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지 위에 자신에 대해 써내려가는 건 정말로 힘든 일이죠. 그래서 우리에겐 [빈칸]이 있습니다. 우리는 각자에게 주어진 크고 작은 [빈칸]들을 나름의 방법으로 채워왔고, 또 남은 마지막 날까지 그 [빈칸]을 채워나가야 할 것입니다. 퍼즐 놀이처럼 내 인생의 순간들, 나의 몸과 정신, 나와 주변의 사람들에 대해 대답해봅시다. 서두를 필요는 없습니다. 순서도 중요하지 않습니다. 생각나는 대로 하나씩, 재미있어 보이는 것부터 먼저, 문득 떠오르면 재빨리, 조금씩 [빈칸]을 채워봅시다. 내 기억의 앨범이 되고, 나의 자서전이 되고, 어쩌면 나의 예언서가 될 책을 펼쳐봅시다.
--- 「[빈칸]들의 말」중에서
일상이란 심심한 것 같다가도, 가끔씩 잊지 않고 발등을 꾹 밟아주지요. 사소하지만 피가 거꾸로 솟게 만드는 일들. 난 이게 제일 싫어요! 한 개부터 다섯 개까지 정도에 따라 표시해보세요.
--- 「11. 나의 발끈」중에서
내가 드는 가방, 내가 보는 신문, 내가 가는 카페, 내가 쓰는 핸드폰. 때론 상표가 우리를 가장 잘 설명해주지요. 내가 좋아하는 브랜드, 왠지 나와 맞는 브랜드, 언젠가 그 이미지에 어울리는 사람이 되고 싶게 하는 브랜드.
--- 「21. 나의 브랜드」중에서
꿈을 많이 꾸는 사람이든, 거의 꾸지 않는 사람이든 기억에 남는 꿈을 한두 개쯤은 갖고 있죠. 자주 꾸었던 꿈은 그 당시 내가 통과하던 시간을 상징하기도 합니다. 내 삶의 그림자이자 또 다른 삶인 꿈.
--- 「25. 나의 꿈」중에서
당신의 인간관계는 점조직형? 거미줄형? 원탁형? 아무리 빈약한 인간관계라도 엉덩이를 걸치고 있는 팀은 있기 마련입니다. 초등학교 동창들, 대학교 동기들, 옛 직장의 동료들,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들… 이젠 만나지 않는 사람들과 아직도 내게 중요한 사람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둥글게 모여 앉은 행복한 순간을 떠올려봅시다.
--- 「44. 나의 팀」중에서
나의 행성, 지구에는 무려 200개가 넘는 나라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나의 발자국은 대체 몇 개의 나라 위에 찍혀 있을까요?
--- 「61. 나의 세계지도」중에서
미각, 촉각, 시각, 후각, 청각…… 예민하면 예민한 대로, 둔감하면 둔감한 대로 우리는 감각을 통해 세상과 만납니다. 내가 경험하는 나의 세상, 한번 들여다볼까요?
--- 「68. 나의 감각」중에서
어서 오세요, 어서 오세요, 부르는 곳은 많지만 내 기분의 빛깔에 딱 어울리는 장소는 드물죠. 내 기분에 맞는 나만의 장소들을 적어보세요.
--- 「73. 나의 장소」중에서
어둠 속에서 솟아나는 찬란한 빛은 언제나 나를 다른 세계로 데려가곤 했어요. 그 스크린 속으로 들어간 나를 꿈꾸어보지 않았다면 거짓말이겠죠. 내게 영화 제작의 모든 권한이 주어진다면 누구를 캐스팅해 어떤 영화를 만들 수 있을까요?
--- 「75. 나의 영화」중에서
이제는 너덜너덜해진 표지조차 찾을 수 없을지 몰라요. 하지만 내 마음의 책장에는 언제나 그 책들이 꽂혀 있죠.
--- 「77 나의 서재」중에서
처음엔 호기심으로 만져보고, 차차 애정으로 모으기 시작했는데, 어느새 미친 듯이 긁어모으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죠. 언젠가 나만의 박물관을 만들지도 몰라요.
--- 「78. 나의 컬렉션」중에서
끊고 싶어도 못 끊는 것이 있고, 끊어야 할 이유를 찾기 어려운 것도 있지요. 어쨌든 우리는 바로 지금 ‘이것’에 매여 있습니다. 나를 중독시키는 매혹의 주인들. 냉정하게 채점해보자고요.
--- 「79. 나의 중독」중에서
내 인생에 그런 실수만 하지 않았다면, 그때 그 인간만 만나지 않았다면, 지금 이것만 없애버릴 수 있다면! 이제 내 마음속의 쓰레기들을 정리해볼까요?
--- 「83. 나의 쓰레기통」중에서
우리는 왜 종종 악당과 범죄자들에게 마음을 빼앗길까요? 만약 당신이 이들 초능력 범죄자의 능력을 얻게 된다면 어떤 일을 저질러보고 싶은가요?
--- 「85. 나의 범죄」중에서
착하게 살려고 맘먹지 않아도, 우리는 순간순간 남을 도우며 삽니다. 매일 숨쉬듯 선행을 저지르며 사는 우리들. 스스로에게 칭찬과 표창을 내려봅시다.
--- 「86. 나의 선행」중에서
어쩌면 우리의 사교생활을 부드럽게 만드는 참기름, 가끔은 세상을 즐겁게 만드는 깨소금. 그렇지만 공들인 나의 신뢰에 더러운 재를 뿌리기도 하지요.
--- 「88. 나의 거짓말」중에서
너무 많은 물건에 둘러싸여 살아간다는 생각이 들 때, 이만 정리하고 싶은 그 물건들을 놓아주는 의식이 필요합니다.
--- 「89. 나의 미니멀리즘」중에서
내가 만드는 나만의 나라. 이대로만 된다면 살맛날까요?
--- 「92. 나의 국가」중에서
철학은 철학자들만의 전유물이 아닙니다. 우리도 살면서 철학을 갖지만 한마디로 정리하기 어려울 뿐이죠. 굳이 그럴 필요도 없습니다. 이미 많은 철학자들이 한마디씩 하고 갔으니까요. 그들의 말을 빌려 내 삶의 철학을 정리해봅시다.
--- 「93. 나의 철학」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