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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소나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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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소나타

: 우선덕 소설집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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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1년 05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321쪽 | 434g | 148*210*30mm
ISBN13 9788931006940
ISBN10 8931006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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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우선덕
인천에서 태어났다. 경희대학교 국문과와 같은 대학원 같은 과를 졸업했다. 대학에 다니던 1976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된 후부터 소설가로 살고 있다. 한국문학평론가협회상(제14회)과 손소희문학상(제2회)을 수상했다. 지은 책으로는 소설집 《굿바이 정순씨》 《옛 로망스》 《이젠 아무도 사랑하지 않는다》 《내 영혼의 푸른 가시》 등이 있다.

http://blog.naver.com/indra21c
indra21c@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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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와 똑같이, 그저께 이 시각과 똑같이 김 선생은 흡입기를 소독하고, 아내 엉덩이의 기저귀를 갈고 따뜻한 물수건으로 아내 몸을 닦아주었다. 식염수로 몸 여기저기 욕창을 세정한 뒤 옷을 갈아입히고 공기매트리스 시트를 간 다음 아내를 뉘였다. 여느 날과 마찬가지로 아내 코밑 가까이 자기 뺨을 가져가 가늠해보았다. 숨결은 먼 바다 같아 바닥을 알 수 없었다. 어제와 똑같이, 아니 지나온 많은 날 매끼니 해온 대로 아내 입을 벌려 기도로 넘어가지 않게 조심하며 미음을 흘려 넣어줬다. - 먼 바다, 푸른 숨 ---pp.34~35

돈은 아무나 버는 게 아닌 것이다. 돈이 돈을 벌며 그 다음은 돈을 사랑해야 돈이 내 것이 된다. 윤기의 옳은 말이었다. 진심으로는 사람이 아니라 돈을 사랑해야 되었다. 철면피를 하고 세상의 경멸과 수모를 받을 각오와, 목숨을 바칠 준비가 돈을 위해 돼 있어야 한다. 진정한 사랑이란 그렇지 않은가. 돈을 위해 나를 희생하고 바쳐야 한다. 삶을 사랑해야 삶이 온전히 자신의 것이 되듯, 상대를 진심으로 절박하게 구해야 자기에게 온다. - 환절기---pp.90~91

강물은 흐름을 멈춘 듯 금빛 은빛 주홍빛 검정물빛의 비늘을 번갈아 무수히 달고 제자리에서 반짝였다. 반짝이는 의미 역시 성재는 알 수 없었다. 의미 따위는 없을 것이다. 강물은 강물이 만들어진 그날에도 그랬을 것이다. 크고 작은 수많은 생명이 저 안과 밖에서 솟고 무너진다. 아주 오래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면면이 계속되어왔다. 그저 다만. - 유배지에서---p.182

독하다는 소리를 들었다고 해서 무엇이 달라지나. 이런 식으로 꼿꼿한 척하며 간다고 해서 처연하고 비참하지 않다고 누가 말해주나. 원을 푼다고 해도, 보람을 느낀다 해도 어차피 인생이란 보잘것없이 생긴 밑 빠진 작은 항아리에 불과한 것을. 다, 마찬가지야. 살겠다는 몸부림이나 죽겠다는 몸부림이나. 죽음도 삶인 것을. 남루하다.
……
최대한의 고통을 그의 육신에게 가하며 미세한 세포들은 움직임을 멈춘다. 애초 보잘것없던 항아리는 깨어지고 자디잘게 부서져 본래의 흙으로 간다. 그의 일흔넷 평생이 사라진다. 흔적이 사라진다. 비로소 품위 있다. - 흔적---p.223

무지개다리 위로 p시인의 모습이 돋아났다. n에게는 보였다. p시인은 뒷모습으로 두 팔과 다리를 30도 각도 정도 펴 벌렸다. p시인 뒤에 등을 보이는 한 사람 더 있었다. n은 그가 누구인지 알았다. 고매한 심성을 함부로 훼멸할 싸구려 세력이 무지개다리 저쪽에는 없을 거였다. 마중 온 p시인과 p시인을 따르는 그. 두 사람은 앞서고 뒤서서 우주바다에 몸을 성큼 들여놓았다.
이곳은 충분히 추악하니 그곳에서 평온하시기를. - 그리고 또 n은
---p.2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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