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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과 대안의 사회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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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과 대안의 사회 2

: 4차 산업혁명과 간헐적 팬데믹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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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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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0년 12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560쪽 | 796g | 150*215*35mm
ISBN13 9791188912964
ISBN10 11889129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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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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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밥 등이 말하는 것은 4차 산업혁명이 아니라 3차 디지털 혁명의 연장이다. 필자가 정의하는 4차 산업혁명은 1, 2, 3차 산업혁명만이 아니라 인류사 700만 년 이래 전혀 다른 세상을 연다. ‘혁명’이라는 말로도 부족하고 ‘개벽’이 어울린다. (…) 하필 4차 산업혁명은 자본주의의 가장 야만적인 형태인 신자유주의 체제와 극단의 불평등, 간헐적 팬데믹, 기후위기, 인류세anthropocene/자본세capitalocene의 조건에서 수행되고 있다. 과학기술을 자본의 탐욕으로부터 독립시키지 않는다면, 패러다임과 사회체제의 대전환이 없으면, 그 끝은 인류 멸망이나 디스토피아다. (…) 아무리 높은 자리에 오르고 부자가 되더라도 건강이 상하면 모든 것을 잃은 것이듯, 과학혁명, 산업발전, 경제적 풍요를 이루더라도 거기 인간과 생명이 없다면 인류는 모든 것을 잃은 것이다. 자연과학과 인문학을 융합한 이유다. 이에 더하여 동양사상을 종합하였다. (…)
--- 머리말 중에서

앞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에도 인간이 인간다운 삶을 구성하려면 아날로그 시대의 지사적 인간형과 디지털 시대의 리좀적 인간의 노마드적 삶을 종합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래야 지사는 노마드가 미치지 못하는 영토에 들어가 탈영토화의 깃발을 꽂을 수 있고, 노마드는 지사가 탈영토화한다면서 재영토화한 곳에 침투해 땅속줄기를 뻗을 수 있다. 그럴 때 양자는 소통하는 것이고, 그 소통이 인류의 더 나은 삶에 새로운 지평을 열 것이다.

디지털 사회의 주역이자 미래인 디지털 원주민에게 종이책을 읽게 하고 이로부터 사색하고 상상하고 사고하는 것과 타인과 협력하는 것을 제대로 가르쳐야 한다. 꼰대처럼 강요할 것이 아니라 읽기, 쓰기, 수학, 논리적 사고, 이해 등 아날로그 세대의 유산을 디지털 언어로 번역하여 디지털 원주민들이 가장 좋아하는 양식에 담아 전해야 한다. 끊임없는 반복 속에서 알고리즘으로 분석하거나 파악할 수 없는 차이들을 찾고 그에 의미를 부여하면서 책읽기와 토론, 교육을 통하여 비판적이며 성찰적이며 저항적인 동시에 타자의 고통에 공감하는 주체를 길러내고 빅마더에 저항하는 연대를 구성해야 한다.
--- p.78

우리는 장자의 호접몽처럼, 영화 매트릭스처럼 어느 것이 가상이고 어느 것이 실제인지 구분하기 어려운 시대에 살고 있다. 가장 허구에서 벗어난 것이 과학인데 과학 또한 현실과 물질 자체의 비실재성에 대해서 지적한다. 인간은 결코 순수하게 객관적인 세계에서 살 수 없다.

그 반대도 마찬가지이다. 이미지와 환상은 현실과 실상을 보게 하는 거울이기도 하다. 현실의 모순이 환상을 만들고 환상의 부정성이 현실을 구성한다. 현실의 권태로움이 환상을 구성하고 환상의 허탈함이 현실을 호명한다. 결국 인간은 가상과 실상, 원본과 복사본, 현실과 비현실 사이에서 시계추처럼 진동하면서, 그 때문에 끊임없이 고뇌하고 방황하지만, 그것에 의미를 부여하고 더 나아가 의미를 찾아 실존을 모색하는 존재이다.
--- p.148∼149

사물인터넷을 매개로 초연결사회에서는 한계비용이 제로에 접근한 공유경제의 영역이 활성화할 것이다. 디지털화와 생산성의 극대화와 커뮤니케이션의 혁신으로 한계비용이 거의 0원에 근접하여 거의 모든 재화와 서비스의 추가 생산비용이 무료가 되면, 이윤은 사라지고 상품을 교환하는 시장은 해체되며, 자본주의 시스템은 작동하지 않게 될 것이다. 새로운 에너지 체제와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매개체를 창출했을 때 대변혁이 발생하였기에, 공유경제는 지속 가능한 발전과도 결합할 수 있기에, 인간이 근본적으로 사회적 협력을 하고 타자의 고통에 공감하는 존재이기에, 밀레니엄 세대는 소유권보다 접근권을 선호하고 공감력이 뛰어나기에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자본주의 체제에서 변혁의 주체가 노동자와 민중이 아니고 기술혁신이라면, 그렇게 하여 이루어진 변화는 노동자와 인간을 위한 방향으로 가기는 어려울 것이다.
--- p.200∼201

인간의 영생을 도모할 수 있는 획기적 길이 열렸다. 우리 몸 세포의 수명시계의 구실을 하는 텔로미어를 젊은 상태로 재설정하는 기술이 개발되었다. 미국의 생명공학기업인 에이지X 치료학(AgeX Therapeutics)의 연구원인 이지은이 주도하는 미국의 연구팀은 초백세인 114세 여성과 43세의 건강한 사람, 조로증에 걸린 8세 환자의 피를 기증받아서 이 혈액세포에서 형질전환세포주(LCL)를 추출하고 이를 재프로그래밍하여 비교했다. 이 결과, (…) 모든 기증자의 텔로미어의 길이를 재설정한 것이 나타났다.
--- p.243

끊임없는 영겁의 반복 속에서 오로지 차이만이 소중하다. 차이의 기억이 문명이다. 138억 년의 시간 가운데 ‘지금’, 465억 광년에 달하는 무한한 공간 가운데 ‘여기’에, 함께 존재하는 너와 나, 우리 둘레의 자연과 생명들이 기적이다. 이보다 더 귀중하고 아름다운 것이 무엇이겠는가. 수천 년 전에 이미 폭발하여 사라졌음에도 그 별의 잔해들은 지금 새로운 별을 만들고 있으며, 거리의 차이로 인하여 우리 머리 위의 하늘에서 밝게 빛나며 수많은 의미들을 품게 만든다. 그렇듯, 설혹 우리가 모두 사라진다 하더라도, ‘지금 여기에서’ 모든 생명을 사랑하고 나누고 섬기면서, 모든 죽어가는 생명에 대해 연민과 자비심을 가지면서 진리를 추구하고 나 자신의 거듭남을 꾀하면서 차이를 빚는 것이야말로 이 광대한 우주에서 가장 의미 있는 일일 것이다.
--- p.263

이 상황에서 난민처럼 철저히 배제된 자만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호모 사케르이다. 굶주려 죽어가는 아프리카의 어린이, 학살당하는 시리아의 시민, 납치되어 강제로 팔려가고 심지어 장기를 적출당하는 사람들, 빙하가 녹은 탓에 사냥을 하지 못하여 서로 살상을 하는 북극곰, 산불로 불에 그슬리거나 질식되어 죽어가는 호주와 아마존의 무수한 생물들과 원주민은 내일의 나나 내 자식의 모습이다. 부자나 권력자도 점점 기후위기와 바이러스 감염을 피해가기 어려운 상황에 놓일 것이다. 지구에서 인류 문명은 종말을 고할 수도 있다. 그런 상황에서 내가 좀 더 권력과 자본을 가졌다고 으스대는 것은 얼마나 바보스러운 행위인가? 내가 좀 더 안전한 곳에 있다고 다른 사람과 생명의 고통에 대해 침묵하고 방관하는 것은 얼마나 어리석은가? 자신만이 100살이 넘게 장수하겠다고 값비싼 시술/수술을 하는 것은 얼마나 탐욕스런 짓거리인가?
--- p.357

코로나 이후의 세계와 국가, 자본, 시민들은 통제 대 자율, 이기적 각자도생 대 이타적 상생, 경쟁 대 협력, 자연파괴 대 생태적 공존, 물질중심 대 탈물질주의, 불평등 대 평등을 놓고 갈등하고 담론과 헤게모니 투쟁을 벌일 것이며, 어느 쪽이 승리하느냐에 따라 다양한 버전의 국가와 사회가 전개될 것이다. 하지만, 길게 볼 때, 우여곡절도 많고 갈팡질팡하고 퇴행도, 반동도, 저항도 많겠지만 점차 후자를 지향하는 사회로 이행할 것이다. 그것 말고는 파국에서 벗어날 길이 없기 때문이다.
--- p.509

3차 산업혁명 때까지는 노동자들이 비록 권력은 없었다 하더라도 그들이 잉여가치를 생산하지 않으면 이윤을 창출할 수 없었다. 이에 노동자는 노동조합을 만들어 교섭을 했고 여의치 않으면 파업, 사보타주 등의 다양한 방법으로 노동을 거부했고, 자본은 임금에서 복지, 노동환경 등에서 어느 정도 양보를 했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 이후에는 노동자의 투쟁이 자본에 압박이 되지 않는다. 노동자가 노동거부를 하면 자본은 로봇으로 대체하거나 자동화할 수 있고, 노동자를 무시해도 이윤 창출에 전혀 손해를 끼치지 않기 때문이다. 아무런 개혁이나 대안 없이 4차 산업혁명이 진행된다면, 대다수 노동자들은 ‘쓸모없는 자’나 인공지능이 놓치거나 남긴 부스러기나 처리하는 고스트 워커로 전락할 것이다.
--- p.514

자본주의 해체 없이 기후위기, 극대화한 불평등의 극복은 불가능하며, 인공지능을 비롯한 4차 산업혁명의 기술들도 디스토피아를 구성할 것이다. 보수적인 의식을 가진 대중들, 자본과 국가도 지금 이 시점에서는 직시해야 한다. 불평등과 기후위기의 원인을 따져보면 결국 자본주의 체제로 귀결된다. 이는 어떤 대안도 자본주의의 해체를 전제하지 않으면 미봉책임을 의미한다. (…) 자본주의 체제는 탄소 배출권 거래제, 바이오 연료 보조금, 환경세 등 그 어떤 혁신적인 대안들도 이윤 추구 원리에 종속시켜 한낱 상품으로 전락시키고, 결국 무력화한다. 자본주의 체제 안에서 지속가능한 발전은 달리는 기차 안에서 뒷걸음치는 꼴이다.
--- p.527∼528

인류는 700만 년 가운데 99.9143%의 시간 동안 평등한 공동체로 살았다. 이제 인류사회는 자연과 공존하며 모든 구성원들이 평등한 공동체로 돌아가야 한다. 그 방향과 부합할 때만 4차 산업혁명은 정당성을 가질 것이다. 코로나 바이러스 19는 이를 재촉하고 있다. 대신 우리 자신도 변해야 한다. 욕망을 서로 키우며 이를 달성하는 것을 행복한 것으로 착각하던 삶에서 타자를 위하여 자발적으로 욕망을 절제하는 데서 외려 만족과 행복을 느끼는 소욕지족少欲知足의 삶으로, 물질적 충족보다 마음의 평안을 더 중요한 가치로 여기는 삶으로, 이기심과 경쟁심을 서로 극대화한 삶에서 주변의 약자들의 아픔에 공감하고 연대하면서 타자를 자유롭게 하여 진정으로 자유로움과 환희심을 느끼는 삶으로 전환하여야 한다. 그럴 때만 우리의 후손들에게도 내일이 있을 것이다.
--- p.529

위기 상황에서는 약자를 우선하는 것이 정의다. 그들은 이 위기를 가장 혹독하게 겪는 이들이자, 이 모순과 위기가 가장 응축된 고리다. 그들에 대해 ‘편애적 자비와 사랑’을 행하는 것이 우리가 가장 인간다운 성취를 이루는 것이자 우리 사회도 살리는 길이다. 엘리 위젤(Elie Wiesel)의 지적대로, 우리 몸의 중심은 배꼽도, 머리도, 심장도 아니다. 가장 아픈 곳이다. 손가락을 조금만 다쳐도 온 정신이 그리 쏠리고, 백혈구와 산소와 영양분과 복원 세포가 그리로 모여 세균을 퇴치하고 새살이 돋게 하고 결국 몸을 치유한다.
--- p.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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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4차 산업혁명이 지금처럼 자본의 탐욕에 포획된 가운데 진척되는 한 인류사의 미래는 암울한 것이 되지 않을 수 없다. 게다가 날로 심각한 양상을 띠고 전개되고 있는 환경위기와 급작스럽게 찾아온 코로나 펜데믹은 인류의 생존 자체를 위협하고 있다. 이 책은 엄밀한 과학적 분석에 기반해 이런 문제들이 지닌 인문학적 의미를 발굴하고 있는 격조 높은 이론서이다. 새로운 세상을 바라는 사람들의 길라잡이가 될 수 있는 이 책을 출간한 저자에게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박수를 보낸다.
- 김세균 (서울대 명예교수, 전 정의당 공동대표)
젊은 혁명가 백기완 선생께서는 그를 ‘칼 든 선비’라 했다. 노동자들은 ‘거리의 인문학자’라 불렀다. 그만큼 그는 4대강사업, 희망버스, 쌍용자동차, 세월호, 박근혜 퇴진 운동 등에 앞장서서 투쟁하였다. 연대단식이나 오체투지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러더니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신자유주의 체제, 환경위기 등 10가지 위기와 모순에 대해 동서양을 종합하여 진보적 대안을 모색한 『인류의 위기에 대한 원효와 마르크스의 대화』를 출간하였다. 지난 4월에는 이 책을 가제본하여 갖고 와서는 자연과학도로서 보완점을 말해달라고 하였다. 두 책을 읽은 내 느낌은 그가 ‘거리의 인문학자’에서 ‘시대의 지식인’으로 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은 인류가 죽어가는 인간과 생명을 살릴 방향으로 4차 산업혁명을 수행하며 파멸에서 벗어나 새로운 세상을 여는 데 최고의 길잡이이며, 코로나 이후 사회의 고전이 될 것이다.
- 서광태 (유신반대운동으로 4년의 옥고를 치른 서울대병원 산부인과 자문의)
글과 실천을 일치시키는 삶은 쉽지 않다. 이 책은 공상이 아니라 살림의 결과다. 연구실을 넘어 그 이론을 오랫동안 실천으로 검증해온 결실이다. 화쟁기호학이 이 저서의 알짬이다. 단순한 이항대립의 비교가 아니라, 서로 부딪치고 녹아 전혀 새로운 개벽을 시도하는 매혹이다. 원효와 맑스가 영원회귀로 만나고, 동양과 서양이 구분없이 만나며, 인문학과 과학기술이 넘나들고, 과거가 미래를 여는 화쟁의 대안들, 두런두런 개벽이 펼쳐지고 있다.
- 김응교 (시인, 문학평론가, 숙명여대 교수)
이 책에서 이도흠 교수는 생명과학, 뇌과학, 철학, 고고학, 인류학, 사회과학의 범주를 넘나들며 인간의 빅히스토리를 창의적인 관점으로 재구축해내며, 4차 산업혁명에 대한 낙관론과 비관론 사이를 비집으며 자신의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인류가 맞닥뜨린 대과도기의 혼란을 헤쳐 나갈 나침반으로 이 책은 유효하다.
- 홍기돈 (문학평론가, 가톨릭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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