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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0년 03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368쪽 | 448g | 148*210*30mm
ISBN13 9788992844376
ISBN10 8992844379

중고도서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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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아니야. 뭔가 잘못됐어. 왜 오늘은 여느 때처럼 학교에 가지 않고 여기에 오게 된 것일까?’
나는 ‘여느 때’라는 말에 집착하며 마음속으로 수차례 되뇌었다. 그리고 비슷한 단어들을 기도문 외듯 줄줄이 떠올렸다. 여느 때, 평소, 평범한, 무난한, 상식적인, 전형적인, 상식적인, 무난한, 전형적인, 평소, 여느 때, 평범한…….
‘그래, 우리 부모님은 여느 부모님들처럼 평범한 분들이 아니었어…….’
돌연 마음속에 의문이 생겼다. 하지만 나는 애써 그 생각을 머릿속에서 떨쳐 버렸다. 그리고 다시 현관문 쪽으로 눈길을 돌렸다. 다행히 아빠가 울음을 그치고 이성을 되찾은 모습이었다. 아빠는 빨간 가운을 입은 부인의 어깨를 붙잡지도 않고 서로 조금 떨어져서 진지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나는 다시 창문을 내렸다.
처음에는 둘의 목소리가 희미하게 들렸다. 말소리가 새어 나가지 않도록 속삭이고 있는 모양이었다. 그런데 대화 중에 내 이름이 두어 번 새어 나왔다.
“베서니가…… 베서니는…….”
그 뒤의 내용은 소리가 너무 작아서 무슨 이야기인지 전혀 알 수 없었다. 그러다가 부인이 아빠에게 무언가를 물어봤는데 아빠는 고개를 세차게 흔드시며 큰 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아니요. 베서니는 엘리자베스에 대해 아무것도 몰라요.”
나에게도 들릴 만큼 크고 단호한 목소리였다.
‘엘리자베스?'
나는 생각했다. 엘리자베스라는 이름 때문인지 아빠의 말투 때문인지 무언가가 내 마음을 아리게 했다. 엘리자베스가 누구인지는 몰라도 아주 중요한 사람인 것만은 분명했다. ---pp.12~13

“벌써 다 자란 아가씨한테 묘목을 사는 건 이치에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모두가 나무를 심고 있을 때 아빠가 말했다.
“뭐라고요? 그럼 제가 3미터도 넘게 자란다는 말씀이세요?”
나는 농담을 던졌다.
“누가 아니?”
아빠가 얼굴에 부드러운 미소를 띠고 말한다.
이제 나는 무릎을 꿇고 앉아서 나무 밑동에 말뚝을 박아 놓는다. 말뚝에 달린 나무판자에는 ‘베서니 일레인 콜, 11월 2일에 태어나다.’라고 쓰여 있다. 내가 태어난 해는 쓰지 않았다. 나는 13년이 지나서 또 한 번 11월에 태어났기 때문이다. 한 번은 내가 세상에 태어난 날이고 또 한 번은 내가 누군지 진실과 마주하게 된 날이다.
“나무가 정말 아름답군요. 베서니와 똑같아요.”
엄마가 행복한 한숨을 짓는다.
사실 내 나무는 지금 비죽비죽 솟아난 어린 가지에 막 새순이 돋으려고 하는 상태다. 이런 나무를 보고 아름답다고 할 사람은 엄마밖에 없다. 하지만 가을이 오면 엘리자베스의 빨간 단풍만큼이나 눈에 띄게 자라리라는 것을 안다. 자기만의 방법으로. 나는 은행나무를 선택했다. 비범한 역사를 지니고 있는 단 하나밖에 없는 나무. 뜻밖의 일들을 이겨낸 강한 나무.
바로 지금의 나처럼.
---pp.359~360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청소년기는 삶에서 정체성에 관해 가장 고민하는 시기이자 혼란스러운 때이다. 이 책 속의 주인공 베서니도 사춘기가 막 시작되는 열네 살 소녀로, 갑자기 자라 버린 키와 유별나게 과보호하는 부모님 등 이래저래 고민이 많던 차에 영문을 알 수 없는 사건에 휘말리면서 폭풍 같은 혼돈 속에 빠져들게 된다. 사건을 해결하려 발버둥 치면서 베서니는 자신의 과거에 관한 놀라운 비밀을 알게 되고 그 비밀을 밝히는 과정에서 스스로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모습을 이 이야기는 서스펜스 넘치는 전개로 풀어 나가고 있다.
열네 살이 되도록 베서니는 단 한 번도 부모님과 떨어져 지내 본 적이 없다. 심지어 혼자 집에 있어 본 적조차 없을 만큼, 부모님은 질리도록 외동딸 베서니를 과잉보호해 왔다. 그런데 베서니의 열세 번째 생일이 다가오자 부모님은 이상한 모습을 보이기 시작한다. 신경이 예민한 엄마는 하루 종일 울기 시작하고 아빠는 무언가에 쫓기는 듯 초조해한다. 그러더니 마침내 베서니를 머나먼 낯선 도시 샌더필드에 데리고 와서는, 있는 줄도 몰랐던 이모에게 맡긴 후 떠나 버리고 연락조차 끊어 버린다. 도무지 설명할 수 없는 부모님의 행동에 대해 베서니가 가진 단서는 ‘엘리자베스’라는 이름 하나뿐이다. ‘베서니는 엘리자베스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는 이모에게 남긴 아빠의 말이 유일한 단서인 것이다. 한편 마을 사람들은 베서니를 보고 마치 유령 보듯 놀라고 심지어 사촌언니 조슬린은 베서니를 ‘엘리자베스’로 착각한다. 엘리자베스가 혹시 쌍둥이 언니일까? 그렇지만 엘리자베스는 베서니가 태어나기도 전에 세상을 떠난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되면서 베서니의 혼란은 커져 가고, 아빠가 보낸 편지와 거액의 현금, 그리고 여러 장의 출생증명서가 도착하면서 상황은 점점 더 미궁에 빠진다. 게다가 갑자기 베서니 앞에 정체불명의 사나이가 나타나 아빠를 찾는 일이 벌어지자 베서니는 공포에 질린다. 과연 진실은 무엇일까? 베서니는 두려워도 결코 물러서지 않고 눈앞에 놓인 상황 속에서 자신의 과거에 관한 진실을 찾아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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