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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뒤흔든 50가지 범죄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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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뒤흔든 50가지 범죄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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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10월 04일
쪽수, 무게, 크기 384쪽 | 570g | 152*225*24mm
ISBN13 9791170433460
ISBN10 11704334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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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하게도 박물관에 걸린 〈모나리자〉를 벽에서 떼어내 태연하게 들고 나간 사람은 따로 있었다. ‘빈센초 페루자’라는 이름의 이탈리아인이었다. 기실 이탈리아인들도 〈모나리자〉에 그렇게 큰 관심은 없었다. 프랑스의 루브르 박물관이나 영국의 영국 박물관에 있는 이탈리아 예술품이 어디 한두 점이었겠는가. 그런데 〈모나리자〉를 프랑스로 가져간 나폴레옹에게 복수하고 (이건 역사적 사실이 아니다) 〈모나리자〉를 고향으로 되돌리려 했다는 맹랑한 절도범의 범행 동기는 통일 왕국을 이룬 지 수십 년밖에 안 되는 ‘초보 이탈리아 국민’을 열광시켰다.
--- p.42~43

1893년 박람회 개최까지 ‘단 3년의 기간 동안 완전한 도시 하나를 파리 박람회의 영광을 뛰어넘을 정도의 수준으로 건설’했고 광기 어린 건설 과정에서 시카고로 몰려든 수많은 이가 목숨을 잃고 고통받았다. 살인마 홈스는 박람회 기간 동안 자신의 성(城) 같은 호텔을 지어놓고 사업(?)을 벌인다. 박람회를 보러 온 손님들, 일하러 온 사람들 가운데 운 나쁜 사람들은 가스실과 화장터까지 갖춘 홈스의 호텔에서 나가지 못했다.
--- p.76

이른바 중화의 원류라고 할 만한 한왕조도, 저 강성했던 당나라 그리고 명나라도 환관의 ‘권력형 비리’에 시달렸다. 명나라 시대 ‘위충현’의 이야기를 돌아볼까 한다. 정치의 지읒자도 모르는 절대 권력자. 그 틈을 비집고 들어간 게 위충현이었다. 위충현이 서류를 들고 들어갈 때마다 천계제는 외쳤다. “알아서 하라, 믿겠다.” 위충현은 그저 황은이 망극할 뿐이었고 ‘알아서’ 나라를 좀먹어 간다. 그는 환관 중 수장이라고 할 ‘병필태감’, 즉 황제의 비 답에 낙점을 찍는 자리에 올랐고 신하들을 감시하는 정보기관인 ‘동창’의 우두머리까지 거머쥐었다. 요즘으로 따지면 대통령 비서실장, 경호실장, 국정원장을 겸했다고나 할까.
--- p.146~147

“아내는 얼굴이 다 부서질 만큼 잔인한 공격을 받고 죽었는데 정작 남편은 범인과 두 차례 마주쳐 격투를 벌이고도 살아남았다? 말도 안 된다! 범인은 남편이야!” 특히 언론은 별 증거도 없이 샘 셰퍼드를 범인으로 예단해버렸다. 이후에도 흥분한 언론은 수백 건의 기사를 생산하며 셰퍼드를 살인자로 몰아갔다. 지역 라디오 방송에 ‘셰퍼드의 정부(情婦)이며 그와의 사이에 아이를 두고 있다.’라는 정체불명의 여성이 출연할 지경이었으니 그야말로 언론이 북 치고 장구 치고 태평소 불며 추임새까지 넣은 셈이었다.
--- p.190~191

“한국에서 타이틀전을 치렀다는 IBF 세계 랭커 알베르토 카스트로는 한국에 간 적이 없다.” 아니 그럼, 한국에 와서 시합도 하고 훌륭한 복서라는 칭찬도 받은 알베르토 카스트로는 어디 사는 누구란 말이냐. 외신이 연이어 날아왔다. “한국에서 시합한 선수는 ‘카라발로 플로레스’고 진짜 카스트로는 황당해하고 있다.” 즉 가짜 도전자를 상대로 세계 타이틀 매치가 벌어져 KBS가 중계하고 수천 명이 표를 사 수백만 명이 경기를 지켜보며 열광했던 것이다.
--- p.207

성미가 급하고 행동이 격정적이었던 문도석이 경찰에게 꼬리를 밟혔다. 궁지에 몰린 그들은 말로를 직감했고, 가족들과의 동반자살이라는 또 하나의 살인을 감행하려 든다. 먼저 문도석은 아들을 쏘아 죽인 뒤 목숨을 끊는다. 아내는 남편의 살기를 느끼고 순간 몸을 피해 목숨을 건졌지만, 아빠에게 오라는 말에 아빠 팔에 덥석 매달린 아들은 문도석과 함께 죽었다. 한편 이종대는 더 끔찍했다. 경찰에 포위된 몇 시간 뒤 그는 아내 그리고 태양이와 큰별이를 죽인다. 아이들은 장난감을 안은 채 죽었고, 아내는 아이들을 향해 팔을 벌린 상태로 쓰러져 있었다.
--- p.274~275

사람의 피를 말리는 일이지만 주위 사람들은 좀 유별난 구애 정도로 오해하기 십상이어서, 김유정의 친구 안회남이 엉뚱하게 박록주에게 달려가 “네가 김유정을 죽였지!” 하고 소리치게 만드는 어긋난 분노를 낳기도 하고 먼훗날 호사가들이 김유정의 죽음을 아쉬워한 박록주의 한마디를 들고 와설랑 “박록주는 김유정이 요절하고 나서야 그의 사랑을 매정하게 뿌리친 걸 후회했다고 한다.”라고 윤색할 수 있는 범죄. 그게 스토킹이었다.
--- p.332

육군 참모총장을 지낸 이종찬 장군은 김창룡을 불러 일갈한 바 있다. “전기 고문을 해대면 아무거나 불지 않을 이가 어디 있느냐. 이 버러지 같은 놈아!” 1956년 특무대장 김창룡이 그의 전횡에 불만을 품은 군인들에 의해 암살되었을 때 이승만은 말했다. “그는 나라를 위해 순국한 것이며 충렬의 공훈을 세운 것이다.” 김창룡 같은 ‘버러지 애국자’들은 한국 현대사를 관통하며 양산되고 활약한다.
--- p.372~3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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