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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는 사람이 되고 싶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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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는 사람이 되고 싶다면

: 독자에서 에세이스트로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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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4월 29일
쪽수, 무게, 크기 216쪽 | 278g | 128*188*20mm
ISBN13 9791160949315
ISBN10 116094931X

중고도서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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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말을 잘하지 못하니까 글로 속상한 일을 풀고 싶고, 남의 글을 필사하다가 내 이야기를 쓰고 싶고, 내 말을 들어줄 사람이 없으니까 글로 표현하고 싶고, SNS에 올린 글에 ‘좋아요’를 많이 받고 싶고, 직장이나 집에서 일어나는 일을 기록하고 싶은 사람들이 글쓰기 수업을 신청했다.
--- p.33

사람은 본능적으로 자기를 표현하고 싶어 한다. 외로울 때, 기쁠 때, 무언가를 이루었을 때, 속상했을 때, 다른 사람들이 나를 알아주기 바란다. 마음속 깊은 곳에 저장해두는 사람도 있고, 적극적으로 사진을 찍고 메시지를 보내고 SNS에 자신의 성취를 보여주는 사람도 있다. 글쓰기를 시작하겠다는 사람들은 자신과 자신을 이루고 있는 세계를 진지하게 들여다보겠다는 사람들이었다.
--- p.35~36

나는 글쓰기 수업이라는 다리를 다시 놓았다. ‘나도 글을 쓸 수 있을까?’ 망설이는 사람을 무사히 건너게 해야 한다. 힘들다고 하면, 앉아서 먼 곳을 바라볼 수 있는 아름답고 안전한 다리가 되어주어야 한다. 어차피 숙련공이 존재할 수 없는 글쓰기의 세계, 재미를 붙이면 어떻게든 나아간다. 가혹하게 요구할 필요가 없었다.
--- p.37

하고 싶었던 일에 텀벙 뛰어든 사람들의 눈빛은 반짝였다. 그 속에서 나는 묘한 감동을 받으며 글쓰기 수업을 끌어갔다. 허덕일 때가 많은 일상에서도 작은 기쁨을 찾아낸 사람들은 저마다 이야기를 갖고 있었다. 특별한 사람들의 특별한 이야기 말고, 평범한 사람들의 작은 이야기에도 귀 기울이는 시대에 우리는 맞닿아 있었다.
--- p.43

글쓰기 수업을 받은 지 서너 달 지나면 입 밖으로 꺼냈다.
“내 이름으로 된 책을 펴내는 게 소원이에요.”
그래서 나도 “여러분이 출판계약서를 쓰고 출간 작가 되는 걸 보고 싶어요.”라는 야망을 밝힐 수 있었다.
--- p.44

동동거리고 사는 이유는 하나, 글 한 편을 쓰면 대단한 걸 이룬 것 같다. 나를 표현하고 나면 후련하다. 나만의 이야기가 뻗어나가 만나본 적 없는 사람들과 연결되는 게 통쾌하다. 그 재미를 놓치기 싫어서 내일이나 내년, 더 먼 미래에 글로 쓸 풀밭을 부지런하게 가꾼다.
--- p.67

고독을 견디지 못하는 게 글쓰기의 속성. 빈집의 구들장에도 풀씨가 날아와 싹이 나듯 글쓰기는 자연발생적으로 바깥과 이어지는 통로를 만든다. 외부로 향하는 문을 열고서 누군가에게 가닿는다. “그래서 뭐 어쩌라고요?” 퉁명스럽게 반응하는 벽에 부딪히기도 한다. 사람들은 자신의 시선으로만 썼던 글쓰기의 궤도를 수정하면서 타인들에게 곁을 준다. 그러고 나면 자신이 웃으며 쓴 글을 읽고 따라서 미소 짓고, 감정이 북받쳐 한참 울고 쓴 글에 아픔을 털어놓는 사람도 생긴다.
--- p.150

사람들은 눈물을 쏟으면서 쓰고 고쳤다. 고통을 끝까지 파고들면, 자신의 감정을 오롯이 지키는 힘이 생겼다. 타인에게 휘둘리는 일이 줄어들었다. 현실은 바뀌지 않아도 글 쓰는 자기 자신은 달라졌다. 글쓰기 이전의 세계로 돌아갈 이유가 사라졌으므로 날마다 쓰는 사람이 되었다.
--- p.90

하찮아서 지나친 것, 장막 뒤에 가려진 것을 볼 수 있는 시각이 글쓰기의 기본값이다.
--- p.108

“글쓰기는 품질보다는 생산량이에요.”
처음 쓰는 사람에게는 더욱 그렇다고 강조한다. 웃게 하거나 끝까지 읽게 하는 재미, 마음에 자국을 남기는 감동, 적절한 쓸모까지 갖춘 완벽한 글을 추구하지 말라고 당부한다. 셋 중에 하나만 있어도 쓰다 보면 나아진다. 넘치거나 조금 부족한 다정함에도 경계를 정하고 넘나들 수 있게 된다. 자주 쓰고 많이 쓴다면.
--- p.153~154

‘쓰는 사람이 된 나’를 어디까지 드러내는 게 좋을지 함께 고민한다. 서로를 단련시키고 북돋아주면서 쓴 글은 더 이상 일기가 아니다. 서로의 삶과 글쓰기에 울림을 주는 에세이다.
--- p.1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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