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내외를 촘촘한 네트워크로 연결한 철도와 이동성이 뛰어난 자동차는 중심지에 금융과 상업을 조직화하면서 도시를 성장시켰다. 이 시기에 도심은 도시 경제와 정치·문화 활동의 핵심이 되었고, 교통 서비스는 주거 지역의 입지를 고급·중급·저급으로 분화시켰다. 이렇게 해서 도시는 현대와 같은 공간 구조를 갖추기 시작했다.
--- p.28, 「현대도시의 마중물이 되어준 자동차」 중에서 중에서
교통혼잡이 아니라도 자동차를 타는 순간부터 우리는 자동차에 시간을 빼앗긴다. 신호등 앞에서 멈춰 기다려야 하며, 주차장을 배회하며 주차할 자리도 찾아야 한다. 어떤 경우에는 아예 주차할 공간을 못 찾아 수십 분을 잃어버리기도 한다. … 그러다보니 서울 같은 대도시에서는 대중교통이 인접한 곳을 주거지로 선호하게 되고, 이것은 도시의 비정상적인 주택 가격 문제를 유발한다.
--- p.81, 「인류의 시간과 생명을 빼앗는 자동차」 중에서
그런데 2015년 폭스바겐 배기가스 조작 사건이 터졌다. 디젤게이트라 불리는 이 사건은 10여 년간 클린 디젤로 세계를 열광시킨 폭스바겐이 유로6의 환경 기준을 통과하기 위해 질소산화물 저감 장치를 조작했다가 미국에 제소된 사건이다. 1,100만 대의 차종이 리콜된 디젤게이트는 내연기관의 한계를 분명하게 드러내면서 관련 자동차의 종말을 앞당긴 계기가 되었다.
--- p.98, 「자동차 완성업체의 위기」 중에서
테슬라 전기자동차의 가장 놀라운 점은 소프트웨어의 업그레이드로 기존 모델과 전혀 다른 별개의 자동차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마치 스마트폰의 새로운 기능이 네트워크를 타고 자동으로 업데이트되면서 새로운 폰으로 확장되는 것과 같다.
--- p.116, 「전기자동차 선발주자 테슬라」 중에서
운전기사가 없는 공유자율주행자동차는 지금보다 이용 요금이 훨씬 저렴하고 승차 거부가 없으며, 운행 기피 지역도 없다. 반면 자동차를 보유하려면 집에 주차장이 있어야 하고, 목적지에서 주차장을 찾아야 하며, 비싼 주차비까지 내야 한다. 이용의 편리성과 경제성 측면에서 모두 공유자율주행자동차가 비교 우위에 있다. 따라서 자기 차량에 대한 특별한 애착이 없는 한 자동차를 소유하는 일은 크게 줄어들 것이다
--- p.214, 「더 나은 도시를 만드는 공유자율주행자동차」 중에서
앞으로는 줄어든 주차장과 도로를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해야 한다. 아마도 사라진 주차장 부지에는 공원, 운동장, 노천카페, 도서관, 주민 커뮤니티 공간이 세워질 것이다. 줄어든 도로 공간에는 보행자나 자전거, 혹은 퍼스널 모빌리티를 위한 공간이 들어설 것이다. 도시는 각각의 특성에 맞는 공간을 확보하게 되며, 주차장과 도로는 도시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공간으로 탈바꿈하게 된다. 첨단 IT기술이 적용된 자율주행자동차 덕분에 미래 도시는 오히려 인간 친화적인 공간으로 가득차게 될 가능성이 높다.
--- p.247, 「도시 내 잉여 공간의 발생과 활용」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