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대학교 독문학과와 같은 과 대학원을 졸업했고, 독일 쾰른 대학교에서 문학·철학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옮긴 책으로 『로마 문학 기행』, 『바이마르 문학 기행』, 『소비의 미래』, 『제우스의 이름』, 『히말라야 설인』, 『생도 퇴를레스의 혼란』, 『실크로드 견문록』, 『운명』, 『너를 위한 내 마음의 따스한 방』, 『넷서퍼』, 『레나는 축구광』 들이 있다.
하인리히 뵐, 귄터 그라스 등과 함께 전후 독일문학을 대표하는 렌츠는 1926년 북부 독일의 마주렌 지방에서 태어났다. 김나지움에 다니던 17세 때 2차 대전에 징집되어 해군으로 참전했으나 패망해 가는 독일군의 실상에 환멸을 느끼고 탈영을 감행하다가 연합군의 포로가 되어 수용소 생활을 하였다. 전쟁이 끝난 뒤 서독으로 귀환하여 함부르크 대학에서 영문학, 철학, 문학을 공부하고 「디벨트 Die Welt」지의 문화부·정치부 기자를 거쳐 문예란 책임 편집위원을 역임했다.
렌츠는 스스로도 인정하듯이 도스토예프스키, 포크너, 헤밍웨이의 영향 아래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1951년에 첫 장편소설 『창공의 보라매』로 작가적 명성을 얻은 뒤 주로 극한 상황에 처한 고독한 인간의 운명, 사회 상황에 대한 개인의 적응 문제, 권력과 대립된 인간 문제 등 보기 드물게 폭넓은 사회 상황을 담은 작품을 발표해 왔다.
1968년에 발표한 『독일어 시간』은 권력과 예술의 갈등을 그린 소설로 출간되자마자 독일 출판계를 뒤흔들었다. 렌츠는 소설뿐 아니라 희곡과 방송극 영역에서도 문학적 성공을 거두었고, 그런 문학적 성과를 바탕으로 레싱 문학상, 브레멘 문학상, 게르하르트 하우프트만 상, 동독 문학상, 게오르크 마켄젠 문학상, 괴테 상 들을 수상했다. 1999년에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귄터 그라스와 함께 해마다 독일어권의 유력한 노벨 문학상 후보로 지명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