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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히포크라테스를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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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히포크라테스를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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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1년 08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244쪽 | 327g | 145*215*20mm
ISBN13 9788952112170
ISBN10 89521121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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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정준기
교수, 서울대학교병원 핵의학교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 박사학위를 받았다. 서울대학교병원에서 내과 전공의 과정을 마치고 미국 NIH에서 방사성 단일클론항체를 연구하고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핵의학교실 주임교수, 방사선의학연구소 소장과 대학병원 핵의학과 과장을 역임하였다. 우리나라 핵의학 분야의 리더로 핵의학의 국내 보급과 세계화에 앞장서 대한핵의학회 이사장, 세계핵의학회 사무총장, 아시아지역 핵의학협력기구 회장을 역임하였다. 현재 아시아분자영상협의회 회장, 의학한림원 정회원으로 임상진료와 연구를 활발히 수행하고 있다.

미국핵의학회에서 ‘Outstanding Clinical Investigation Award’를 받았으며 대한핵의학회 공로상과 대한갑상선학회 범산학술상을 수상하였다. 국내 핵의학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데 선두적인 역할을 한 것을 높이 평가받아 2009년 대한의학회로부터 바이엘쉐링 임상의학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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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가에게 절대 음감이 필수적인 것처럼, 의사에게 인체 구조의 해부학 지식은 필수적이다. 해부 실습을 할 때 책에 설명되어 있는 구조와 비교하여 암기하다 보면 사람의 몸이라는 생각에서 멀어진다. 그래서 때로는 해부 실습 도중에 옆에서 밥을 먹는 일도 가능한 것이다. 과거에는 신원 미상의 사망자를 실습 대상으로 했으나, 지금은 숭고한 뜻으로 자기 몸을 기증한 사람이 대부분이다. 심지어는 의대 교수나 그 가족도 있다. 따라서 시신에 대한 의대생들의 예우는 각별하다. ---p.37

집이 먼 나는 시험 기간이면 학교 옆에 사는 의대 동기인 C군의 집에서 한두 달씩 머물면서 같이 공부하곤 했다. […] C군은 머리로, 나는 노력으로 공부하는 타입이었다. C군은 아이큐가 155로, 경기고등학교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고 의대에도 2등으로 입학한 수재였다. 그에 비하면 나는 평범한 머리로 꾸준히 노력하여 사립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운이 좋게 의대에 들어온 ‘보통사람’이었다.
우리 둘은 공부하는 방식에도 차이가 있었다. C군은 아랫목에 누워서 책을 보고, 나는 책상 앞에서 정좌를 한 채 공부하였다. 나는 중요한 부분은 책에 연필로 표시하고 반복하여 써 보면서 암기했는데, 내가 보기에 C군은 건성으로 책을 보는 것 같았다. 그러나 막상 시험 전에 비교해 보면, 그는 나보다 훨씬 많은 내용을 암기하고 있었다! 나는 더욱 잠을 줄여 가면서 공부해야 했고, 이런 나의 분투가 그에게 자극이 되어 서로 도움이 되었다.
본과 1학년 초에는 C군의 집에서 첫 쿼터 시험을 위해 두 달 동안 밤을 새워 가면서 공부를 했다. 우리보다 더 이상은 공부할 수 없다는 자부심을 가질 정도로. 첫 시험을 끝내고 모든 과목에서 A학점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우리 둘은 맥주로 미리 자축까지 하였다. 나중에 평균 B플러스 정도의 성적표를 받고는 기가 막히기까지 했다. 도대체 다른 학생들은 어떻게 공부했단 말인가! ---pp.37-38

개원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서울강남의료원에 파견을 나갔을 때의 일이다. 1977년 당시는 잠실에 주공아파트만 있었을 뿐 허허벌판이었는데, 작은 평수의 아파트라 젊은 부부가 대부분이어서 분만 사례가 많았다. 산부인과 전문의가 한 명뿐이라 밤중에는 인턴이 아기를 받았다. 어느 날 밤, 인턴인 B선생이 당직을 하고 있을 때 출산 경험이 있는 산모가 진통으로 응급실에 왔다. 분만실에 들어오자마자 갑자기 아기가 나왔고, B선생은 양수 때문에 미끄러운 나머지 그만 아기를 휴지통에 빠뜨리고 말았다. 휴지 사이에서 아기를 꺼내고 있는데, 누워 있던 산모가 아이는 건강하냐고 물었다. 그러자 그가 이렇게 대답했다고 한다. “네, 다이빙 선수가 되려나 봅니다.” ---pp.47-48

인턴은 ‘밥에는 걸신, 잠에는 귀신, 일에는 병신인 삼신(三神)’이라는 신 우스갯소리가 있다. 환자를 진료하고 간호할 뿐 아니라 검사를 위해 피를 빼고, 주사를 놓고, 검사 결과를 가져오고, 촬영한 필름을 찾아오고, 약을 처방하고, 병력과 검사 결과를 기록하는 등 온갖 일을 처리하다 보면 식사를 거르고 잠도 못 자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일에는 서툴러 이런 이야기까지 생긴 것이다. ---p.46

의업(醫業)은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직업이고, 사람의 생명은 무엇보다도 고귀하며 일회성이기 때문에 의료에서 실수는 용납되지 않는다. 이 말은 이론상으로는 맞지만, 현실적으로는 그렇지 못하다. 우리 의사들은 완벽한 신神이 아니기 때문이다. 의사들도 예기치 못한 실수를 하게 된다. 그럴 때면 환자나 보호자가 반발을 하지만 사실은 의사 자신이 더 괴로워한다. 내 경우에도 전공의 시절에 주사약의 1인 용량을 체중 1킬로그램당 용량으로 착각하여 정확히 50배나 더 투여해 문제가 된 적이 있었고, 동료 중 한 명은 좌우(左右)가 헷갈려 오른쪽 폐에 늑막액이 있는 환자의 왼쪽 폐에 주사침을 넣어 고생을 한 경험이 있다. 그 뒤부터 나는 약의 용량이나 병소의 좌우를 파악할 때면 몇 번씩 확인하는 강박적이기까지 한 습관을 가지게 되었다. ---pp.85-86

기초과학자는 진리 탐구라는 엄숙한 소명보다는 실험 자체에 재미를 느껴 열심히 연구하는 경우가 많다. 연구한 내용과 자료를 바탕으로 가설을 세우고 실험으로 사실 여부를 확인할 때 느끼는 희열은 상상을 초월한다. 나도 암세포를 이용한 첫 실험에서 세포결합 방사능이 예상대로 시그모이드 곡선을 보이는 것을 보면서 느꼈던 기쁨을 아직도 기억한다. 실험 자체만으로도 흥미가 있지만, 연구 결과가 인류 건강에 기여한다고 생각하면 더욱 신나는 일이 된다. […]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은 2017년에 세계 10위권에 진입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훌륭한 연구와 좋은 논문이 절대적으로 필?하다. 그 다음 해에는 내가 정년퇴직을 한다. 세계 10대 의과대학의 교수로 퇴임하는 영광을 꿈꾸어 본다. 그때까지 나에게는 아직 할 일이 남아 있다. ---p.115, p.118

비유하자면, 사람은 천장에 한 줄로 매달려 있는 거미와도 같다. 바람에 흔들려 불안한 거미는 쉬운 방법을 택해 한쪽 벽에 달라붙을 수 있다. 이 경우 ‘안정’은 찾을 수 있지만 전처럼 ‘자유’롭게 움직이지 못하고 벽면만 기어 다닐 뿐이다. 바람직한 방법은 자기 스스로 사방의 벽으로 거미줄을 쏴서 안정된 상태를 만드는 것이다. […] 연결된 거미줄이 많을수록 고독과 불안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큰데, 이를 ‘적극적인 자유’라고 한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자살은 부자유스런 안정을 거부하고 주위 벽에 거미줄을 치려 했으나 실패한 거미(즉 인간)가 선택한 파멸적인 탈출구라고 할 수 있다. 자살이 급증하고 있는 요즘, ‘적극적인 자유’를 깨닫고 실현할 수 있는 지혜가 현대인에게 필요하다.
---pp.187-1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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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디로 맑고 투명하다‘. 정준기’란 사람 그 자체가 그러하고 그의 글 모음도 그대로이다. … 정준기 교수의 글은 한 사람의 교수, 의학자의 글을 넘어서서 무섭게 변화하는 사회 속에서 황량해지는 현대인의 삶에 한 줄기 위안으로 다가온다. 인쇄물의 홍수 속에서 책다운 책을 찾기가 참으로 어려운 요즘, 그래서 이 책이 더 반갑다. 내 지도 학생들에게 권하는 필독서 리스트에 이 책 한 권이 추가되었다. 그들이 앞길을 헤쳐 나갈 때 좋은 나침반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조맹제 (교수,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정신과학교실)
중국 춘추시대 때의 사람인 관중(管仲)이“ 나를 낳아준 사람은 어버이지만, 나를 알아준 이가 포숙(鮑叔)이었다.”라고 말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나는 정준기 교수가 내게 그런 사람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다. 최근에 그가 의학전문지에 칼럼을 쓰게 되면서 글쓰기에 재미를 붙였다. 그에게 책을 내보라고 권했는데 정말 그럴 만큼의 글을 쓰게 되었다. 40년 동안 거의 같은 길을 걸어 온 벗이 지금까지 살아온 삶을 풍부하게 느끼며 진솔하게 적어 놓은 글들은 새삼스레 나 자신을 되돌아보게 한다.
조광현 (교수,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피부과학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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