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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 과학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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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 과학이야

임소정 | 필름 | 2022년 12월 15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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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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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2년 12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248쪽 | 266g | 120*188*20mm
ISBN13 9791192403175
ISBN10 11924031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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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랜테리어’라는 인테리어 트렌드가 있다. 식물로 집이나 공간을 꾸미는 것이다. 이것은 식물을 인테리어 소품으로 본다는 것을 의미한다. 예뻐서 산다. 그리고 두어서 예쁜 곳에 둔다. 이 식물이 직사광선을 피해야 하는지, 빛을 많이 필요로 하는지, 응달에 두어야 하는지, 환기는 어떤지보다 공간의 무드와 잘 어울리는지가 더 중요하다. 그렇게 불편함을 감내하던 식물이 잎을 떨구고 ‘망가지면’ 버린다. 그리고 그 자리에 새로운 화분을 들인다. 식물은 장식용 소품이 아니다. 식물은 이동하지 않을 뿐이지, 매일 역동적으로 움직이며, 살기 위해 주변 환경을 기민하게 인식하고 반응하는 생물이다. 인간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나, 들을 수 있는 소리 등의 자극을 만들어내지 못할 뿐, 환경적 자극에 대해서 분명히 반응을 나타낸다.
---「나는 너를 죽이려 했다」중에서

살면서 다른 사람의 자서전을 한 번씩 들여다보게 된다. 우리가 타인의 자서전을 완독하는 경우는 없다. 우리는 타인의 자서전을 단편만 볼 수 있는데, 그걸 보고 저 삶은 틀렸다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과학처럼 삶에도 정답이란 없다. 남들의 자서전을 보고 나니 내 것이 초라하고 못마땅해 보여서 타인의 자서전을 베끼려 하기도 한다. 불가능하다. 그다음을 이어 나갈 단어의 조각을 얻을 수가 없기에 베껴 쓴 자서전은 이상한 곳에서 끝난다. 각자의 자서전은 각자가 얻어낸 단어의 조각으로만 써야 끝까지 잘 마무리할 수 있다.
---「논문은 결론으로 끝나지 않는다」중에서

인간이 원자와 다른 점은, 동일하게 정의되는 결합들이 다양한 결합 거리를 가진다는 사실이다. 수소와 산소의 결합이 가지는 가장 안정적인 결합의 형태와 결합 거리는 늘 동일하지만, 남자와 여자가 부부가 될 때의 결합 거리는 각각의 부부 쌍마다 완전히 다르다. “부부로 정의되는 관계라면 응당 이 정도의 거리가 옳다.”가 아니라, 100쌍의 부부가 있으면 100개의 결합 거리가 존재한다.
---「가장 가깝기 위한 거리두기」중에서

물려받은 유전자가 나를 만드는 전부가 아니다. 고작 거주지나 삶의 패턴에 따라 유전자의 발현 패턴마저 바뀌는데, 하물며 우리가 물려받은 것이 무엇이든 바꾸지 못할 게 뭘까. 가장 원망스러운 사람과 닮은 내 얼굴을 보면서, 또는 나도 모르게 튀어나오는 몸짓과 말투로 인해, 자괴감을 느낄 필요는 없다. 이목구비는 닮았더라도, 편안하고 부드러운 표정이나 온화한 미소는 내가 만든 나의 것이다.
---「유전적 독립」중에서

집 밖으로 나가는 건 정말 싫다. 그래도 날씨가 좋으면 집 앞에라도 나가서 하늘과 구름, 햇살, 바람의 인상 따위가 기억으로 새겨질 때까지 가만히 기다리곤 한다. 그리고 그 느낌들이 체계적으로 기억에 남을 수 있도록 표현이 어려운 무형의 감각들을 한참 동안 말로 표현하고 문장으로 만들어낸다. 나는 잘 살기로 마음먹었다. 이성이 비이성을 압도하도록, 과학의 힘을 빌려 본다.
---「잊으려 할수록 가까워지는 절망에 대응하여」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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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가 세상에 펼쳐놓는 모든 성과에는 결코 누군가의 삶도 드러나지 않는다. 창백한 논문 위에 빼곡히 적힌 글씨와 수식, 그리고 그래프만이 그동안 인류를 얼마나 위대한 곳으로 인도하려고 애썼는지 증명한다. 하지만 정말 그뿐일까? 여전히 피와 땀을 한 바가지씩 흘리며 밤을 지새우는 삶은 계속되며, 남겨진 모든 것은 대중에게 알려지지 않은 한 과학자의 인생이다. 여기엔 연구 성과 대신 감정의 생채기가 있고, 경이로운 발견 대신 한 인간의 가능성이 있다. 한 번도 물러선 적 없이 자신이 옳다고 믿는 길을 걸었던 단단한 연구자의 끝없는 생각을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만나보자. 아마 지금까지 읽어본 과학 대중서와는 확실히 새로울 것이다.
- 궤도 (과학 커뮤니케이터, 『과학이 필요한 시간』, 『궤도의 과학 허세』의 저자)

모든 것은 과학이다! 그런데 왜 여태까지 과학자가 쓴 에세이를 보지 못했을까? 우리 모두가 ‘나의 인생’을 연구하는 대학원생이라고 말하는 저자는, 때로는 과학자의 섬세함으로, 때로는 인간의 충만한 감성으로, 자신의 인생 연구 결과를 멋지게 발표한다. 연구실에서 씨앗의 발아 과정만 기록해 오던 연구원은 어떻게 자신의 인생을 기록했을까? 한 사람이 발아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이 참 재미있다.
- 1분 과학 (과학 커뮤니케이터, 『1분 과학』의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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