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태인들이 예금을 싫어하는 이유 중의 하나가 3대에 걸쳐 상속세를 물고 나면 거지가 되기 때문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속성상 돈은 원래 세금을 싫어한다. 등기가되지 않고 실명제가 필요없는 골동품과 그림, 금 등을 통해서 아니면 세금을 전혀 내지 않는 면세지역으로 돈은 빠져나가길 좋아한다.

우리 주변의 일상에서 흔히 보는 계(棨)도 사실 지하 금융의 일종이다. 계는 여러 사람들이 모여서 돈을 내고 순번에 따라서 목돈을 타가게 된다. 앞쪽 순번의 사람은 자기가 그 동안에 낸 돈보다 많은 돈을 미리 가져가는 셈이니까 대출은 받는 셈이 된다. 반대로 뒷번호의 사람은 나중에 받는 대신에 매월 내는 돈이 앞 본호보다 적어서 돈의 증식 효과(이자 발생 효과)가 있다.

계에 참여한 사람은 이자가 발생됨에도 불구하고 세금을 한푼도 내지 않는다. 즉 국가에 내는 세금이 없으니까 그만큼 이득이 있어 계가 근절되지 않는 것이다. 계가 돈이 없는 서민들 사이에서만 이용되는 게 아니라 부자들도 이용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경마장의 사설 마권인 맛대기도 투자 금액의 약 30%가세금으로 날아가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 음성적으로 생겨난 것이다. 이처럼 세금이 있는 곳에는 세금을 피하고자 하는 유혹이 지하 경제로 나타나는 것이다.

나는 오히려 우리가 그토록 찾아 헤맸던 '쉽게 돈 버는 비결'이란 것은 허황된 신기루임을 인식하는 게 성공적인 재테크의 출발점이라고 말하고 싶다. 따라서 이 책에서는 쉽게 돈 벌수 있는 비법이나 묘수를 찾을 수없다. 또 적은 돈으로 쉽게 큰 돈을 버는 투자대상을 소개하지도 않았다. 대신에 터무니없는 손실과 어이없는 파산을 방지하면서 보다 효율적으로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정상적이고도 보편타당한 투자상식과 투자원칙에 대해 말하려고 노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