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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한 나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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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한 나의 집

정윤 저 / 최필원 | 비채 | 2019년 06월 05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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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06월 05일
쪽수, 무게, 크기 388쪽 | 520g | 140*210*30mm
ISBN13 9788934996101
ISBN10 8934996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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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는 십 대 때 진을 만나 결혼했고, 스무 번째 생일을 맞이하기 전에 미국으로 건너왔다. 그녀는 이곳에 친구도, 일자리도 없었다. 그녀가 인생에서 유일하게 통제할 수 있던 건 아들뿐이었다. 아버지는 매를 때렸고, 매는 아들을 때렸다. 그의 가족은 그렇게 유지되었다.
--- p.131

아내와 아이가 우선이 되어야 하는 것, 지극히 미국적인 사고방식이다. 그러나 그를 속박하고 있는 지구 반대편에서는 무조건 부모가 우선이다. 아이는 두 번째, 그리고 아내는 맨 마지막. 매와 진은 그를 그렇게 키웠다.
--- p.133

그들 대부분이 미국에서 태어났거나 어린 나이에 한국에서 이민을 왔다. 그런데 그들의 사고방식은 누가 봐도 한국식이다. 여자들은 전부 남편과 아버지와 시부모에게 복종한다. 지금도 분주히 음식을 나르는 건 여자들뿐이고, 그중에도 며느리들은 가장 눈에 띈다. 며느리들은 항상 필사적으로 상대의 비위를 맞추기 때문이다. 경은 그런 여자들을 볼 때마다 측은한 생각이 들었다. 한때는 그도 한국 여자들에게 매력을 느낀 적이 있었다. 그렇다고 한국 여자와 결혼하고 싶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다. 그 상대가 몰리라 할지라도. 그는 사랑하는 이가 자신의 어머니처럼 결혼과 함께 종으로 전락해버리는 것을 원치 않았다. 질리언도 일 년에 몇 차례 시부모 앞에서 고분고분한 모습을 보여야 할 때가 있다. 하지만 한국인 아내들은 평생을 그러고 살아야 한다.
--- p.174

경은 아버지의 청년 시절을 상상했다. 갓 박사 학위를 취득해 미국으로 건너온 한국 청년, 그에게는 사랑의 감정이 요만큼도 없는 여자가 짐짝처럼 달라붙어 있다. 그가 사랑했던 여자의 부모보다 더 비싼 값을 부른 덕분에 진의 아내로 낙점받은 여자. 경은 아버지의 당시 입장을 헤아려보려고 안간힘을 썼다. 그의 말대로 자신들과 다른 피부색의 가진 청년을 동료로 받아들이고, 그가 강의실과 연구실을 누비고 다니는 걸 곱지 않은 눈으로 바라보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경도 겪은 일이다. 조롱 섞인 눈빛과 비웃음, 치욕적인 별명과 그가 한 번도 이겨본 적 없는 운동장 안에서의 격투. 경도 순탄치 않은 학창시절을 보냈지만, 그는 단 한 번도 학교에서 자신이 당한 수모를 부모에게 말한 적이 없다. 그냥 혼자 참아내면 될 일이라 생각했다. 경은 자신과 어머니가 아버지에게 큰 짐이 되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더욱이 당시 모든 것을 진에게 의존해야 하는 처지라 더욱 몸을 낮추었다. 그는 문득 어머니의 무심함이 아버지를 잔혹하게 만든 것인지, 아니면 아버지의 잔혹함으로 어머니가 무심해진 것인지 궁금해졌다.

--- p.3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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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한인 작가 정 윤의 소설은 내게도 최고의 가족소설로 남았다. 해묵은 비밀들과 폭로에 단단히 붙들려 마지막 장을 덮고야 책에서 눈을 뗄 수 있었다.
- 비엣 타인 응우옌 (2016 퓰리처상 수상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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