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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장 속의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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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장 속의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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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7년 04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207쪽 | 238g | 128*188*20mm
ISBN13 9788988404744
ISBN10 8988404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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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오틸리 바이 (Othilie Bailly)
저널리스트, 작가, 심리학자. 전직 대기자 출신인 오틸리 바이는 기자 생활을 그만둔 뒤부터 글쓰기에만 전념했다. 해박한 지식과 직업의 경험을 바탕 삼아, 심리학 에세이에서부터 소설, 전기, 실화, 텔레비전과 영화의 대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의 글들을 썼으며, 특히 동물들과 역사 기행을 주제로 많은 책을 썼다. 이후 그녀는 아이들과 청소년들에게 눈을 돌려, 그들의 삶을 주제로 한 소설들을 쓰기 시작했는데, 이렇게 해서 나온 첫 책인 『벽장 속의 아이L'enfant dans le placard』는 그 강렬한 메시지와 충격적인 내용으로 프랑스 사회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며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뒤이어 출간된 『스스로 죽어가는 아이L'enfant qui se laissait mourir』, 『희생된 아이L'enfant sacrifie』, 『난 13살이다 그리고 난 자살할 것이다J'ai 13 ans et je vais me tuer』 등을 포함한 그녀의 책들은 15개국 언어로 번역되었으며, 지금도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는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고 있다. 오틸리 바이는 2003년 8월 세상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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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다. 아무것도 움직이지 않는, 아무것도 없는 벽장 속에 혼자다. 단지 피처럼 붉은 공포뿐. 마치 세상의 끝 같은, 소리와 빛과 엄마의 입맞춤으로 이루어진 세상의 종말과도 같은 공포뿐. 어둠 속에서 외로움에 떨며, 곰 인형을 꼭 끌어안은 채 장은 소리 없이 울부짖는다. 벽장문이 반쯤 열렸다. 빛이 동굴의 어둠을 삼키는, 아주 짧은 행복의 시간. 엄마의 손과 곰돌이와 벽장 속의 장이 함께하는 무대의 한 장면 같은.

엄마. 아이는 엄마를 향해 미소 짓는다. 손만 내미는 엄마에게는 보이지 않는 미소를. 그리고 애정 없는, 무심하고 소홀하기 짝 없는 한 손이 아이에게 뭔가 먹을 것을 내민다. "엄마아아!" 안간힘을 쓰면서, 주먹으로 발로 온몸으로 장은 닫힌 벽장문을 향해 돌진한다. 그러다 아이는 문에 돋은 나무 가시들에 생채기가 나고, 삐죽 튀어나온 못들에 여린 살을 찢긴다. 공포가 몸부림치며 울부짖는 아이를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 아이와 공포 둘뿐이다. 아파트엔 장과 공포 외에는 아무도 없다.

더 이상, 아이는 끝이 오리라는 걸 상상할 수 없다. 이 캄캄한 벽장 속에서 아이는 살았고, 살고 있고, 살 것이다. 내장이라곤 하나도 없는 어느 배 속의 태아처럼. "아니야, 엄마! 아니야!" 아이는 거짓말을 하는 게 아니다. 그건 아이가 아니었다. 어떤 반란이, 아이로부터 나온 반란이 소리 지르고, 울부짖게 한 것뿐이다. 엄마는 너무나 자연스럽게 '네 벽장'이라고 한다. 마치 '네 방'이라도 되는 것처럼.

더 이상 암흑의 공포가 아닌, 도저히 이해할 수조차 없는, 그러나 그 어떤 유령보다 끔찍한 모습을 한 낯선 공포. 어른들의 세계에나 있을 법한 관념적인 공포. 그것은 바로 엄마가 더 이상 날 사랑하지 않는다는, 미쳐버릴 것만 같은 공포다. 아이는 더 이상 생각이 없다. 있다면 단지 육체, 끔찍한 슬픔에 휘둘려 미칠 것같이 흥분한 육체뿐이다. 아이는 너무나 미약하지만 온 힘을 다해 벽장문을 두드린다. 손톱이 부서지고, 손가락 마디마디에서 피가 흘러내릴 때까지. 그리고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울부짖는다. 내보내달라고. 제발 이 감옥에서 꺼내달라고.

아이는 자신을 현혹하고 눈멀게 하는 그 빛을 보지 않으려고 눈을 감는다. 주변도, 자기 자신조차도, 온통 캄캄한 암흑 속에 잠기도록. 아이는 다시 벽장 모양의 배 속 태아로 돌아간다. 다시 태어날지 알 수 없는 태아로……
--- 본문 중에서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장은 5살 난 남자 아이다. 아빠가 "여행을 떠나" 다시는 돌아오지 않게 되자, 엄마는 새 아빠를 맞아들인다. 새 아빠는 다른 남자의 자식인 장을 눈엣가시처럼 여기며 미워하고 학대한다. 그러다 오줌을 쌌다는 이유로 장을 벽장 속에 가두어버린다. 엄마가 빵과 물을 벽장 속에 넣어준다. 대소변도 벽장 속에서 해결하게 한다. 울거나 소리를 내서도 안 된다.

끔찍한 공포와 외로움 속에서도 장은 언젠간 나갈 수 있으리란 희망을 품고 있다. 이따금 새 아빠가 벽장문 열쇠를 잊어버리고 안 가져가면, 엄마가 문을 열어주거나 씻겨준다. 엄마는 장이 가엾지만, 새 남편이 자기를 버리고 떠날까봐 두려워 장을 위해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

이복 여동생이 태어난 뒤, 상황은 극으로 치닫는다. 언젠가는 나갈 수 있으리라 생각하며 품었던 온갖 기대가 물거품이 되어 사라진다. 나아가 더 이상 엄마가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더 없이 참담하고 공포스런 현실이 아이의 눈앞에 펼쳐진다. 그렇게 세상에서 완전히 잊힌 존재가 되어버린 아이는, 생각도 감정도 희망도 힘도 잃어버린 채, 서서히 죽음의 나락으로 내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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