기를 원합니다. 사실 오늘 우리 시대의 문제는 창조적인 괴짜들이 드물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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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여러분이 틀에 박힌 교양인이 되기보다는 차라리 에너지가 충만한 원시인이 되기를 원합니다. 교양은 인간을 나약하게 만드는 맹점을 안고 있습니다. 문명은 자칫 나른해지기 쉬운 법이거든요. 정상적인 사람이 되기보다는 차라리 일탈을 꿈꾸는 괴짜가 되기를 원합니다. 사실 오늘 우리 시대의 문제는 창조적인 괴짜들이 드물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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