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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2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144쪽 | 254g | 150*210*10mm
ISBN13 9788963012988
ISBN10 8963012980

중고도서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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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판매자 :   수뗑이   평점4점
  •  출간 20230215, 판형 150x210, 쪽수 144
  •  특이사항 : 단비청소년 문학-청소년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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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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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방 앞주머니에서 휴대용 약병을 꺼냈다. 덜덜 떨리는 손으로 뚜껑을 어렵사리 열었다. 물이 없어서 약부터 먼저 삼켰다. 이 약은 중학교 다닐 때부터 먹었던 것 같다. 무슨 일로 먹기 시작했는지는 생각나지 않는다. 마치 칼로 도려낸 듯 기억 속에서 그 부분만 삭제된 상태다.
--- p.8

세희는 손을 부들부들 떨었다. 채팅창에 올라오는 글들은 여전히 칼날을 품은 채 개쉨을 공격했다. 그러고는 자신이 알고 있는 가장 독한 말들을 마지막으로 남긴 채 하나둘씩 채팅방을 나갔다. 세희는 중간쯤에 아무 말 없이 나갔다. 호흡이 널뛰듯 엉망진창으로 흘렀고, 머리가 아팠다. 자정이 될 때까지 안절부절못하며 서성였다. 혼자 남아 있을 개쉨이 걱정스러웠지만 다시 들어갈 배짱은 없었다. 교실에서 가끔 벌어지는 왕따나 은따하고는 비슷하면서 달랐다. 이 게임은 같은 반 학생들이 모두 참가했고, 싸킹이 주도하는 대로 굴러갔다.
--- p.22

세희는 덜덜 떨리는 팔을 뻗었다. 친구들이 모은 손까지 닿기에는 힘이 부족했다. 그러자 포갠 손들이 세희 쪽으로 움직였다. 그래서 네 손이 간신히 모였다.
--- p.67

세희는 그 문장을 쓰고 난 뒤 휴대폰을 떨어뜨렸다. 증거, 증거, 증거, 이 단어를 가장 많이 썼다. 그럼에도 왜 이런 반응을 보이는지 아직 모르는 상태였다. 예전에는 불안하고 답답했는데 이제는 알고 싶었다. 다인이 보여 준 무소음 영상처럼 가장 중요한 한 가지가 빠진 채 삶이 굴러가는 것 같았다. 어떻게든 벗어나고 싶었다. 무엇 때문에 힘든지 그 사실을 확실히 안다면 고칠 가능성도 높아질 것 같았다.
--- p.94

이제는 괜찮겠지, 이만하면 됐겠지 하면서 버텼다. 하지만 선배는, 아니 가해자는 멈추지 않았다. 전학을 두 번 갔고, 이사도 했지만, 용케 세희를 다시 찾아냈다. 세희는 필사적으로 도망 다녔다. 기억을 지우고 누군가 쫓아오지 못하도록 애썼다. 이제 그런 방법으로는 멈출 수 없다. 다른 방법이 필요했다. 싸킹을 멈추게 했듯 가해자가 나쁜 행동을 멈추게 해야 한다. 세희는 주먹을 꼭 쥐었다.
--- p.132

세희는 종이비행기를 힘껏 날렸다. 그리고 큰 소리로 노래 불렀다. 비행기는 포물선을 그리며 앞으로 나아갔다. 그러다 무대에 닿지 않고 떨어지면, 앞자리에 앉은 사람이 주워서 다시 날렸다. 하늘을 날다가 떨어지는 종이비행기도 다시 날아오를 수 있다. 혼자라면 힘들 것 같은 일도 누군가 옆에 있다면 할 수 있다. 세희는 몇 번씩 다시 날아올라 무대로 다가가는 종이비행기에 눈길을 고정했다.
--- p.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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