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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적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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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적 풍경

: 보나르 풍의 그림에 담긴

복거일 저 / 조이스 진 그림 | 북마크 | 2009년 03월 30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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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9년 03월 30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204쪽 | 529g | 153*224*20mm
ISBN13 9788992404297
ISBN10 89924042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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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채웠거나 허송했거나, 세월은 흐르고 우리의 여생을 짧아진다. 젖먹이가 자라 학교에 다니고 가무잡잡하던 계집아이가 어느 사이엔가 보얀 처녀가 된 것을 보며, 우리는 자신의 늙음을 깨닫는다. 무엇으로도 그런 깨달음이 우리 마음에 던지는 짙은 그늘을 걷어낼 수 없다. 가는 세월이 너무 아쉬워지면, 그래서 흐르는 세월에 말을 거는 것이 차라리 낫다. --- 「삶을 견딜 만하게 만드는 것」 중에서

그렇다. 떠나갈 때마다, 사람은 자신의 작은 부분을 남긴다. 아로쿠르는 마지막 연에서 “사람이 흩어버리는 것은, 작별할 때마다 사람이 흩어버리는 것은 그의 넋이다. C’est son ame que l’on seme, que l’on seme achaque adieu”라고 읊었다. 그래서 작별을 많이 한 사람은 다른 사람들 눈에 담백하게 비치는 지도 모른다. 뒤에 남길 수 없는 것들만을 지녔기 때문이다. --- 「증오의 시절에 읽는 단백한 시들」중에서

하긴 기억들은 모두 소중하다. 기억들이 우리의 자아를 이룬다는 뜻에서, 하도 끔찍해서 아예 지워버리고 싶은 기억들도 있지만, 만일 그런 기억들이 지워진다면, 우리의 자아는 그만큼 줄어들 것이다. 그래서 풍요로운 경험을 우리가 높이 여기는 것이리라. 그 경험이 견디기 어려울 만큼 아픈 것이었을지라도, 테니슨Alfred Tennyson이 「추도In Memoriam」에서 얘기한 것이 바로 그것이다. --- 「사과밭 나무 밑에 절로 난 오솔길은」 중에서

고개 숙여 험한 길을 살피면서도, 우리는 때로 고개 들어 높은 곳도 살펴야 한다. 아직 너르게 비어 있는 하늘 속으로 봉우리들이 솟았고 그 위에 별들이 빛나고 있음을, 그리고 사람 사는 곳마다 꿈과 이상이 있음을, 우리는 가끔 스스로에게 일러야 한다. 고맙게도, 그 사실을 몸을 제대로 쓰지 못하는 노 시인이 시집 첫머리 「절벽」에서 청청한 목소리로 일깨워준다.
--- 「세상이 바뀐 뒤 돌아다보면」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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