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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하게, 여행중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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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하게, 여행중독

: 여행의 유통기한을 늘려주는 사소하면서도 소소한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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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6년 02월 14일
쪽수, 무게, 크기 284쪽 | 438g | 140*204*35mm
ISBN13 9788998294212
ISBN10 8998294214

중고도서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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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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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종 게스트하우스에서 돌아가며 자기 이야기를 하게 된다. 미래를 그리고 있는 사람을 만나면 반갑다. 관심사가 아닌 이야기를 눈치 없이 잔뜩 늘어놓는 이도 있지만, 그럴 때면 열정적인 사람 자체가 관심사가 된다. 그렇게 공평하게 한 번씩 주인공이 되는 밤. 잔이 돌고 담배연기에 한숨이 섞이고 촛불에 눈물이 그을리고 각자의 침대로 돌아간다.

다음 날 아침 대면하면 조금의 어색함과 알 수 없는 따뜻함, 표현할 수 없는 무엇인가를 공유한 느낌이다. 따뜻한 말을 듣지는 못했지만 응원받은 기분이다. 그리고 말하지 못했지만 나도 열렬히 응원하고 있다. 그렇게 며칠 밤이 지나다 보면 누구는 떠났고 누구는 새로 왔다. 문득 내 차례인 듯 배낭을 꾸린다.
- 1장 18p 〈고민결핍〉 중에서

그렇게 첫 해외 배낭여행이 시작되었다. 대만은 좋았다. 낯선 곳에서 행복했다. 지도와 사전을 뒤지다 보니 경주마의 시야가리개를 벗은 느낌이 들었다. 체크인을 할 줄 몰라 쩔쩔 매면서도 부끄럽지 않았다. 도미토리에 냄새 나는 빨래가 걸려 있어도 처음 보는 사람의 코고는 소리를 듣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별거 아닌 일에도 이불을 뒤집어쓰고 키득거렸다. 매일 바쁘게 다녔지만 시간에 쫓기기보다 내가 시간을 쫓고 있었다. 온전히 나를 위한 24시간을 쓰고 나자 인생이 길게 느껴졌다. 5시간 같은 5일이 지났지만 50시간도 떠들 수 있는 스토리가 생겼다.
- 1장 21p 〈여권〉 중에서

서른 살에 사춘기를 겪었다. 직장도 돈도 아무것도 없었다. 게으름과 핑계로 똘똘 뭉친 껍데기가 한꺼풀씩 벗겨졌다. 한심한 나 자신을 마주하는 매일이 아팠다. 끝없이 어려워졌다. 태어날 때처럼 아무것도 가지지 않은 순간이 되자, 가장 하고 싶은 한 가지 일만 남았다. 나의 영혼과 마주했다. 나의 건강한 영혼을 사랑했고, 그 영혼의 감시를 받았다. 우리는 늘 서로에게 양보가 없었지만 서로를 격려했다.
- 2장 70p 〈사춘기〉 중에서

가장 더운 시즌에 남인도를 가면 혼자 모든 걸 가질 수 있다.
고아의 빨로렘 비치.
해질녘 찾아가면 해변을 통째로 빌릴 수 있다. 성냥 한 갑을 산다. 성냥 한 개피의 불이 밝혀질 때 화약냄새가 최면을 건다.
한 가지 기억을 떠올린다. 좋았던 기억, 아팠던 기억, 그 사람…
과거로의 여행이 시작된다. 그리고 딱 10초 동안 그때의 감정이 살아난다.
불이 꺼지면 최면에서 깨어난다.
그렇게 성냥 한 갑을 쓰고 나면 마음이 낫는다.
- 3장 110p 〈성냥 한 갑〉 중에서

눈을 뜨면 7,000m 히말라야 봉우리가 창밖으로 보인다.
가릴 수도 열 수도 없는 창이기에 말 그대로 한 폭의 그림이 걸렸다.
빨래를 널어두고 책을 펼친다.
쏟아지는 햇볕을 조명 삼아 시를 읽고 여행을 되새긴다.
방에 걸려있던 그림 속에 들어와 있다.
발전기 없는 게스트하우스는 달빛이나 촛불을 의지하게 한다.
다 마신 위스키 병을 촛대로 만들었다.
메모를 옮기거나 영화 한 편, 음악 몇 곡을 감상하며 잠든다.
아침.
눈을 뜨면 다시 그림 속으로 여행한다.
- 6장 268p 〈다시, 여행〉 중에서
__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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