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은 때로는 따분하고, 때로는 따분함이 도를 지나쳐 끔찍하기까지 하다. 그러나 교실을 벗어나면, 세상은 온갖 소리로 가득하다. 시끄러운 소리, 쇼킹한 소리, 비명 소리, 굉장한 소리 등등 놀랍도록 다양하고 활기찬 소리로 들끓고 있다. 그것이 바로 살아 있는 세계이다. 그리고 과학 덕분에 그 소리들은 갈수록 더욱 경이로운 대상으로 변하고 있다. 그리고 미래에는 더욱 흥미로운 소리의 세계가 열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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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2년, 호화 여객선 타이타닉호가 빙산과 충돌하여 침몰하는 바람에 천 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이 사고가 일어난 후, 라즈뱅은 음파를 사용해 숨어있는 물체를 발견하는 방법에 관심을 기울이게 되었다. 그는 음파를 이용해 빙산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그래서 1915년에 라주뱅은 소나(SONAR : 수증 음파 탐지기)를 발명하였다.
변환기라는 기계에서 핑 하는 소리(진동수가 너무 높아 우리 귀에는 들리지 않는다)가 나오는데, 이것이 난파선이나 물고기 떼, 고래, 잠수함 또는 스쿠버다이빙을 즐기는 코끼리와 같은 물체에 부딪쳐 돌아온다. 이렇게 돌아오는 반사음(메아리)을 변환기가 포착하여 전기 신호로 바꾼다. 그러면 수신기가 반사음의 세기와 왕복 시간을 측정한다.
반사음이 강할수록 물체가 더 단단하며, 걸린 시간이 길수록 물체의 거리가 더 멀다. 이해가 가지? 그러면 물체의 위치가 화면상에 나타나며, 그것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알 수 있다. 얼마나 기발한 아이디어인가! 그러나 슬프게도, 라주뱅의 발명은 사람을 죽이는데 이용되었다. 제2차 세계 대전 때 수중 음파 탐지기는 적 잠수함을 찾아내 파괴하는데 사용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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