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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행복하게 하는 단 하나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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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행복하게 하는 단 하나의 시

: 지치고 힘든 당신에게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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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05월 07일
쪽수, 무게, 크기 256쪽 | 408g | 142*210*20mm
ISBN13 9788957751961
ISBN10 89577519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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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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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맞는 친구 몇 명과 파전에 막걸리 한 사발이면 행복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구겨진 양철 주전자가 퍽 우리와 같다며 깔깔거리던 시절, 저는 청춘이란 늘 목을 마르게 하는 무언가일 거라 생각했습니다. 사람들은 목표를 향해 달려 나가기만 하면 된다고 말할 뿐 어디로 어떻게 가야 하는지는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길을 찾기 위해서 길을 잃어야만 했던 시절이었습니다.
지난한 길이었습니다. 끝 모를 불안감에 베갯잇을 적시던 청춘에게는 손을 잡아줄 무언가가 필요했습니다. 동행은 가장 힘들 때가 되어서야 찾아오지요. 그때 만난 영화, [일 포스티노] 속 ‘파블로 네루다’의 시 한 편은 저의 가슴을 치며 저를 위로해 주었습니다 --- p.4

단추를 채워보니 알겠다
세상이 잘 채워지지 않는다는 걸
단추를 채우는 일이
단추만의 일이 아니라는 걸
단추를 채워보니 알겠다
잘못 채운 첫 단추, 첫 연애 첫 결혼 첫 실패
누구에겐가 잘못하고
절하는 밤
잘못 채운 단추가
잘못을 깨운다
그래, 그래 산다는 건
옷에 매달린 단추의 구멍 찾기 같은 것이야 --- p.54

마찬가지로 삶 또한 단춧구멍을 찾는 일처럼 작은 데서부터 비롯된다. 우리가 가끔 단추를 잘못 채우는 실수를 하듯이 세상살이 역시 마음먹은 대로 채워지지 않는 법이다. 잘못 채운 단추가 잘못을 깨운다. 마음속에 잘못 채운 단추 하나쯤 품고 있다면 이참에 슬며시 꺼내어보자. 어쩌면 우리도 그 단추를 통해 세상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니. --- p.56

그러니까 그 나이였어…… 시가
나를 찾아왔어. 몰라. 그게 어디서 왔는지
모르겠어. 겨울에서인지 강에서인지.
언제 어떻게 왔는지 모르겠어.
아냐. 그건 목소리가 아니었고, 말도
아니었으며, 침묵도 아니었어.
하여간 어떤 길거리에서 나를 부르더군.
밤의 가지에서,
갑자기 다른 것들로부터
격렬한 불 속에서 불렀어.
또는 혼자 돌아오는데 말야
그렇게 얼굴 없이 있는 나를
그건 건드리더군. --- p.92

파블로 네루다는 민중을 사랑한 칠레의 민중 시인이자 천재적인 서정 시인이다. 그는 감각적인 언어와 초현실적인 표현으로 사소한 것조차도 심오한 아름다움을 가지게 한다. 네루다는 “시는 어둠 속을 걸으며 인간의 심장을, 여인의 눈길을, 거리의 낯선 사람을, 해가 지는 석양 무렵이나 별이 빛나는 한밤중에 최소한 한 줄의 시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과 대면해야 한다.”고 말한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 흐르는 이 ‘시詩’는 우리가 매일 보는 하늘과 유성, 논밭과 어둠, 밤과 우주 그리고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언어가 시가 되는 그 순간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 p.96

1월 1일 아침에 찬물로 세수하면서 먹은 첫마음으로
1년을 산다면.
학교에 입학하여 새 책을 앞에 놓고
하루 일과표를 짜던 영롱한 첫마음으로 공부를 한다면.
사랑하는 사이가,
처음 눈이 맞던 날의 떨림으로 내내 계속된다면.
첫 출근하는 날,
신발 끈을 매면서 먹은 마음으로 직장일을 한다면.
아팠다가 병이 나은 날의,
상쾌한 공기 속의 감사한 마음으로 몸을 돌본다면.
개업날의 첫마음으로 손님을 언제고
돈이 적으나, 밤이 늦으나
기쁨으로 맞는다면. --- p.226

어제보다 나은 내일을 위해 우리는 새해 벽두부터 계획을 세운다. 어떤 이는 금주나 금연을 다짐하기도 하고 또 어떤 이는 운동을 시작하기도 한다. 첫사랑, 첫 출근, 첫 월급처럼 누구에게나 ‘처음’은 설레는 기억이기 마련이다. 무언가가 내 첫 번째가 된다는 것, 반대로 내가 무언가의 첫 번째가 된다는 것은 쉽게 잊히지 않는 만큼 소중하고 빛나는 일이다. --- p.228

우리의 인생에는 두 번이란 없다. “두 번 일어나는 것은 하나도 없고 / 일어나지도 않는다. 그런 까닭으로 / 우리는 연습 없이 태어나서 / 실습 없이 죽는다.” 우리가 흘려 버린 하루는 되돌아 오지 않는다. 매일 우리를 맞이하는 서로 닮은 두 밤夜도 두 번의 입맞춤도 하나 같은 두 눈맞춤도 없다.
그렇기에 시인은 말한다. 지금 이 순간이 가장 소중하다고. 비록 우리가 함께하는 지금 이 시간이 다시 오지 않더라도 마음속에 감춰둔 사랑을 꺼내야 한다고.
--- p.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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