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갗괴물 이야기」 - 공부와 돈보다 더 중요한 것
생명체를 잡아먹고 그것의 살갗을 뒤집어쓴 채 살아가는 괴물이 있다. 움직이는 건 뭐든 다 잡아먹는 괴물이 어느 날 사람을 잡아먹었다. 남편에게 투잡을 하라고 강요하고 아들에게 공부하라고 잔소리하는 엄마였다. 괴물은 그 엄마의 살갗을 뒤집어쓰고 엄마인 척 그 집으로 들어갔다. 배가 고프면 남편과 아들을 하나씩 잡아먹어야지 했는데, 이런 너무 말랐다! 우선 살부터 찌우고 나서 잡아먹기로 계획을 세우는데… 과연 계획은 지켜질 수 있을까?
「우주에서 제일 맛있는 치킨」 - 외계인도 ‘따봉!’을 외친 아빠 치킨의 비밀
동네에 유명 프랜차이즈 치킨집이 들어오면서, 우주네 아빠가 하는 ‘우주네 치킨’은 늘 파리가 날렸다. 특단의 대책으로 전단지를 뿌린 지 1주일 만에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정성을 다해 치킨을 튀기고 포장한 아빠는 우주에게 직접 배달을 시킨다. 숙제보다 치킨 배달이 더 중요하다며 등 떠미는 아빠를 못 이기고 주소를 따라 간 우주. 그런데 그곳에 집은 보이지 않는다. “배, 달, 시, 키, 신, 분!” 큰 소리의 외침에 나타난 이는 과연 누구일까?
「이태리 악어가죽 핸드백을 아세요?」 - 엄마에게 아기가 생겼다
그토록 갖고 싶었던 진짜 악어가죽 가방을 집에 들여온 날부터, 엄마는 가방을 ‘아기’라며 업고 다닌다. 엄마는 가방을 동생이라며 식탁의 한 자리에 앉히곤 같이 식사를 한다. 아기가 들어온 날부터 엄마의 외출은 잦아지고, 아빠와 자신에겐 관심이 없다. 그런데 가방은 밤이면 정말 살아 있는 악어가 되어 “오빠, 배고파!” 하며 방문을 두드린다. 이러다 곧 엄마가 잡아먹힐 것 같아, 나는 엄마가 잠든 틈을 타 가방을 쓰레기봉투에 담아 쓰레기장에 버리고 만다.
「말이 되어」 - 전쟁터에 나간 아버지를 기다리는 간절한 마음
전쟁에 징집되어 나간 아버지는 3년이 넘도록 돌아오지 않고 있다. 생사도 모르고 그저 기다리던 간절한 마음은 꿈속에서 한 마리 말이 되어 전쟁터를 향한다. 사람들에게 묻고 또 물어 마침내 벽 하나를 사이에 두고 아버지를 찾았지만, 몇 날 며칠 벽을 허무는 동안 네 다리가 꺾여 그만 쓰러지고 만다. 아버지에게 하고 싶었던 말, 엄마와 할머니 우리 모두 아버지를 얼마나 그리워하고 생각했는지 꼭 전해야 했는데 차마 전하지 못하고 죽었다. 남은 벽을 허물고 나온 아버지 눈엔 낯선 말 한 마리가 있을 뿐이었다.
「선생님께」 - 개가 되어 버린 착한 아들
짜여진 시간표대로 움직이고, 부모의 계획에 맞춰 성실하게 생활했던 윤석이는 개가 되었다. 하버드 진학을 목표로 완벽한 계획을 세워 두었던 엄마는, 그것이 무산될까 봐 윤석이가 ‘다 나을 때까지’ 당분간 출석 처리를 해 달라는 부탁의 편지를 쓰고 있다. 가장 유명하다는 오 박사님을 웃돈 주고 상담 예약을 잡았으니 곧 정상으로 돌아올 것이며, 잘 해결되면 사례도 잊지 않겠다는 부탁을 담은 엄마의 장문의 편지이다.
「굿모닝, 몽골」 - 비를 기다리는 아이 (2017 황금펜아동문학상 수상작)
장기간 비가 내리지 않아 물이 부족한 사막. 사람들은 돈 주고 물을 사 먹을 수 있는 도시로 떠났고, 남은 집은 얼마 되지 않는다. 마을의 아버지들은 모두 물을 찾으러 떠난 지 오래다. 아픈 엄마에게 물을 주어야 하지만, 물을 구할 수가 없다. 열두 살 소년은 자신이 감당해야 할 무게가 두려워 밖으로 나가 보지만 모든 것이 마음 같진 않다. 기침을 하며 피를 토하는 엄마가 죽을까 두려운 열두 살 아이는 물을 찾아 땅을 파고, 간절히 비를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