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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의 메커니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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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의 메커니즘

: 경제학의 '오래된 미래' 케인스주의를 다시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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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9년 03월 13일
쪽수, 무게, 크기 231쪽 | 526g | 153*224*20mm
ISBN13 9788993111149
ISBN10 8993111146

중고도서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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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수 : 박종현
국회도서관의 금융 담당 연구관을 거쳐, 현재 진주산업대학교 산업경제학과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마르크스, 케인스, 베블런 등 당대의 주류적 전통에 맞서 독창적인 이론을 제시하려 한 이단적 경제학자들에게 관심을 두고 있으며, 최근에는 국민경제의 동반 성장과 복지 확대에 기여할 경제정책과 새로운 대안적 금융의 가능성 등으로 관심 분야를 넓히고 있다. 저서로는 『케인즈 & 하이에크』, 『양극화 시대의 한국 경제』(공저), 『빅셀 이후의 거시경제 논쟁』(공저), 『위기 이후의 한국 자본주의』(공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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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신고전파가 말하는 것처럼 생산능력이 높고 물가나 임금이 충분히 낮아지면 경기는 반드시 회복하는가 하면, 꼭 그렇지는 않다. 물건이 팔리지 않으면 생산능력이 아무리 높아도 경제는 정체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공황 시절의 미국이나 영국, 장기 불황의 일본은 그때까지 호황을 누리며 경제력을 과시하고 있었음에도 갑자기 생산력이 떨어지거나 시장의 조정 능력이 나빠져 경제가 침체한 것이라고 생각하기는 어렵다. 그렇다기보다 공급의 요소는 변하지 않았는데 거품의 붕괴로 사람들의 구매 의욕이 떨어져 물건이 팔리지 않고 고용이 줄었기 때문에, 물가나 임금이 계속 낮아져도 도무지 수요가 회복되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쪽이 훨씬 자연스럽다. 이것이 바로 수요 부족에 의한 불황이다.---p.23

케인스는 수요 부족의 가능성에 관한 이론적인 분석과 함께 수요 부족이 일어났을 때 실행해야 할 정책의 방향성도 제시하고 있다. 총수요가 부족하다면 아무리 생산력을 향상시킨다고 해도, 생산물이 팔리지 않으므로 생산능력을 활용할 곳이 없다. 이럴 때 바람직한 정책이란 생산력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수요를 만들어내는 것이다.---p.40

『고용, 이자 및 화폐의 일반이론』을 찬찬히 읽어보면, 케인스 자신은 수요를 자극하는 정책을 지지하는 근거로서 사회정의에 따른 재분배라는 측면을 강조하지 않는다. 그의 논리의 근거는 어디까지나 순수하게 효율화다. 따라서 케인스 정책이 분배를 중시하여 효율을 희생시킨다고 비판하는 것은 전혀 조리가 맞지 않는다.---p.41

사람들이 저축을 하는 것은 소비를 줄이는 것이지 투자를 늘리는 것이 아니다. 중요한 투자는 저축하기로 결정한 사람과는 전혀 별개로 기업에 의해 정해지므로, 금융자산의 축적과 실물자본의 축적이 일치한다는 필연성은 없다. 나아가 경제가 성장하여 실물자본을 축적해가면 점점 더 투자 기회가 줄어든다. 이것은 민간기업의 투자뿐만 아니라 정부에 의한 도로건설 등 인프라 정비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사람들은 경제가 잘 풀리면 풀릴수록 실물자본보다 금융자산의 축적만 생각하게 되고 점점 더 불황이 일어나기 쉬워진다.---p.71

케인스는 화폐를 보유하고 싶다는 욕망이 쇠퇴하지 않기 때문에 화폐의 유동성 프리미엄이 높게 지속되는 유동성 함정을 투자 부족과 결부시켰다. 사람들이 실물투자나 재고투자를 하기보다 화폐를 보유하고 싶다고 여기기 때문에 투자수요가 없어진다고 본 것이다. 한편, 소비에 대해서는 소비함수를 가정하고 투자 부족에 의해 소득이 내려가면 그것에 의해 소비도 감소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총수요가 부족하여 비자발적 실업이 발생한다. 실제로 케인스는 “소비성향을 부여하는 것으로서”라는 부대조건을 붙여 고용 부족의 메커니즘을 논하고 있다.---p.130

투자의 회복에는 경제에 대한 확신이 필요하며, 희망적인 확신을 갖기 위해서는 시간이 걸린다. 확신을 회복해가면 유동성선호가 저하하기 때문에 자금이 투자 쪽으로 흐르고 총수요가 늘어 경기가 회복된다.---p.141

옛날에는 석탄 산업으로 번영을 누린 유바리 시도 탄광의 폐쇄로 쇠퇴하여 1980년대부터 관광도시로서 부활을 꾀하여 적극적인 사업을 전개했다. 1990년부터 ‘유바리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를 개최하여 세계 각지에서 출품이 잇따랐고, 뒤이어 테마공원이나 스키장으로 사업을 확장했지만 경영이 순조롭지 않아 재정 파탄에 직면하게 되었다. 채무를 변제하기 위해 병원을 축소하고 수도요금 등 공공요금을 인상했을 뿐 아니라 초?중학교의 통폐합 이야기까지 나와 주민들이 이 지역을 빠져나가기도 했다. 이것을 보고 많은 사람들이 불황 시기에 장래를 생각하지 않고 돈을 빌려 사업을 확장한 것이 화근이었다고 비판했다. (중략) 이렇게 보면, 유바리 시는 불황 속에서 고군분투를 벌이다가 장렬하게 패한 전사라 할 수 있다. 다른 지역의 주민은 유바리 시가 노력하는 과정에서 생겨난 떡고물을 받아먹으면서 실패라고 판명이 나자 점점 더 소극적이 되어 오로지 절약만 외치고 있다. 게다가 이른바 식자들도 유바리 시의 실패를 교훈 삼아 낭비를 경계하고 있다. 마찬가지 현상은 홋카이도뿐 아니라 전국으로 퍼져 각 자치단체는 절약을 신조로 삼아 될 수 있는 한 아무런 일도 벌이지 않고 아무것도 지원하지 않으려고 하고 있다.
---p.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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