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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친구들은 왜 산으로 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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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친구들은 왜 산으로 갔을까

: 노르웨이 코미디언의 반강제 등산 도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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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11월 22일
쪽수, 무게, 크기 472쪽 | 556g | 148*215*22mm
ISBN13 9791164051380
ISBN10 11640513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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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물론 등산을 해보았다. 산 위에 올라가본 적이 있다는 말이다. 스키를 타본 적도 있다. 크로스컨트리 스키와 알파인 스키도 타보았다. 어렸을 때 주말이면 늘 하던 일이었으니까. 물론 스키를 타지 않기 위해 누가 들어도 고개를 끄덕일 만큼 그럴 듯한 이유를 댈 수 있을 경우에는 예외였지만 말이다.
그러니 내가 야외 활동이나 하이킹, 또는 스키에 전혀 문외한이라 할 수는 없다. 어렸을 때는 학교에서 정기적으로 ‘스키데이’를 개최하곤 했다. 그런 날에는 학생들이 우리 집으로 몰려들었다. 거짓말이 아니다. 우리 집은 학교에서 매우 가까웠으며, 마당도 널찍했으니까. 뿐만 아니라 스키 점프를 하기에 딱 적당한 언덕도 있어서, 학생들은 우리 집 마당에서 스키 점프를 즐길 수도 있었다. 듣고 있는가? 그러니까 나는 집 마당에서 스키를 타고 심지어는 스키점프도 즐길 수 있는 곳에서 자랐다.
그러니 내가 야외 활동에 문외한이라는 말은 할 수 없지 않은가.
--- p.14

나는 최근 몇 년 동안 자연 때문에 수없이 많은 친구들을 잃어버렸다. 성실한 친구들. 현명한 친구들. 펍에서 함께 술을 마시며 농담을 주고받았던 유머 감각이 풍부한 친구들. 그들은 지금 무엇을 하며 살고 있을까? 모르긴 해도, 매일 아침 일찍 일어나 눈 위의 스키 자국을 사진으로 찍어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에 포스팅을 하고 이렇게 쓰고 있을 것이다. “눈 위에서 맞는 행복한 아침.”
그들은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내가 둘도 없는 친구라 생각했던 사람들이다. 유머 감각이 풍부하다고 생각했던 것은 물론이다.
“눈 위에서 맞는 행복한 아침.” 그런데 그들은 이젠 이런 문장밖에 쓰지 못하는 사람들로 전락해버렸다.
--- p.21

그렇다면 나도 한 번은 시도해봐야 하지 않을까. 역경을 헤치고, 귀찮음과 유머의 상실을 두려워하지 않고 자연 속으로 나아가야 하지 않을까. 그들이 왜 그토록 자연에 집착하는지 알아보기 위해서 말이다.
그렇다. 나는 궁금한 것이 있으면 참지 못하는 사람이다.
어쩌면 그들은 자연 속에서 특별히 하는 일이 따로 있을지도 모른다. 내겐 이야기해주지 않았던 것들이 있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그들은 자연 속에서 무언가 매우 신나는 일을 비밀스럽게 하는지도 모른다. 내가 그런 일들을 모른 채 지나갈 수는 없지 않은가.
--- p.39

나는 평소에 내 이해력에는 문제가 없다고 생각해왔다. 물론 이 세상의 일에는 내가 좋아할 수 없는 것도 많이 있다. 하지만 나는 조금만 노력하면 주변의 일들을 이해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지 않았다. 하지만 내가 아무리 노력을 해도 이해할 수 없는 것이 딱 세 가지가 있다. 그것은 바로 종교, 마약, 야외 활동이다.
이 세 가지에서는 꽤 많은 공통점을 찾아볼 수 있다. 일단 이것들은 개인의 만족감과 매우 깊은 관련이 있으며, 유머와는 거의 상관이 없으며, 자기 자신의 관심사만 열심히 이야기하고 싶은 사람들의 전유물이라는 것이다. 한참 이야기를 하다가 어디에서 멈춰야 할지 모르는 사람들이 이러한 것들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면, 그건 극도로 위험하다 할 수도 있을 것이다.
--- p.41

“어디로 가실 건가요?” 그녀가 내게 물었다. 아! 이제야 예상했던 질문을 하는군! 등산에 관한 대화는 산장 열쇠를 건네준 후에야 시작되는 것이었나 보다.
“요툰헤이멘과…” 나는 자랑스럽게 말을 이었다. “베세겐, 갈회피겐에 갈 생각입니다.”
“그렇군요. 다들 가는 곳이지요.”
“그렇게 말씀하시는 것을 보니, 그곳에 가지 말라고 조언하시는 것 같은데… 제 말이 맞나요?”
“아니, 꼭 그런 건 아니고요…. 줄을 서서 산을 오르고 싶다면 그곳에 가셔도 문제없어요.”
--- p.69

기억해야 할 사항: 숲속에서 당당하게 조깅을 하는 사람이 “멀지 않다”라고 하는 말은 절대 믿으면 안 된다. 그런 사람들은 “멀지 않다”라는 말의 일반적인 의미가 무엇인지 모른다. 집들이 띄엄띄엄 자리한 외딴 시골에 사는 사람들과는 거리에 관해 이야기하면 안 된다는 것과 마찬가지다. 나는 언젠가 한번 노르웨이에서 가장 인구가 적은 북쪽 지방의 외딴 시골 마을에 가본 적이 있다. 매우 친절하고 호의적이었던 마을 주민들은 술집이 문을 닫은 후 내게 2차를 권했다. 내 일행은 그들에게 2차 장소가 그곳에서 먼 곳인지 물어보았다.
“아닙니다. 별로 멀지 않습니다.” 자기 집에서 2차를 하자고 권했던 이는 그렇게 대답했다.
“스노우 스쿠터를 타면 30분 만에 갈 수 있어요.”
--- p.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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