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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완전한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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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완전한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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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6년 12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418쪽 | 148*210*30mm
ISBN13 9788968174537
ISBN10 8968174539

중고도서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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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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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 : 유제호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불문학과(학사 ·석사 ·박사)를 나와 1984년 이후 전북대학교 프랑스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교환교수로 프랑스 리용3대학 및 파리7대학 객원강사, 리용2대학 기호학연구소 및 프랑스 국립과학원(CNRS) 객원연구원을 지냈다.
언어현상 전반에 대한 폭넓은 관심 아래 언어, 문학, 예술 분야의 학제적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주요 번역서로 『예술가와 그의 그림자』, 『언어학과 시학』(공역), 『산문의 시학』, 주요 논문으로 『텍스트문체론의 방향 모색』, 『시텍스트와 이데올로기 형상화』, 『화용론의 문학이론적 성과』, 창작소설로 『지극히 작은 자 하나』, 『니네나라』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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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을 고귀한 존재로 대해야 한다거나 모든 인간을 존중해야 한다고 말할 수는 있겠지만, 이런 것은 인간학적 가설이 아니라 윤리적인 명령일 뿐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추상적 인간이란 단지 비결정태와 잠재태일 뿐이다--물론 그렇다고 해서 어떤 사람들은 확고부동하게 선하고 또 다른 사람들은 가차 없이 악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 이렇게 볼 때 인본주의 계보와 그저 인간을 숭배하는 그 이웃들을 가르는 뚜렷한 경계선이 있다. 인간이 전적으로 선하거나 전지전능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인본주의자들에게는 환상에 속할 뿐이다. 인간의 능력과 선함, 그 어느 것도 과대평가해서는 안 된다. --- p.63

인본주의자들은 그것이 물리적 자연이든 사회적 관습이든 주어진 것의 위력을 경시하지 않으면서도, 그로부터의 해방이 여전히 가능하다고 믿는다. 인간의 삶은 불완전한 정원이요 자율은 활짝 꽃을 피우기까지 정성 들여 가꾸어야 하는 식물이다. 자유는 (크든 작든) 일련의 과정을 거쳐 획득되는 하나의 결과, 즉 우리의 본성에 등재된 하나의 목표로서, 더 나아가서는 정치 제도의 최종적인 지향점이 될 수 있다. ‘나’의 자율성은 물론 부분적인 것이지만 또한 곳곳에 존재하는 것이기도 하다. 인간 존재의 상대적 비결정성에 근간을 둔 자율은 인간으로 하여금 자신의 공적이고 사적인 삶의 방향을 스스로 설정하도록 해준다. 자율은 인본주의 이념의 으뜸가는 구성요소로서, 일단 선포되고 나면 더 이상 번복될 수 없는 것이다. --- p.117-118

사후의 삶보다는 차라리, 우리의 외부에 있되 어쨌든 우리의 일부를 구성하는 존재들로서의 타인들, 그들의 행복이 곧 우리의 행복이 되는 그런 존재들로서의 타인들에 기대면 되지 않을까? 우리에게 삶이 단 하나뿐이라는 이유로, 그리고 그 삶이 우리가 숨을 거두는 순간 결정적으로 끝나버린다는 이유로, 그 삶을 숭고한 가치로 올려세우는 것이 우리의 운명은 아니라고 결론지을 수 있을까? 내부와 외부 사이에 연속성이 있는 가운데, 사회성이 불멸성을 대신할 수 있다. 그리고 거기로부터 인간의 위대함이 비롯되고, 아울러 인간의 비참함 또한 비롯된다. 왜냐하면 문제의 타인들 또한 우리 자신들처럼 불완전한 존재들이기 때문이다. --- p.370

권위주의 체제가 보수주의와 친화적이고, 전체주의가 유토피아적 과학주의와 친화적이고, 혹은 무정부주의가 개인주의와 친화적이듯, 민주주의 체제는 인본주의 사상과 친화성을 갖는다. 하지만 이러한 친화성이 정언적 요구로 작용하지는 않으며, 민주주의의 고유한 특성은 다양한 이념을 허용하는 데 있다. 단 거기에 조건이 따르는데, 그 이념 중 어느 하나도 정치권력과 일체화되지 않아야 하고 나머지 이념들의 억압과 소멸을 야기하지 않아야 한다. --- p.394

신은 우리에게 아무것도 약속해주지 않는다. 하늘의 뜻도 마찬가지고 자연도 마찬가지다. 인간의 행복은 늘 유예 상태에 있다. 하지만 그런 가운데에서도 우리가 인간의 ‘불완전한 정원’을 그 어떤 다른 왕국보다 더 소중히 여길 수는 있다. 그것이 차선책이어서가 아니라, 그것이야말로 우리로 하여금 진정으로 살아갈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
--- p.3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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