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0여 년간, 역사가 사라진 자리에 미래학이 번성했다. 지배계급은 역사의 시간을 지워버리고 ‘미래’만 보라 한다. 그 미래에는 먼저 도착한 승리자들만이 가득하다. 지나간 과거는 새것에 밀려 쓸모없는 고물처럼 인식되다 오락물의 소재로 가공될 때나 잠깐 주목받는다. 그러는 동안 우리도 역사적 사건을 드라마나 영화에서나 가능한 일로 여기게 됐다. 한번 지나간 것은 다시 오지 않으며 한번 실패한 것은 앞으로도 성공할 수 없다 믿는 사람들도 점점 많아졌다.
역사의 폐기는 지배의 기술이다. 언제부턴가 강의 때마다 “저항이 가능할까요?”와 “그런 사례가 있나요?”라는 질문을 받는다. 나는 수없이 많은 사례가 있다 말하고, 그중 몇 가지를 들려준다. 사람들은 눈을 반짝이며 “어디서 그런 이야기를 찾을 수 있나요?” 묻는다. “역사 속에서”라고 나는 대답한다. 이제 이 책을 추천할 수 있겠다. 저항하는 이들에게 노동계급의 역사는 대안의 보고이며 상상력의 씨앗창고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지배자들이 무엇을 두려워하는지, 어째서 그토록 노동계급의 역사를 지우려 하는지 그 이유를 알게 된다. 자신들이 저지른 끔찍한 만행과 아무리 죽이려 해도 끈질기게 되살아나는 피억압자들의 저항이 노동계급의 역사 속에 쌓여 있기 때문이다.
싸우는 사람들은 어떻게 이렇게 세계 곳곳에서 계속 나타나는 것일까. 지배계급에겐 악몽일 이 존재들이 우리에겐 용기이자 희망이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함께 싸워왔고, 우리 앞에 어떤 사람들이 있었으며, 그들이 누구였는지, 날마다의 역사를 통해 그날과 오늘을 이어주는 이 책이 모든 노동자의 곁에 함께하면 좋겠다.
- 채효정 (정치학자ㆍ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해고 강사)
임금체불과 차별, 멸시, 끔찍한 억압과 착취에 맞선 평범한 사람들의 저항은 이따금 승리하지만 그보다 더 많은 경우 패배로 끝난다. 대개는 어느 정도 실패했거나 어느 정도만 성공적이어서 정확하게 승리 혹은 패배라고 가름 짓기도 어렵다. 그럴 때마다 갑작스레 밀려드는 불안과 냉소는 희망을 무너뜨리기도 한다. 그럼에도 노동계급의 저항이 지속되는 이유는 자본이 노동계급을 끊임없이 착취한다는 점, 그리고 저항의 궤적과 연결을 통한 ‘더 많은 단결’이 후대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 때문일 것이다. 우리가 외치는 ‘장시간 노동 반대’ 구호는 100여 년 전 노동자들이 피 흘려 투쟁한 자취가 있기에 더 크게 울린다.
승리에 대한 간절함과 패배에 대한 쓰라림을 뼈아프게 경험한 사람들은 안다. 이 승리 혹은 패배가 단지 당대의 우리들만이 아니라 역사 속의 우리에게 속한다는 것을. 한데 투쟁의 자취는 어느새 희미해진 듯하다. 자본주의 역사에서 이름 없는 민중의 피눈물과 저항, 단지 ‘내’가 아니라 ‘우리’를 위해 목숨을 바친 그 모든 순간의 기록들은 어째서 이토록 찾아보기 어려운 걸까? 다행히도 『노동계급 세계사』는 그것이 먼지처럼 사라지지 않았다고, 하루하루의 역사에 분명하게 새겨져 있다고 알려준다. 매일 아침, 혹은 이따금씩 불현듯 ‘우리의 역사’를 되새길 수 있을까? 이 책이 곁에 있다면 가능하다.
- 홍명교 (플랫폼C 활동가)
토지권을 위해 싸우는 원주민, 경찰의 살인에 대규모로 항의하는 아프리카계 미국인, 반식민 해방운동, 분노로 일어선 여성들, 제국주의 전쟁에 맞서 전 세계에서 벌어진 대규모 결집 등 이 책이 말하는 ‘노동계급’은 노동계급 사람들의 모든 해방적 행동을 아우른다. 마찬가지로 이 책은 국제적 범위를 아우른다. 독자는 매일 책장을 넘기면서 그날 벌어진 일을 되살리고 영감을 받을 것이다. 나 또한 정말로 아끼는 이 책을 날마다 펼쳐볼 생각에 마음이 설렌다.
- 록산 던바오티스 (『미국 원주민의 역사(An Indigenous Peoples’ History of the United States)』 저자)
『노동계급 세계사』는 더 나은 세상을 만들고자 전개된 여러 시도와 사건을 통해 역사를 만든 사람들을 알아보려는 이들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다.
- 존 오브라이언 (스톤월 항쟁 참가자·동성애자해방전선 공동설립자)
아무 날이나 골라서 페이지를 펼친 다음, 평범한 사람들이 비범한 투쟁에 뛰어들어 때로 비범한 성과를 얻어내기도 한 역사적 순간의 개요를 한두 개 읽어보라. 핵심만 요약한 편집은 참신할 정도로 실용적이고, 건설적인 변화를 이끌어낸 민중의 힘에 또렷하게 초점을 맞춘 서술은 고무적이다. 항상 곁에 두고 들춰 봐야 하는 책이다.
- 워드 처칠 (원주민 권리운동가·『말을 무기처럼 휘두르다(Wielding Words Like Weapons)』 저자)
계급투쟁의 역사를 일지로 빼곡하게 정리한 이 필독서는 아래로부터의 역사를 담은 보고다. 매일 펼쳐 보면 흔들림 없이 미래를 준비할 수 있다.
- 피터 라인보우 (역사가·『메이데이』 저자)
이 중요한 책의 지은이들은 하루하루 벌어진 투쟁을 이야기함으로써 사회 진보가 민중이 수백 년간 흘린 피와 땀, 눈물의 유산임을 구체적으로 드러낸다. 오늘날 억만장자들은 인류가 쌓은 거대한 사회적 부의 소유권을 주장하겠지만, 여기서 자세히 서술되는 사건들은 더 나은 미래의 윤곽이 무엇인지 드러낸다.
- 조지 카치아피카스 (정치학자·『아시아의 민중봉기』 저자)
세계 곳곳의 권력이 노동자와 환경을 무시한 채 소수를 위해 터무니없이 많은 부를 쌓게 해주는 정책을 추구하는 중대한 시기에 출간된 『노동계급 세계사』는 전 세계 노동자들이 격렬하게 벌인 저항과 반란의 이야기를 모아놓은 멋진 책이다. 이 책은 이른바 자수성가를 말하는 산업계 거물들의 지배적인 역사와 화려한 헤드라인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전 세계에서 착취당한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굴종을 거부하는 노동자들은 기본권과 존엄, 궁극적으로 노동자의 집단적 해방을 위해 거대한 역경을 무릅쓰고 싸워왔다.
- 스콧 크로 (『검은 깃발과 풍차(Black Flags and Windmills)』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