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이 '현대문명진단'이라는 거창함에 민망함을 느끼지만, 이 시대를 관철할 수 있는 혜안을 지니지 못한 나로서는 독자들과 더불어 장님 코끼리 다리 만지듯 갖가지 정보를 더듬으며 '현대 문명'이라는 거대한 존재의 정체를 함께 생각하는 기회를 갖자는 것이 이 만화를 시작하게 된 동기였다.
--- 머리말 중에서
이러한 `예언 상품화`에 대해 영국 타임스는 한마디 하기를 미래학자들이 장사의 눈으로 점쟁이판을 벌이고 있다! 미래 예견업자(?) 중에는 솔직한 고백을 하는 이도 있다. 오늘 내가 한 예언을 2년 뒤 나 스스로 배를 잡고 비웃을지도 몰라. 그러나 큰 돈을 주고 예언을 사들인 기업들은 이를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이들 기업은 돈이 많으며 영향력도 엄청나기 때문에, 사들인 예언을 현실화할지도 모르므로, 그들의 `예언`은 꼭 들어맞는 `참`이 될지도 모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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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화장품 산업이 번창한다. 옛날 화장을 타락한 여성의 상징처럼 여기던 시대가 있었다. 그러나 이제 와서 화장은 여성의 필수처럼 되었고 최근에 와서는 여자 중고생은 물론, 국민학교 상급생 여자아이들도 기초 화장품 몇가지는 사용하고 있다. 그런데 이보다 한술 더 떠 유럽에선 어린이 화장품 시장이 폭발적인 성장을 하고 있는데...
--- p.182
비트겐슈타인은 논리, 실증주의 등 과학주의 철학의 위험을 지적하면서(말칸 : '봐라, 여기 논리적인 증명이 가능하지 않느냐?' ' 그것이 심오한 진리의 세계를 증명할 수 있다고 보는가?') 동시에 형이상학자들의 말들도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순수 이성이란 주체적 사유의......' '혼자 만들어내고 혼자 이해하는 말들은 '언어놀이'에서 아무런 역할도 못해. 말장난이야......') 철학이 논리학의 심오한 진리에 대해서나 떠들어대고, 일상문제에 대해 올바른 사고력을 길러주지 못하다면, 철학은 아무런 소용도 없다.('그렇다면 선생에게 철학이란 무엇입니까?' ' 언.어.비.판!')
20세기 최대의 철학자로 추앙받는 루드비히 비트겐슈타인...... 그는 철학의 주제와 방법을 '존재'나 '사유'로부터 '언어'로 옮겨왔다는 점에서 큰 의무를 부여받았으며, 현대 철학의 방향을 크게 바꾸었던 거인이었다. ('애고, 이제부터 말 조심해야겠네!''거 봐, 말 속에 우주가 들어있다지 않아?' '웅변은 은이요 침묵은 금이로다.')
--- p. 253
더욱이 국제화가 절박한 우리의 현실에서 폭넓은 세계 정보의 흐름을 단편적이나마 해외 언론을 통해 입수하여 독자들과 공유할 수 있었음에 크나큰 긍지와 보람을 느끼기도 한다.
--- p.머리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