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무기를 가진 나라는 미국과 소련에 그치지 않았다. 영국, 프랑스 중국 등이 이미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일본, 캐나다, 서독 등은 제조 능력이 있다. 핵폭발의 위력과 그 후유증에 대한 연구 역시 어느 정도 발전을 이루었다. 현존하는 핵무기의 1%만 폭발해도 직접적인 피해를 제외하더라도 '핵겨울'이 찾아들어 지구상의 동식물이 절멸한다는 것이 과학자들의 주장이다. 칼 새건(Carl Sagan)을 비롯한 5명의 미국 과학자들은 실로 소름끼치는 연구 결과를 제출한 바 있다.
우선 핵폭탄이 터질 때 일어난 먼지와, 도시의 화제와 산불에서 분출되는 연기 때문에 대기에 투사되는 태양광선의 강도가 뚝 떨어져 기온이 영하로 내려간다. 북반구에서 핵폭발이 있을 경우 낙진이 피폭지역의 수십 배나 되는 넓이로 확산된다. 만일 현존하는 핵무기의 10%가 폭발할 경우 1억 톤의 연기가 지구를 뒤덮어 태양광선 95%가 감소, 어스름 달밤 같은 어둠이 몇 달씩이나 계속될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낙진의 강력한 방사능에 노출된 사람의 반 이상이 치명적인 타격을 입게 된다. 대류권에서는 기온역전 때문에 한파와 가뭄, 폭우등 이상기후 현상이 전역에 걸쳐 일어나며 육지는 영하 20~40도로 기온이 떨어진다. 그리하여 모든 대륙에 '핵겨울'이 닥쳐오는 것이다. 이같은 조건에서 과연 생물이 살아 남을 수 있을 것인가. 이 물음에 대해 핵 연구자들은 부정적인 답변을 내놓고 있다.
--- pp.336-337
평범한 육군대위 드레퓌스
1894년 9월 어느 날, 프랑스 육군 참모본부 정보국 요원이 프랑스 주재 독일대사관 우편함에서 편지 한 장을 훔쳐냈다. 독일대사관 무관 슈바르츠코펜 앞으로 가는 봉투 안에는 프랑스 육군 기밀문서의 내용을 자세히 적은 '명세서'가 들어 있었고 보낸 사람은 누군지 알 수가 없었다. 그러잖아도 프랑스 군대에 대한 정보를 독일에 팔아먹는 스파이를 찾아내느라 골머리를 썩이고 있던 참모본부는 이 명세서를 만든 사람이 참모본부 안에서 일하고 있거나 적어도 그 가까이 있는 인물이라고 단정하고 조사를 벌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범인'이 붙잡혔다. 참모본부에서 일하고 있던 알프레드 드레퓌스 대위였다. 정보국의 수사관들은 '명세서'의 글씨가 드레퓌스의 것과 같다는 이유를 들어 그를 스파이로 점찍었다. 드레퓌스는 끝끝내 자기가 결백하다고 주장했다.
--- p.11
진보적인 세계관이 늘 승리하는 것은 아니지만 결정적인 순간에는 언제나 승리한다. 그리고 역사의 발전이란 늘 진보적 세계관의 승리에 의거해서 이루어진다. 드레퓌스 사건은 그것을 맹료하게 보여주는 사건중의 하나인 것이다.
--- p.23
전쟁은 많은 것을 바뀌 놓았다. 그 가운데서도 가장 눈길을 끄는 일은 아무래도 러시아에서 일어난 혁명이라 해야 할 것이다. 제정 러시아 정부는 반란과 혁명을 피하려고 서둘러 전쟁에 파고 들었지만 결국 제 무덤을 파고 말았다.
--- p.65
우선 이 책은 학교 교과서나 매스컴이 일반적으로 취하고 있는 것과 상당히 다른 시각을 취하고 있다. 미국은 좋은 나라 소련은 나쁜 나라 자본주의는 자유로운 평화 애호체제이고 사회주의는 인간성을 말살하는 침략 세력이라는 식의 맹목적 반공주의와 흑백 논리 아래서 현대사를 이야기하는 이상 우리는 20세기 후반의 세계를 변화시키고 있는 여러 가지 사건과 현상에 대해 결코 바르게 이해할 수 없다. 그러나 이같은 시각이 낯설거나 이단적인 것은 결코 아니다.
--- p.머리말
사람에 따라 다르게 볼 수 있겠지만 20세기는 인류가 민주주의를 더 넓게 그리고 더 철저하게 실현하여 온 시대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민주주의는 드레퓌스사건에서 재심 요구파를 이룬 바로 그런 사람들이 낡은 세계관과 철학을 가진 세력을 역사의 무대에서 밀어냄으로써 발전하였다. 이렇게 보면 드레퓌스사건은 프랑스를 싸움터로 삼아 이 두 세력이 벌인 피할 수 없는 한판 싸움이었으며 20세기에 들어선 첫걸음이었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 p.28
미국은 여러가지 면에서 독특한 나라이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기억할 만한 일은 원주민을 철저히 말살한 위에 세워진 유일한 나라라는 점이다. 종교적 박해를 피해 메이플라워호를 타고 아메리카로 건너온 청교도들은 처음에는 자유와 정의의 이름 아래 이 나라를 세웠지만, 미국의 건국사는 뒤집어 말하면 인디언 말살의 역사 그 자체이다. 원주민의 평화로운 삶을 송두리째 파괴하고 그들을 활량한 '보호구역'에 몰아넣었으며, 필사적인 그들의 저항을 참혹하게 쳐부순 학살의 역사를 미국인들은 자랑스런 '서부개척'의 역사로 기록하였다. 미국은 출발부터 전례없는 인종차별주의 위에 건설된 것이다. 그것은 유색인의 인간적 존엄을 부인하는 백인지상주의 사상이었다.
--- p.214
마르크스 레닌 주의를 종교적인 교의처럼 여기는 사람들은 자기의 맹목과 무지를 드러내는 것입니다. 우리는 그런 사람들에게 내놓고 점잖치 못한 말을 해야 합니다. '너의 교의는 똥만도 못하다.' 개똥은 들판에 거름으로라도 쓸 수 있고 사람 똥은 개가 먹을 수도 있다는 것을 우리는 압니다. 그러나 교의라는 것은 들판을 기름지게 할 수도 없고 개를 먹일 수도 없으니 무슨 쓸모가 있겠습니까?
--- pp. 177-178
'격리'는 강한 자가 약한 자에게 억지로 강요하는 것이다. 그러나 '분리'는 평등한 둘이 서로의 이익을 위해 자발적으로 하는 것이다. 우리 미국 흑인들이 백인에 종속되어 있는 한 우리는 언제나 백인에게 일자리와 의식주를 구걸해야 할 것이며, 백인은 우리의 생활을 규제하면서 언제든지 우리를 '격리'시킬 힘을 가지게 될 것이다.
--- p.296
3.15부정선거는 이같이 무능하고 부패한 정권을 유지하기 위한 발악이었으며,4월혁명은 이승만 정권의 부패와 무능, 독재, 가난과 불평등에 대한 민중의 항거였다. 그 항거가 부정선거를 계기로 폭발하여 민주혁명으로 승화한 것이다.그러나 이 혁명은 미완성으로 끝나고 말았다.1961년 5.16군사 쿠데타로 이승만 정권보다 더 혹독한 독재정권이 들어섬으로써 4.19정신이 모두 짓밟혀 버렸기 때문이다.
--- p.236
1894년 9월 어느 날, 프랑스 육군 참모본부 정보국 요원이 프랑스 주재 독일대사관 우편함에서 편지 한 장을 훔쳐냈다. 독일대사관 무관 슈바르츠코펜 앞으로 가는 봉투 안에는 프랑스 육군 기밀문서의 내용을 자세히 적은 '명세서'가 들어 있었고 보낸 사람은 누군지 알 수가 없었다. 그러잖아도 프랑스 군대에 대한 정보를 독일에 팔아먹는 스파이를 찾아내느라 골머리를 썩이고 있던 참모본부는 이 명세서를 만든 사람이 참모본부 안에서 일하고 있거나 적어도 그 가까이 있는 인물이라고 단정하고 조사를 벌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범인'이 붙잡혔다. 참모본부에서 일하고 있던 알프레드 드레퓌스 대위였다. 정보국의 수사관들은 '명세서'의 글씨가 드레퓌스의 것과 같다는 이유를 들어 그를 스파이로 점찍었다. 드레퓌스는 끝끝내 자기가 결백하다고 주장했다.
--- p.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