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좀 쉬어야겠다." 친구가 말했다. "안 그럼 미쳐버러."
사실, 그애들은 훨씬 더 심했다. 더 밤늦도록 자지 않았다. 로렌은 11시 30분에 자서는 공부하려고 2시 30분에 잠을 깬다. 그런 다음 조금 더 자고 스페인어를 끝내려고 4시 30분에 일어난다. 6시까지 자고 난 뒤 자명종을 다시 맞추고 숙제를 마친다. 이러고도 건강할 수 있을까?
미소짓고 웃고 놀아. 기어를 계속 움직이게 해. 카페인을 물처럼 마시고. 그리고 체중이 늘지 않게 주의해. 초콜릿은 안돼. 모든 사람들이 인생을 멋지다고 생각한다니 웃겨. 결점은 다만 보이지 않을 뿐이라니 웃겨. 어차피, 에스에이티에서 20점, 30점이 무슨 차이가 있어? 내가 1300점대를 넘어서지 못하면 인생을 망치기라도 한다는 거야? 실패는 항상 가까이 있어. 어머 쉴 틈이 없네. 역사 문제를 다 풀어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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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이정표가 슬픔의 흔적이나 길의 표시도 없이 지나간다. 의식(儀式)도 없고, 주소도 없다. 그런 일이 있었다는 사실을 잊으려고 잠깐 시도해 보았지만 실패했을 뿐. 물론, 나는 이제 더 이상 처녀가 아니다, 짠~?
푸른색 잉크로 종이 위에 써놓고 보니 그 말이 얼마나 우습게 들리고 또 우습게 보이는지 모르겠다. 마치 무슨 대단하고 의미심장한 말인 듯이, 이 페이지 내에서 그 무게를 느껴야만 하는 그런 말인 듯이. 우쭐대며 자랑하고 싶고 두려우면서도 마음이 놓이고 혼란스러우면서도 약간은 기쁜, 그런 느낌이다.
기쁘다고? 자신을 위해 훌륭한 선택을 하려고 했는데. 정말 잘못했다. 엄청난 잘못. 그런 말을 하다니. 글로 써봐. 진실? 어찌할 바를 모르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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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를 두고 떠나면서 엄마가 무슨 짓을 했는지 아세요? 아직은 미숙한 내가 안심하고 의지할 사람이 없다는 게 어떤 느낌인지 이해하세요? 가끔 얼마나 허전하게 느껴지는지 아세요? 엄마라는 귀중한 선물을 내게서 빼앗아가 버리다니, 가끔 엄마를 얼마나 미워하는지 아세요? 관심이나 있어요? 엄마도 역시 괴로워하나요?
자꾸만 자신을 괴롭혔다. 마음속으로 엄마에게 욕을 퍼붓고 또 퍼부었다. 눈물만이 흐를 뿐 아무런 대답도 없었다. 결코 없었다. 내가 가장 싫어하는 것은 엄마와 같이 사는 사람들이 나에게 엄마가 둘이니-엄마와 새엄마-얼마나 좋으냐고 말할 때다. 빌어먹을. 그들은 아무것도 모른다. 물론 나는 예의바르게 그들의 의견을 받아들이면서 생각만 그렇게 할 뿐이다. 난 엄마가 둘이나 있지. 그래. 하지만 아무도 이 허전함을 채워주지는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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