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가 들려주는
세상 모든 고뇌와 갈등, 기쁨과 희열의 이야기
‘왜 나만 이런 불행에 빠지는 걸까?’ ‘왜 나의 사랑만 이렇게 아프고 힘든 걸까?’ ‘힘들고 고단한 세상, 도대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 걸까?’ 우리는 살아가면서 많은 기쁨과 희열을 맛보기도 하지만, 또 그만큼 많은 고민과 갈등에 빠지기도 한다. 그리고 그 모든 일들이 바로 자기 자신에게만 일어난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은 사랑, 희생, 질투, 오만, 배신, 복수 등 우리가 인생을 살면서 부딪치게 되는 많은 의문과 갈등의 답을 신화에서 찾고 있다. 오랜 세월 쌓여 온 신들의 이야기인 신화에는 인간사 거의 모든 사연들이 녹아 있다. 신들도 우리처럼 사랑하고, 질투하고, 절망하고, 복수하는 존재들이었고, 인간 역시 그들의 모습을 따라 만들어진 존재이기 때문이다.
신화 속 이야기는 모든 인간의 이야기이고, 세상의 이야기이다. 신들이라고 모두 슬기롭고 선한 것이 아니었으며, 또 반드시 악한 것도 아니었다. 그들도 인간과 같은 감정을 느끼고, 인간과 같은 갈등을 하고, 인간과 같은 기쁨을 찾았던 것이다. 그래서 신들의 이야기에는 우리가 살면서 부딪치는 수많은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신화는 계속된다.
바로 지금, 당신의 삶에서……
젊은 신화학자 김원익의 살아 숨쉬는 신화 이야기
이 책의 저자 김원익에게 신화는 더 이상 박제된 이야기가 아니다. 신화는 그저 진기하고 다채로운 먼 옛날의 이야기가 아니라 바로 지금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의 이야기인 것이다. 독문학을 공부한 저자가 신화에 관심을 기울이게 된 것도 바로 그러한 이유이다. 저자에 따르면 괴테, 실러, 토마스 만, 릴케 등 많은 독일의 대문호들이 생애 말년에 신화의 세계로 눈을 돌렸는데, 이유는 노작가 자신들이 평생 인간과 세상에 대해 끊임없이 던져 왔던 의문과 문제에 대한 해결의 열쇠가 신화에 있었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그리스 신화 이야기에 담긴 의미를 지금 여기로 끌어와 바로 우리의 문제에 연결시키고 있다. 사랑, 우정, 희생, 질투, 탐욕 같은 인간적인 감정은 물론, 출생의 비밀, 형제간의 갈등, 간통, 근친상간 같은 세속적인 문제에 이르기까지 바로 지금 여기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과 신화를 한데 엮고 있다. 신화는 현재의 이야기이다. 지금도 우리들이 겪고 있고, 또 오랫동안 겪어 왔던 인간사의 모든 기쁨과 갈등, 희망과 절망에 대한 이야기이다.
인간의 물음에 답하는 19가지 신화 이야기
“신화는 내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를 가르쳐 준다.” _ 조지프 캠벨
신화 속 수많은 이야기들은 우리에게 세상사의 많은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이 이야기들에 귀를 기울이면 우리가 겪고 있고 고민하고 있는 많은 문제들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현실에서 부딪치는 많은 이야기들의 원형을 발견할 수도 있다.
뛰어난 뿔피리 연주로 아폴론에게 도전한 마르시아스의 이야기는 오만에 대한 경고를 전해 주고, 탄탈로스 가문의 비극적인 형제 갈등은 욕망에 눈 먼 자들을 벌한다. 그리스 신화 최초의 여성 영웅 아탈란테와 여인국 전사 아마조네스는 현대 알파걸의 모습을 보여 주고 있으며, 제우스의 아내 헤라의 이야기는 질투로 인해 벌어지는 비극을 경고한다. 또한 에우리알로스와 니소스의 이야기는 인간에게 가장 고귀한 덕목인 우정의 중요성을, 헤로와 레안드로스의 가슴 아픈 사랑 이야기는 사랑의 숭고함과 소중함을 일깨워준다.
세상 모든 이야기의 기원, 신화
그리스 신화 속 이야기는 서양 문화의 원류로 자리 잡아 중세와 근대를 거치면서 수많은 예술작품의 모티프를 제공하였다. 우리가 지금까지 보아 온 거의 모든 예술작품에서 그리스 신화는 직접적인 소재가 되기도 하고, 가장 중요한 모티프를 제공해 주기도 했다. 예를 들어 『로미오와 줄리엣』은 가문의 반대와 오해가 빚은 죽음, 그리고 죽음으로도 가르지 못한 그들의 사랑이라는 점에서 그리스 신화의 헤로와 레안드로스 이야기, 피라모스와 티스베의 이야기와 거의 유사하다. 또 “아버지 찾기”나 “출생의 비밀” 등과 같은 모티프도 많은 작가들에 의해 변주되면서 지금까지 모티프로서 그 생명력을 이어오고 있다.
우리나라 텔레비전 드라마에서 가장 중요한 모티프인 출생의 비밀은 이미 오이디푸스 이야기와 알레오스 왕 이야기에서 시작되었고, 영화 〈스타워즈〉의 주요 모티프였던 아버지 찾기는 헬리오스와 파에톤의 이야기에서 이미 그 시작이 나타났다. 특히 아버지 찾기 모티프는 우리나라의 유리왕 설화에도 유사한 형태로 나타난다. 오페라 〈투란도트〉와 영화 〈다이하드 3〉의 모티프인 수수께끼는 오이디푸스와 스핑크스 이야기뿐 아니라 우리나라 무속신화 바리데기 이야기의 주요 모티프였다.
꺹학에서, 모티프는 이야기에서도 가장 기본이 되는 보편적인 최소단위이다. 그것은 괴테의 말처럼 “지금까지 반복되어 왔고, 앞으로도 반복될 수 있는 정신 현상”이다. 바로 모든 이야기의 원형이자 정수인 것이다. 그리고 신화는 이 모든 이야기들이 집약되어 있는 저수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