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ngman Dictionary of Contemporary English (이하 LDOCE)만큼 오랜 동안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은 사전도 드물 것이다. 그런 LDOCE가 이번 판에서는 깔끔한 편집과 인터페이스뿐 아니라 더욱 강력해진 CDROM 기능을 선보였다.
4판을 볼 때 가장 두드러진 것이 편집상의 변화이다. 좀더 '화려한' 외양을 가진 것을 한 눈에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좀더 과감한 색조를 사용하여 표제어, 정의, 표지(Signpost), 용례(usage) 등에 적용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런 디자인의 변화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LDOCE가 그간의 말뭉치(corpus)*의 확장, 전산언어학의 발달, 교육적 전문성과 경험을 종합하여 더욱 많은 정보를 더욱 직관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돋보이는 것은 연어(collocation)* 부분의 강화이다. 또한 CDROM이 대폭 강화되어 기존의 LDOCE 뿐 아니라 Longman Activator의 내용까지를 담고 있어 학습자들에게 더욱 강력한 영어학습 매체로 사용될 수 있으리라고 생각된다.
* 말뭉치(corpus)란 'corpora'의 복수형으로서, 대형의 컴퓨터를 기반으로 한 대량의 텍스트의 모음이다. 이는 언어 전체 혹은 그 일부를 대표적으로 나타내기 위한 것이다.
LDOCE의 구성요소흔히 사전을 "표제어-발음-뜻-예문"의 네 가지 요소로만 파악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많은 사전들을 살펴보면 이 요소들 외에 학습을 위해 꽤 많은 정보들이 제공되고 있음을 깨달을 수 있다. 여기에서는 LDOCE의 구성요소를 상세히 살펴보도록 하자.
1. 표제어: 말 그대로 단어가 제시된다.
2. Pronunciation: 발음이 제시된다.
3. Help with Meaning: 단어의 정의가 제시된다. 여기에는 사전 맨 뒤에 있는 약 2000개의 Longman 정의용 어휘(Longman Defining Vocabulary)만이 사용된다. 어휘의 의미가 여러 개의 영역으로 나누어질 경우 각각의 영역을 번호로 표시하고, 이 의미를 간략하게 표현하는 표지(Signpost)를 두어 쉽게 의미를 찾을 수 있도록 하였다.
4. Examples: 풍부한 예문들이 있다. 약 3억개의 단어로 이루어진 Longman Corpus Network가 이 예문의 원재료라고 할 수 있으며, 월드와이드웹(World Wide Web)을 이용한 예문 수집을 통해 단어의 새로운 의미를 추가하기도 하였다.
5. Grammar: 문법 요소의 설명이다. 품사, 기본적인 문법 패턴, 불규칙 동사형, 동사/명사/형용사의 변이형 등이 제시된다. 전치사 정보도 잘 제시되어 있다.
6. Collocation: 필자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이 연어(collocation) 부분이다. 연어라는 개념이 생소할 수 있을 것이다. 연어는 Longman 사전에서 정의된 대로 말하면 "특정 단어들이 함께 자주 사용되는 방식, 혹은 그렇게 자주 사용되는 단어들"이다. 쉽게 이야기하면 "짝꿍처럼 같이 붙어다니는 단어들의 모음"이라고 할 수 있겠다. 예를 들어 heavy rain / light rain 이라고는 써도 strong rain / weak rain 이라고는 쓰지 않는다. 이런 관계는 heavy/light/strong/weak/rain 각각의 단어를 안다고 해서 저절로 익혀지지 않는다. 연어(collocation)을 많이 접하고, 이를 자연스럽게 사용할 때 확실히 학습되는 것이다.
7. Idioms and Phrases: 숙어와 관용구를 소개해 놓았다. 파란 글씨로 표현되어 눈에 잘 띄게 되어 있다.
8. Phrasal Verb: 동사구들을 모아놓았다. 많은 동사들이 단독으로 쓰이기도 하지만 전치사, 부사등과 결합하여 쓰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Phrasal Verb 섹션도 눈여겨 봐두어야 한다.
9. Frequency: 'certainly'라는 말은 말할 때 많이 쓸까, 아니면 글을 쓸 때 많이 쓸까? Learn 동사는 'learn + 명사'의 형태로 많이 쓰일까? 아니면 'learn + to V'의 형태로 많이 쓰일까? 중고급 학습자들에게는 이런 궁금증이 생길 법하다. 이럴 때 빈도수(Frequency) 섹션을 보면 그 의문을 풀 수 있을 것이다.
10. American & British English: 영국영어와 미국영어가 발음상 혹은 철자상 차이가 있을 경우 이를 설명해 놓았다.
11. Register: Register란 개념이 생소할지도 모르겠다. Register란 언어가 사용되는 특정한 조건을 포괄적으로 지칭하는 말이다. 형식을 갖춘 단어와 일상적인 단어, 의학 용어, 문학용어 혹은 전문용어 등을 따로 표시해 놓았다. 예를 들어 EFL(English as a Foreign Language)이란 말은 영어교육에서 사용되는 전문용어이기 때문에 단어에 'technical'이라는 표지가 붙어있다.
12. Spoken English: 단어가 주로 말을 할 때에 국한하여 사용된다면 이를 Spoken Phrases라는 섹션으로 묶어서 제공한다.
13. Help Usage: 어떤 경우 fault를 사용하고 어떤 경우에 mistake를 사용할 것인가? 사람들이 이런 용법에서 흔히 저지르는 오류는 무엇일까? 용법(usage) 섹션에서 이런 질문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있다.
이밖에도 LDOCE는 많은 요소들을 제시한다. 이 모든 것들을 단숨에 공부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겠지만, 사전에 어떤 요소들이 담겨져 있고, 어떻게 그것을 끄집어낼 수 있는지를 알고 있는 것은 영어 학습자들에게 매우 중요한 지식이라고 할 수 있다.
CDROM FeaturesCDROM은 LDOCE의 모든 텍스트를 담고 있으며 부가적으로 약 8만여개의 예문들이 들어있다. 또한 언어 이해가 아니라 언어 생산 특히 말하기를 위한 사전인 Longman Activator를 포함하고 있다. 이외에도 많은 연어 정보들과 백과사전 정보를 담고 있어 컴퓨터에 설치하여 매우 유용하게 쓸 수 있다.
사전을 통한 자기만의 학습 전략을 만들어 보자이상에서 LDOCE에 대해 간단히 살펴보았다. 내용적으로나 디자인적으로나 많은 발전이 있었고, CDROM도 많은 기능들을 가지고 돌아왔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사전이 나에게 있다'라는 사실이 아니라 '사전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라는 학습전략이다. 의욕적으로 사전을 구입했다가도 결국 구석에 처박아놓는 경우가 비일비재하지 않은가!
오늘 사전을 책상 앞에 펼쳐두자. 그리고 늘 그렇게 그 자리에 펼쳐두고 공부를 해보자. 컴퓨터를 이용한다면 자기만의 암기 노트를 여러 가지 방법으로 만들어보자. 웹사이트를 서핑하면서 바로바로 막히는 부분을 해결하는 읽기 습관을 들이는 것도 좋다. (물론 모른다고 무조건 사전만 찾는 것은 좋지 않다는 것도 사실이지만!) 사전은 참고서(reference)다. 참고서의 생명이 얼마나 자주 참고되느냐에 달려 있지 않은가.
글: 김성우 (gaia92@dreamwiz.com /
http://www.efltod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