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는 측은지심
시집 원고에 전혀 경찰관 냄새가 나지 않았다.
한 선량한 소시민의 눈초리가 있다. 평범한 생활인의 모습이다.
전혀 권위적인 것이 없다.
놀랍고 감사한 일이다. 이런 경찰관이 있다는 것은 우리의 축복이요 행운이다. 경찰의 기존 관념을 싹 씻고도 남음이 있다.
시편들 속에 선량한 한 남정네의 세상살이가 솔직하게 담겨 있다. 이런 아름다운 눈초리로 세상을 보면 세상이 아름답지 않을까?
어린 시절의 추억이 부형에 대한 추모의 마음으로 주변 사람들이나 사물에 대한 관심이 안쓰럽게 표출되어 있다.
오일장에 가신 어머니, 쟁기를 사 오신 아버지, 베트남 새댁, 외국인 노동자, 공원의 할머니… 평범하면서도 선하게 사는 우리 이웃이다. 그러나 죽은 강아지나 새끼 낳는 송아지 또한 우리와 더불어 사는 이웃 같은 가축이다. 이들에 대한 친애감과 관심은 그야말로 사랑이다.
시인의 마음으로 최상은 무엇보다도 공자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인, 바로 측은지심이다. 측은지심이 시속에 잘 녹아 있다.
시인으로서 오래 성장하기를 기대한다.
그는 아직도 오일장에 가신 어머니를 기다리는 눈망울 큰 소년이다. 이런 사람이 일하고 있는 나라가 복되지 않겠는가? 오래 나부끼는 깃발로 높이 솟아 있거라.
그대를 보면서 편안히 살리니.
- 나태주 (한국시인협회 회장, 풀꽃문학관장)
빛나는 꽃 같은 혼
시인에게 있어 시는 곧 그 시인이라는 말을 부정할 수는 없다.
매연과 소음으로 가득한 / 도심 한복판에서 / 하얀 옷 검어질 때까지 사고와 무질서를 잠재우는
-『날마다 걷는다』 중 「경찰의 하루」 일부
자칫 마음가짐이 강팍해 지기 쉽다. 하지만 그의 시는 그렇지 않다. 여느 사람보다도 여리고 따뜻하고 부드럽다. 그의 시 편에 유난히 많이 흐르며 반짝이는 ‘눈물’, ‘꽃’,
‘나무’ 같은 시어들이 그 증거라 하겠다.
그러면서 그의 시는 생명력으로 가득하다.
때로는 고요한 가운데 혹은 힘찬 동적 이미지로 다가오는 온갖 풀들과 꽃, 그리고 나무와 착한 동물들이 그러하다.
외로워 힘들다며 / 저녁노을 산마루에서 어스름이 밀려올 때까지 / 같이 있어도 사무치는 눈물 흘리는 사람이다
-『날마다 걷는다』 중 「그리운 사람아」 일부
누군가에게 진정한 위로란 ‘같이 하면서 사무치는 눈물’을 함께 나눔일 것이다.
그의 시 속에 면면히 흐르는 따뜻한 시심이 많은 이에게 위로가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다.
- 성명순 (시인, 경기문학회장)
따사로운 햇살 같은 경찰 시인
심은석 시인의 작품들은 경찰관이라는 선입견을 확 깨버린다. 인권존중의 진솔한 삶에서 우러나는 시어들이 누에고치에서 비단실을 뽑아내듯 부드럽게 펼쳐진다. 얀 무카로브스키는 시인의 삶과 작품은 서로 영향을 미친다고 피력했는데, 시인의 마음속에 따뜻한 감성이 충만하여 흘러넘치는 것이리라.
사람이나 산, 강, 들까지도 따스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시인의 눈빛을 따라가다 보면 내 마음의 강물에도 따사로운 햇살이 비친다.
불안하고 각박한 세상살이에서 선한 마음으로 기도하는 시인이 우리 곁에 있어 든든하고 행복하다.
- 최복주 (시인, 공주문인협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