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국어 습득 과정에서 보듯 언어 능력은 듣기에서 출발해 말하기로 나아가며, 이후 읽기로 이어져 쓰기로 완성되기에, 읽기 능력이 듣기 능력을 앞서는 이러한 상황은 매우 부자연스러운 것이다. 이러한 불균형을 해소하지 못한다면 영어를 자유롭게 구사하기란 요원한 일이다.
--- pp.11~12
언어 습득의 관건은 일상화에 있다. 듣기든, 말하기든, 읽기든, 쓰기든, 일상화가 이루어질 때 자연스레 숙달이 되기 마련이다. 우리가 모국어를 익히는 과정이 바로 그러하며, 모국어가 아닌 언어의 경우 듣기의 일상화는 대화보다는 콘텐츠에 의지하는 바가 크다. 따라서 일상화에 유리한 콘텐츠, 즉 재미있는 콘텐츠를 선택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 pp.12~13
웹소설이란 인터넷이나 스마트 기기 애플리케이션 등에서 연재되는 소설류를 총칭하는 것으로, 연재소설의 특성상 사건 위주의 빠른 전개를 보이며, 작은 모바일 화면과 짧은 휴식 시간을 활용하는 소비 패턴에 최적화된 쉽고 간결한 문장을 특징으로 한다. 무엇보다도 웹소설은 무척 재미있다. 영어권 웹소설의 경우 국내만큼 시장이 활성화되어 있진 않으나 근래 몇 년간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는 게임 소설(LitRPG)을 중심으로 인기작들이 정식으로 출간되고 오디오북으로 제작되는 등 활기를 더해 가고 있다.
--- pp.15~16
오디오북은 이동 중이나 운동할 때도 들을 수 있으며 외부 활동 시 무거운 책을 소지할 필요가 없다는 편리함 덕분에 영어권에선 오래전부터 대중적인 인기를 누려 왔다. 특히 베스트셀러 중에선 오디오북이 출간되지 않은 도서를 거의 찾아 볼 수 없을 정도로 일반화되었고, 정확한 발음과 훌륭한 연기력으로 일인 다역을 소화해 내는 내레이터들의 고도의 전문성은 종종 감탄을 자아내기에 부족함이 없다.
--- p.35
두말할 필요 없는 최고의 작품. 해리와 론, 헤르미온느 삼총사의 모험은 너무나 유명해서 굳이 소개할 필요가 없을 정도이며, 아이는 물론 어른이 읽기에도 흥미진진한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배경과 건물, 사소한 물건들 하나까지 마법적으로 재창조된 상상력 넘치는 세계관, 매력적이고 인상적인 캐릭터들, 판타지, 미스터리, 추리, 스릴러를 오가는 눈을 뗄 수 없는 전개와 놀라운 짜임새 등 시대를 초월해 앞으로도 오랫동안 사랑받을 명작. (…) 재미있는 소설의 기준점이 될 만한 작품으로 영화를 본 후에 보아도 여전히 재미있다. 오디오북 역시 인상적으로, 발음이 분명하면서도 자연스레 몰입을 유도하는 편안한 목소리에 푹 빠져 듣다 보면 어느새 다음 권을 찾게 되는 마법 같은 작품.
---「오디오북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중에서
근래에 출간된 영어권 웹소설 중 가장 재미있는 작품 중 하나로, 공들여 쓴 장면 하나하나가 모두 생기 넘치고 흥미진진하다. 익숙한 소재들을 창의적으로 활용하는 빼어난 사례를 보여 주는 훌륭한 작품. 저마다 자신의 색깔과 이야기를 가진 선명한 캐릭터들의 조합이 만들어 내는 여러 인상적인 장면들과 따뜻하고 감동적인 순간들, 조마조마한 전투 장면 등 놓치기 아까운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 대학 1학년생 나오미는 어느 날 낯선 세상에서 눈을 뜬다. (…) 생존을 위한 사투에서 레벨업과 스킬들을 제공하는 시스템의 존재는 든든한 우군이라 할 수 있지만, 새로 얻은 특정 스킬의 정보창을 통해 소름 끼치는 무언가가 말을 걸어오는 듯하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보금자리에 정착해 조금씩 이 알 수 없는 세계에 적응해 가는 동안 서서히 실체를 드러내는 미스터리들이 흥미를 고조시키며 거대한 퍼즐을 구성하는 단서들을 하나씩 제공해 나간다.
---「오디오북 퀸 인 더 머드」중에서
빠르고 경쾌하며, 초현실적이다. 화려한 그라피티를 연상케 하는 현란한 영상과 속도감 있는 전개, 신나는 음악과 음향, 개성이 넘치다 못해 이질적이기까지 한 캐릭터들을 한 화면 내에 녹여 내는 놀라운 솜씨, 짜임새 있는 이야기와 유머, 멋진 액션 등 현세대가 대중 예술에 바라는 거의 모든 것들이 두 시간 동안 눈앞에서 폭발한다.
---「애니메이션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중에서
훌륭한 배우와 제작진, 그리고 이야기가 만났을 때 어떤 마법 같은 일이 벌어지는지 보여 주는 보석 같은 작품. 누구라도 응원할 수밖에 없는 꿈 많고 강인하며 생기 넘치는 한 소녀가 역경을 극복하며 그토록 염원하던 바람들을 하나씩 이루어가는 과정을 조마조마하게 지켜보다 보면 알 수 없는 행복감이 가슴을 가득 채운다. (…) 배우들의 섬세한 연기와 세심하게 배치된 장면들, 시골 마을의 수려한 풍광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앤의 대사들이 빠른 편이나 발음이 명확해 적응이 되면 그리 어렵지 않으므로, 그녀의 재잘재잘 희망찬 이야기들에 귀를 기울여 보도록 하자.
---「드라마 빨간 머리 앤」중에서
첫 에피소드의 작은 놀라움으로 시작해 한 편 한 편 이야기를 더해 나가며 지극한 감동을 선사하는 놀라운 이야기. (…) 새롭게 더해지는 이야기들이 기존의 이야기들에 올올이 얽혀 들며 밀도 높은 이야기를 완성해 가는 기적 같은 스토리텔링의 명작 드라마. 서른여섯 생일을 맞은 이들의 이야기가 차례로 펼쳐진다. 만삭의 아내 레베카와 작은 파티를 즐기는 잭, 비만과 싸우는 케이트, 친부를 찾은 랜들, 변화를 꿈꾸는 TV 배우 케빈. 각자의 삶을 살아가는 이들이 교차하고 어우러지면서 숨은 이야기들을 양파 껍질 까듯 하나씩 풀어 놓는다. 인간에 대한, 삶에 대한, 죽음에 대한, 과거와 현재, 미래에 대한, 그리고 ‘우리’에 대한 가슴을 울리는 아름다운 이야기.
---「드라마 디스 이즈 어스」중에서
데이미언 셔젤 감독의 2014년 작품. 캐릭터들이나 극단적인 교습 방식에 대한 평가는 관객에게 맡겨 둔 채 압도적인 결말을 향해 한 치의 흐트러짐 없이 나아가는 걸작 음악 영화. 완벽한 연출과 음악, 연기가 빚어낸 이 광기 어린 작품의 흡입력은 견줄 만한 작품이 드문 수준으로 영혼까지 빨려 드는 듯한 마지막 장면들은 영화사에 남을 장면들이라 할 만하다. 뉴욕의 명문 음악원의 학생 앤드류는 위대한 재즈 드러머가 되길 갈망한다. 폭력적인 언사로 학생을 극한까지 몰아세우는 폭군 플레쳐의 밴드에 들어가게 된 그는 매 순간 한계를 시험당하며 피 터지는 연마의 나날을 보내게 된다. 정적을 꿰뚫는 번갯불 같은 드러밍이 의식을 관통하며 영화와 음악 두 예술 장르의 한계를 넘보는 극한의 체험을 선사한다.
---「영화 위플래쉬」중에서
데이미언 셔젤 감독의 2016년 작품. 뮤지컬 로맨스의 고전적인 형식에 현대적인 요소를 결합해 우아하면서도 생동감 넘치고 친근하면서도 지극히 창의적인 놀라운 작품을 만들어 냈다. 사계의 상징성을 활용한 단순한 구성에 밀도 높은 이야기를 촘촘히 배치한 후 뮤지컬과 재즈, 근사한 두 배우와 감초 같은 다른 연기자들, 몽환적인 영상미를 더해 꿈꾸는 이들에 관한 이야기를 황홀하게 그려 낸 한바탕 꿈같은 이야기. 그 외의 작품으론 [퍼스트맨](2018) 등이 있다. 어느 할리우드 스튜디오 내 커피숍에서 일하며 배우의 꿈을 키워 가는 미아와 순수한 옛 재즈에 관한 열정을 간직한 채 행사장을 전전하는 가난한 재즈 피아니스트 세바스찬. 두 사람의 만남과 사랑, 꿈과 현실, 인생의 아이러니 등이 운명적 우연들로 가득한 낭만적 이야기를 통해 흘러간 문화에 대한 향수를 자극하며 생기 넘치는 배우들의 노래와 몸짓을 통해 화사하게 펼쳐진다. 뮤지컬의 형식을 취했으나 영화 자체가 재즈인 신비로운 작품. 헤어 나올 수 없는 마지막 장면들에 기어이 넋을 잃고야 만다.
---「영화 라라랜드」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