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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 영화를 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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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 영화를 읽다

: 사랑의 가능성에 대한 의혹 혹은 믿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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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9월 01일
쪽수, 무게, 크기 216쪽 | 230g | 124*186*14mm
ISBN13 97911920990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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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 영화란 뭘까? 영화 장르에 대한 학술적 담론에서 로맨틱 코미디와 멜로드라마에 대한 체계적 논의는 존재하지만 로맨스는 그렇지 못하다. 영화학자 벤 싱어에 따르면, 근대에 탄생한 멜로드라마는 혼란스러운 현실에서 도피하기 위한 일종의 “유토피아적 신화”였다. 그는 멜로드라마의 근본적인 요소로 강렬한 파토스(정념, 열정)와 과도한 감정을 꼽는다. 로맨스는 멜로드라마와 달리 삶의 바깥이 아니라 그 안에 사랑의 자리를 마련한다. 그래서 연인들이 오래도록 잘 살았을 거라고 얘기한다.”
---「프롤로그」중에서

“여성주의적 로맨스는 여성이 한 개인으로 존중받으며 사랑하고, 몸과 꿈을 살피면서 아이를 낳아 기를 수 있는 사회에서 비로소 존재할 수 있다. 자율적인 삶과 낭만적 사랑, 여성의 낙태권과 태아의 생명권 중 하나를 택하라고 말하기 전에 우리는 무엇이 이런 딜레마를 낳는지 물어야 할 것이다.”
---「노래하는 여자, 노래하지 않는 여자」중에서

“[자영이] 현주의 판타지를 실행에 옮긴다. 그것은 권력에 대한 투항이기는커녕 정 부장 같은 면접관들, 자신을 유령으로 만든 시선들에 대한 저항에 가깝다. 여기 살아 있는 몸이 있다, 당신들 죽은 몸을 보라. 몸은 세계가 완성된 게 아니라 죽어 가고 있음을 폭로한다.”
---「아워 바디」중에서

“이제 강렬한 열정 대신 다정함과 진솔함이 낭만적 사랑의 위기를 해소할 수 있는 열쇠로 제시된다. 해리와 샐리처럼 서로의 감정과 취향을 친밀하게 공유하는 우정은 합류적 사랑의 좋은 기반이 된다. 합류적 사랑에서는 뜨거운 키스가 아니라 상대의 취향이 뭔지, 어떤 것에 예민한지 살피는 일이 로맨틱해진다.”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중에서

“전통적인 종교나 정치 이념 같은 초월적인 가치가 약화된 오늘날 우리가 품고 있는 보편적인 이상은 뭘까? 정신분석학자 로버트 A. 존슨은 ‘사랑의 열정’이 현대사회의 종교가 되었다고 말한다. 우리는 현실의 ‘그 사람’보다 ‘그 사람에 대한 열정’을 더 사랑할 때가 많다. “내가 누군가를 위해 초콜릿을 만들고 있다니, 너무 설레.” 같은 식이다. 바쿠는 아사코가 꿈꾸던 사랑에 딱 맞는 대상이었고, 아사코는 바쿠와 나눈 ‘열정적 사랑’ 자체를 사랑한다.”
---「아사코」중에서

“엘라이자와 괴생명체 사이에 시나브로 신뢰가, 우애가, 사랑이 쌓인다. 이 사랑은 세계를 향한 신뢰와 우애, 사랑으로 확장된다. 두려움에 모든 것을 경계하던 괴생명체가 타인과 세계를 향해 자신의 감각을 연다. 그가 엘라이자의 집 아래에 있는 극장에서 경이로운 광경을 마주한 듯 우두커니 서서 영화를 본다. 자신 때문에 생긴 자일스 팔의 상처를 어루만지기도 한다.”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중에서

“사랑이란 최소한 이 세계에 ‘나’ 혹은 사람의 더미가 아니라 ‘너’가 존재함을 아는 것 아닐까? 이때 사랑은 윤리와 정치의 원천이 된다. 내가 ‘너’를 사랑하듯 타인 역시 누군가의 ‘너’로 존재함을, 사랑의 연결망 안에서 이 세계에 무수한 ‘너’가 존재하고 있음을 알게 되기 때문이다. 우리가 ‘연인’이 되지 않고서 어떻게 그 수많은 얼굴, 그들의 열망과 고통을 상상할 수 있을까? 우리는 우나에 대한 깊은 사랑이, 지미의 정치적 신념의 출발점이자 도착지임을 알 수 있다. 그래서 로치의 영화 속 신념의 투사들이 연약한 로맨티시스트일 것이다.”
---「지미스 홀」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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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사랑과 해피엔딩이라는 이데올로기는 영화와 얼마나 오랫동안 끈끈한 관계를 맺어왔던가. 『로맨스 영화를 읽다』는 영화사를 돌아보는 동시에 사회상의 변화를 짚어가며 로맨스 영화를 만들어내고 소비한 문화 지형을 설명한다. 로맨스 영화는 예측 가능한 보수적인 장르일까 싶을 즈음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에 대한 글을 만나게 되고, [사랑을 카피하다]에 대한 글에서는 ‘진짜 사랑’에 대한 영화의 질문이 얼마나 오래 지속되었는지 알게 된다. 어쩌면, 영원한 행복이라는 결말이 영화에 깃든다는 순진한 믿음 속에서 우리는 로맨스 영화를 보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이 책을 읽으면 그것으로 충분할지도 모르겠다는 낙관이 마음속에 스며든다.”
- 이다혜 (작가, [씨네21]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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