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메뉴
주요메뉴


네루다 시선
중고도서

네루다 시선

정가
12,000
중고판매가
24,860
상태?
사용 흔적 약간 있으나, 대체적으로 손상 없는 상품
YES포인트
배송안내
  • 배송비 : 3,000원(선불) ?
  • hsm279에서 30,000원 이상 구매 시 무료배송
  • 도서산간/제주지역의 경우 추가 배송비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구매 시 참고사항
  • 중고샵 판매자가 직접 등록/판매하는 상품으로 판매자가 해당 상품과 내용에 모든 책임을 집니다.

  •  한정판매의 특성상 재고 상황에 따라 품절 가능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4년 01월 06일
쪽수, 무게, 크기 304쪽 | 128*188*30mm
ISBN13 9791130411989
ISBN10 1130411982

중고도서 소개

사용 흔적 약간 있으나, 대체적으로 손상 없는 상품
  •  판매자 :   hsm279   평점4점
  •  특이사항 : ```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배회

때로는 사람으로 사는 게 지긋지긋할 때가 있다.
어깨를 축 늘어뜨리고, 멍하게, 양복점이나 영화관에
들어갈 때가 있다, 시원(始原)과 재의 물 위를
떠다니는 펠트 백조처럼.

이발소 냄새는 나를 소리쳐 울게 한다.
난 오직 돌이나 양털의 휴식을 원할 뿐,
다만 건물도, 정원도, 상품도, 안경도,
엘리베이터도 눈에 띄지 않았으면 좋겠다.

내 발이 내 손톱이 내 머리칼이
내 그림자가 꼴 보기 싫을 때가 있다.
때로는 사람으로 사는 게 지긋지긋할 때가 있다.

그러나 붓꽃 한 송이를 꺾어 공증인을 깜짝 놀라게 한다거나
수녀의 귀싸대기를 후려갈겨 저세상으로 보내 버린다면
얼마나 통쾌할까.
꽥꽥 소리를 질러 대며 시퍼런 칼을 품고
거리를 활보하다 얼어 죽는다면
얼마나 근사할까.

나는 더 이상 어둠 속 뿌리이고 싶지 않다.
떨며, 꿈결인 듯 몸서리치며, 아래로,
대지의 축축한 내장 속으로 길게 뻗은 채,
매일매일 빨아들이고 생각하고 먹어 치우는.

내게 닥칠 그 숱한 불행이 싫다.
더 이상 뿌리와 무덤이고 싶지 않다.
쓸쓸한 지하실이고 싶지 않다, 시체 그득한 창고이고 싶지 않다.
뻣뻣하게 얼어붙은 채, 신음하며 죽어 가고 싶지 않다.

내가 죄수의 얼굴로 도착하는 걸 보면
월요일은 석유처럼 불탄다.
하루가 흐르는 동안 월요일은 찌그러진 바퀴처럼 울부짖다가
밤을 향해 핏빛 발걸음을 옮긴다.

그리고 나를 밀어붙인다, 구석으로, 축축한 집으로,
창문으로 뼈다귀가 튀어나오는 병원으로,
식초 냄새 풍기는 구둣방으로,
갈라진 틈처럼 무시무시한 거리로.

내가 증오하는 집들의 문에 걸린 소름 끼치는
창자들과 유황색 새들이 있다.
커피 주전자에 잊고 처박아 둔 틀니가.
수치와 공포로 울어야 했을
거울들이 있다.
도처에 우산이, 그리고 독약이, 배꼽이 있다.

나는 태연하게 거닌다, 눈을 부릅뜨고, 구두를 신은 채,
분노하며, 망각을 벗 삼아,
걷는다, 사무실과 정형외과용 의료용품점들을 가로지른다,
그리고 철사 줄에 옷이 널려 있는 마당을 지나친다.
팬티와 타월과 셔츠가 더러운
눈물을 뚝뚝 흘리고 있다.
--- 본문 중에서

○그 이유를 말해 주지

너희들은 물을 것이다. 라일락은 어디에 있냐고.
양귀비로 뒤덮인 형이상학은?
또 종종 낱말들을
두들기며 구멍과 새들을
한가득 만들어 놓던 빗줄기는?

내게 일어난 일을 너희들에게 낱낱이 말해 주마.

나는 종(鐘)과
시계와 나무들이 있는,
마드리드의 한 구역에 살았다.

그곳에선 가죽의
대양(大洋) 같은 카스티야의
메마른 얼굴이 바라보였다.
제라늄이 사방에서
꽃망울을 터뜨렸기 때문에 나의 집은
꽃들의 집이라고 불렸다. 개와
아이들이 뛰노는
아름다운 집이었지.
라울, 기억하는가?
라파엘, 그대도 기억하지?
페데리코, 땅속에서,
그대도 기억하는가,
유월의 햇살이 그대 입속의 꽃들을 질식시키던
발코니가 있는 나의 집을?
형제여, 형제여!

큰 목소리로 외치는
모든 것들, 상품들의 소금,
고동치는 빵 덩이들,
메를루사 사이에 조각상이 창백한 잉크병처럼
서 있던 아르구에예스 우리 동네의 시장들.
숟가락에 올리브유가 넘쳐흘렀고,
거리엔 손발의 깊은 맥박
가득했다.
미터, 리터, 삶의
예리한 본질,
켜켜이 쌓인 생선,
풍향계도 지치는
차가운 태양이 걸린 지붕들의 짜임새,
흥분한 감자들의 섬세한 상아(象牙),
굽이치며 바다로 굴러가는 토마토의 물결.

그런데 어느 날 아침 그 모든 것이 불타고 있었다.
어느 날 아침 땅에서
화톳불이 치솟아 사람들을
집어삼켰다.
그리고 그때부터 불길이,
그때부터 화약이,
그때부터 피가.

무어인들과 비행기를 탄 불한당들이,
공작부인들과 반지 낀 불한당들이,
축복의 말을 퍼붓는 검은 수도사들과 불한당들이
하늘을 통해 아이들을 죽이러 왔다.
그리고 거리마다 아이들의 피가
넘쳐흘렀다, 아이들의 피처럼, 단순하게.

자칼들도 멸시할 자칼들아,
메마른 엉겅퀴도 물었다가 뱉어 버릴 돌멩이들아,
독사조차 증오할 독사들아!

나는 스페인의 피가
너희들에 맞서 솟구쳐
긍지와 칼의 도도한 물결 이루며
너희들을 익사시키는 것을 보았다!

반역자
장군들아.
폐허가 된 나의 집을 보라.
박살 난 스페인을 보라.
그러나 무너진 집마다 꽃 대신
불타는 쇳덩이가 나온다.
그러나 스페인의 틈새마다
스페인이 생겨난다.
그러나 죽은 아이마다 눈 달린 총이 나온다.
그러나 죄악마다 언젠가 너희들의
심장을 정확히 꿰뚫을
총탄이 태어난다.

너희들은 물을 것이다. 왜 당신의 시는
꿈과 나뭇잎과 조국의 거대한
화산들에 대해 노래하지 않느냐고.

와서 거리의 피를 보라.
와서 보라,
거리의 피를.
와서 보라, 피를,
거리에 뿌려진!
--- 본문 중에서

○시(詩)

그래 그 무렵이었다… 시가
날 찾아왔다. 난 모른다. 어디서 왔는지
모른다. 겨울에선지 강에선지.
언제 어떻게 왔는지도 모른다.
아니다. 목소리는 아니었다. 말도,
침묵도 아니었다.
하지만 어느 거리에선가 날 부르고 있었다.
밤의 가지들로부터
느닷없이 타인들 틈에서
격렬한 불길 속에서
혹은 내가 홀로 돌아올 때
얼굴도 없이 저만치 지키고 섰다가
나를 건드리곤 했다.

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입술은
얼어붙었고
눈먼 사람처럼 앞이 캄캄했다.
그때 무언가가 내 영혼 속에서 꿈틀거렸다,
열병 혹은 잃어버린 날개들.
그 불탄 상처를
해독하며
난 고독해져 갔다.
그리고 막연히 첫 행을 썼다.
형체도 없는, 어렴풋한, 순전한
헛소리,
쥐뿔도 모르는 자의
알량한 지혜.
그때 나는 갑자기 보았다.
하늘이
흩어지고
열리는 것을
행성들을
고동치는 농장들을
화살과 불과 꽃에
들쑤셔진
그림자를
소용돌이치는 밤을, 우주를 보았다.

그리고 나, 티끌만 한 존재는
신비를 닮은, 신비의
형상을 한,
별이 가득 뿌려진
거대한 허공에 취해
스스로 순수한
심연의 일부가 된 것만 같았다.
나는 별들과 함께 떠돌았고
내 가슴은 바람 속에 풀려났다.
--- 본문 중에서

○44

한때 나였던 소년은 어디에 있을까.
계속 내 안에 남아 있나, 아니면 떠나 버렸나?

난 결코 그를 좋아하지 않았고
그 역시 나를 좋아하지 않았다는 걸 아니?

이렇게 헤어지고 말 것을 왜 우린
그 오랜 세월 함께 성장하며 보냈을까?

나의 유년 시절이 스러져 갔을 때
왜 우리 둘은 죽지 않았을까?

그 영혼은 내게서 떠나갔는데
왜 해골은 나를 뒤쫓아 오는 걸까?
--- 본문 중에서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상품정보안내

  •  주문 전 중고상품의 정확한 상태 및 재고 문의는 PC웹의 [판매자에게 문의하기]를 통해 문의해 주세요.
  •  주문완료 후 중고상품의 취소 및 반품은 판매자와 별도 협의 후 진행 가능합니다. 마이페이지 > 주문내역 > 주문상세 > 판매자 정보보기 > 연락처로 문의해 주세요.

부적합 상품 신고하기 신고하기

  •  구매에 부적합한 상품은 신고해주세요.
  •  구매하신 상품의 상태, 배송, 취소 및 반품 문의는 PC웹의 판매자 묻고 답하기를 이용해주세요.
  •  상품정보 부정확(카테고리 오등록/상품오등록/상품정보 오등록/기타 허위등록) 부적합 상품(청소년 유해물품/기타 법규위반 상품)
  •  전자상거래에 어긋나는 판매사례: 직거래 유도

배송/반품/교환 안내

배송 안내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배송 구분 판매자 배송
  •  택배사 : 우체국택배 (상황에 따라 배송 업체는 변경 될 수 있습니다.)
  •  배송비 : 3,000원 (제주지역 : 3,500원 추가 배송비 발생)
배송 안내
  •  판매자가 직접 배송하는 상품입니다.
  •  판매자 사정에 의하여 출고예상일이 변경되거나 품절이 발생될 수 있습니다.
반품/교환 안내

상품 설명에 반품/교환과 관련한 안내가 있는경우 아래 내용보다 우선합니다. (업체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반품/교환 방법
  •  고객만족센터(1544-3800), 중고샵(1566-4295)
  •  판매자 배송 상품은 판매자와 반품/교환이 협의된 상품에 한해 가능합니다.
반품/교환 가능기간
  •  출고 완료 후 10일 이내의 주문 상품
  •  디지털 콘텐츠인 eBook의 경우 구매 후 7일 이내의 상품
  •  중고상품의 경우 출고 완료일로부터 6일 이내의 상품 (구매확정 전 상태)
반품/교환 비용
  •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 반송비용은 고객 부담임
  •  직수입양서/직수입일서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20%를 부과할수 있음

    단, 아래의 주문/취소 조건인 경우, 취소 수수료 면제

    •  오늘 00시 ~ 06시 30분 주문을 오늘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오늘 06시 30분 이후 주문을 익일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직수입 음반/영상물/기프트 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 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30%를 부과할 수 있음

    단, 당일 00시~13시 사이의 주문은 취소 수수료 면제

  •  박스 포장은 택배 배송이 가능한 규격과 무게를 준수하며,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의 반송비용은 박스 당 부과됩니다.
반품/교환 불가사유
  •  소비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상품 등이 손실 또는 훼손된 경우
  •  소비자의 사용, 포장 개봉에 의해 상품 등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예) 화장품, 식품, 가전제품, 전자책 단말기 등
  •  복제가 가능한 상품 등의 포장을 훼손한 경우 : 예) CD/LP, DVD/Blu-ray, 소프트웨어, 만화책, 잡지, 영상 화보집
  •  소비자의 요청에 따라 개별적으로 주문 제작되는 상품의 경우
  •  디지털 컨텐츠인 eBook, 오디오북 등을 1회 이상 다운로드를 받았을 경우
  •  eBook 대여 상품은 대여 기간이 종료 되거나, 2회 이상 대여 했을 경우 취소 불가
  •  중고상품이 구매확정(자동 구매확정은 출고완료일로부터 7일)된 경우
  •  LP상품의 재생 불량 원인이 기기의 사양 및 문제인 경우 (All-in-One 일체형 일부 보급형 오디오 모델 사용 등)
  •  시간의 경과에 의해 재판매가 곤란한 정도로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 정하는 소비자 청약철회 제한 내용에 해당되는 경우
소비자 피해보상
  •  상품의 불량에 의한 반품, 교환, A/S, 환불, 품질보증 및 피해보상 등에 관한 사항은 소비자분쟁해결기준(공정거래위원회 고시)에 준하여 처리됨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
  •  대금 환불 및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금 지급 조건, 절차 등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리
  •  쿠폰은 결제 시 적용해 주세요.
1   24,860
뒤로 앞으로 맨위로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