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가지 안 되는 화학 원소가 우주 전체의 모든 물질을 이루고 있다. 의자의 나무, 해양을 채우고 있는 소금물, 따뜻한 피가 흐르는 사람, 그리고 광년 거리만큼 떨어져 있는 별의 뜨거운 기체 혼합물 등 이 모든 것들은 그것들을 이루고 있는 로 설명된다. 원자는 모든 물질을 만들어내는 기본 요소이다.
기원전 600년경, 그리스의 철학자들은 우주의 구성에 대해 깊이 생각했다. 그들은 모든 물질이 서로 밀도만 다를 뿐 물이나 공기 같은 몇 가지 요소만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생각했다. 기원전 450년경, 엠페도클레스는 모든 물질이 공기, 흙, 불, 물의 네 가지 기본 원소로 이루어져 있으며, 물질마다 이 네 가지 원소의 비율이 다르다고 믿었다.
그로부터 한 세기가 지난 후, 아리스토텔레스는 빈 공간을 채우는 물질로서 에테르를 제5원소로 추가할 것을 제안했다. 이 개념들은 천 년 동안이나 미발달된 화학 개념들을 좌우했고, 8세기에는 과학적 근거가 전혀 없는 유사 과학인 연금술이 성행했다. 연금술사들은 유명해졌다. 그들은 기본 금속을 금과 같은 귀금속으로 바꾸는 방법을 알아내려고 했으며, 인간의 수명을 연장하고 어떤 금속이라도 귀금속으로 바꿀 수 있는 연금약액(현자의 돌)을 찾는 데 관심을 기울였다. 물론 목표는 이루지 못했지만, 연금술사들의 노력으로 물질의 화학적 성질과 일반적인 화학반응에 대해 많은 것이 밝혀졌으며, 이는 결국 근대 화학으로 발전하게 되었다.
현대의 화학은 부피를 갖는 양을 가진 모든 물질의 조성과 성질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생물학, 물리학, 지질학, 보건과학, 물상과학, 지구과학 같은 다른 과학을 이해하려면 기본적으로 화학적 원리를 알아야 하므로 이 모든 분야가 화학을 필요로 한다. 화학은 몇 개의 분야로 나눌 수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분석화학이다. 또 화학이 적용되는 분야로도 나눌 수 있다. 예를 들면, 농업화학, 의료화학, 산업화학, 환경화학, 법정화학 그리고 대기화학은 모두 현대의 중요한 화학 연구 분야이다.
유기화학은 탄소 화합물에 대한 연구를 주로 하는데, 1개, 2개 혹은 3개의 탄소 원자가 서로 결합하는 독특한 성질을 가지고 있다. 탄소를 중심으로 하는 탄소 화합물은 식물이나 동물 혹은 석탄이나 석유 같은 생명체의 잔여물에서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유기화학을 생명의 화학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유기화학은 약품 제조를 연구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아스피린의 주요 성분인 화합물은 한때 버드나무 껍질에서 뽑아냈지만, 이제는 실험실에서 합성한다.
무기화학 부문은 탄소 원자를 중심으로 하지 않는 분자들과 그 분자들의 결합 그리고 화학반응을 연구하는 분야이다. 무기화학자는 산업용 무기화학 물질의 조작(예를 들어, 인공 비료를 위한 질소화합 같은)을 전문으로 할 수도 있다. 생화학은 살아 있는 생물 안에서 생기는 화학 작용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지방산의 연속 분해 작용에 대한 해석은 생화학 분야에 들어간다. 물질의 화학적 특성을 해석하고 일반적인 법칙으로 정리하는 원리를 연구하는 학문은 물리화학이라고 한다. 물리화학자들은 에너지에 초점을 맞추고, 화학반응, 반응 속도, 반응 과정을 연구하며, 고체, 액체, 기체 상태의 원자, 분자의 구조 그리고 변화 양상을 조사한다. 또 물리화학은 분자에 의해 에너지가 흡수, 방출되는 현상과 전기화학도 다룬다. 물리화학자는 냉장 시스템의 능률을 개선하는 시도도 할 수 있다. 분석화학은 정성 분석, 물질의 구성 성분 확인, 정량 분석, 물질의 조성 비율 등을 밝히는 연구를 한다. 분석화학의 예로는 색소 분리를 통해 대기 오염도와 성질을 측정하는 연구가 있다.
앞에서 말한 각각의 연구 분야는 아주 넓어서 화학자들이 어느 하나의 특정 분야에 초점을 맞추는 일이 드물다. 대다수의 연구들이 몇 개 분야에 걸쳐지거나 다른 분야와 협동하여 진행되므로 화학 분야의 연구 경계는 매우 복잡하다. 예를 들면 헤모글로빈과 같이 철 원자가 들어 있는 단백질 분자를 연구하는 연구원은 자신을 유기학자나 무기학자, 혹은 생물무기화학자로 생각할 수도 있다. 암석의 광물 성분 구성에 관심이 있는 분석화학자는 대학의 지질학과에서 일할 수도 있다. 또 국립기상대 대기화학 실험실에서 오존층의 방혈 과정을 공부하는 사람을 찾을 수도 있다.
이들이 쓰는 방법이나 전문 분야는 서로 다르지만, 모든 화학자들은 화학 원소, 기본 원자 구조, 그리고 원자 사이의 결합력에 관한 지식에 능숙해야만 한다. 화학 지식은 이 세상을 보는 비상한 통찰력을 갖게 해 주며 화학의 모든 분야에서 이루어지는 연구는 물질세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천재들의 과학노트-과학사 밖으로 뛰쳐나온 화학자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현대 화학의 발달에 공헌한 열 명의 흥미로운 과학자들을 소개한다.
18세기, 영국에서 태어난 조셉 프리스틀리는 타고난 철학자이자 성직자였다. 그는 ‘플로지스톤이 없는 공기’를 발견했고 기압과 관련된 화학에 진보를 가져온 몇 개의 장치를 발명했다. 프리스틀리는 사망할 때까지도 ‘플로지스톤 가설’을 옹호했으며, 물질이 타면 물질 내에 존재하는 플로지스톤이 빠져나간다고 믿었다.
같은 시대의 프랑스 화학자 라부아지에는 연소 작용의 원인은 바로 ‘산소’ 때문이라고 밝히며 플로지스톤 가설을 정면으로 부인했다. 라부아지에는 또한 현대 화학 용어의 기본이 되는 화학 명명법을 만들고, 최초의 화학 교과서를 저술했다.
하지만 화학의 토대는 영국의 철학자 존 돌턴이 1807년에 ‘원자론’을 제안함으로써 비로소 단단한 조직적 기반을 마련하게 되었다. 돌턴은 최초로 원자를 이라는 용어로 정의하고, 원자의 존재를 밝힐 증거를 모으기 위해 노력했다. 19세기 중반, 러시아의 화학자 드미트리 멘델레예프는 원소들을 배열하는 논리적 수단을 발견하고, 원자량이 증가하는 순서대로 원소 를 만들었다. 멘델레예프 이전에는 당시 알려져 있던 원소들의 목록이 무질서하게 흩어져 있었다.
20세기 초, 미국의 화학자 어빙 랭뮤어는 계면화학 연구를 통해 전구와 안경 렌즈의 제조 기술을 발달시키는 등 산업 분야에서 많은 화학 발전을 이루었다.
독일의 화학자 에밀 허버트 피셔는 분자 내에서 원자의 위치와 함께 방향성의 중요성을 강조했으며, 설탕과 단백질을 연구해 생화학 영역의 개척자들을 도왔다. 또 거티 코리는 설탕 대사의 경로 수단을 밝히고, 더 나아가 특정 효소의 결핍을 선천성 대사 이상의 유전과 연결시키는 등 생화학 영역을 싹틔우고 발달시켰다.
유기화학자들은 유기 화합물을 생명체에서만 얻을 수 있다고 믿었지만, 페르시 줄리앙 같은 합성의 대가는 유기 화합물을 인공적으로 합성했다. 그는 살충제나 약과 같이 현대 사회가 기대하는 많은 화학 물질을 제조하는 장치를 개발했다.
화학에 많은 기여를 한 훌륭한 화학자 라이너스 폴링의 가장 유명한 업적은 화학 결합의 본질을 밝힌 것이다.
구조화학자로서 70년 경력을 가진 도로시 호지킨은 많은 사람들이 너무 복잡하다고 생각한 분자의 구조를 밝히기 위해 X-선결정학의 한계를 끌어 올렸다.
시대가 다르고 연구의 세부 분야와 실제적 응용은 서로 다르지만, 지금까지 이야기한 화학자들은 과학의 선구자들임에 틀림없다.
---「머리말」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