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콜라이 파블로비치 황제는 폴란드에서뿐 아니라 유럽 전역에서 혁명의 히드라를 진압하고는 흡족해했다. 또한, 자신이 러시아 짜르 체제의 전통을 계승하고, 러시아 백성의 수많은 이익을 위하여 폴란드를 러시아의 말굽 아래에 두고 있는 점을 스스로 자랑스럽게 생각했다. 온갖 훈장을 달고 군복을 금으로 치장한 군속들은 이런 황제를 칭찬하기에 여념이 없었고, 황제 스스로도 자기는 위인이며 자신의 삶은 인류와 특히 러시아 백성에게는 위대한 축복이라며 도취되어 있었지만, 실제로는 황제의 온갖 힘은 러시아 민중을 도탄과 무지로 내몰고 있었다.
--- p. 89
그렇듯 희생이란 힘들고 무서운 것이 아니다.
인간의 곤궁의 바닥이란 그렇게 깊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는 희생과 곤궁을, 밤새 두 손으로 우물 턱을 붙잡고 매달린
어린 소년의 절박한 외침으로 듣는 것 같다.
그러나 우리가 사는 세상의 우물은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두려운 깊이지만, 일단 그 우물 안에 떨어져보면 소년의 발 한 치만한 깊이일 뿐이고 그 바닥도 말라 있는 것이다.
--- p. 100
"큰일을 했군요!"
거무스름한 여인이 냉소적으로 말했다.
"정부와 공공연하게 싸운다는 것은 에너지를 낭비하는 거요."
로만이 말했다.
"3월 1일 황제를 암살하려던 일이 역량을 낭비한 거라고?"
메제네츠키가 고함을 질렀다.
"우리는 그때 목숨을 걸고 싸웠어. 그때 너희들은 집에서 조용히 구경만 하고 있다가 놀면서 설교나 할 때 말이지."
"우리도 놀지는 않았습니다."
로만이 친구들을 바라보며 자신만만하게 그리고 크게 웃었다.
--- p. 163
"마님, 우는 것도 죄를 짓는 거예요."
메리가 손수건을 펼쳐 코스챠의 밀랍 같은 이마에서 아이 엄마가 흘린 눈물을 닦아내며 말했다.
"마님이 눈물을 흘리면 도련님의 영혼이 힘들어할 거예요. 지금 도련님은 모든 것이 충만해요. 도련님은 이제 순결한 천사가 되었을 거예요. 도련님이 살아 있다면 어떻게 되셨을지 아무도 알 수 없었을 텐데......"
"그래, 그 말이 맞다. 하지만 마음이 아파, 너무 아파."
아이의 엄마가 말했다.
--- p. 113
"큰일을 했군요!"
거무스름한 여인이 냉소적으로 말했다.
"정부와 공공연하게 싸운다는 것은 에너지를 낭비하는 거요."
로만이 말했다.
"3월 1일 황제를 암살하려던 일이 역량을 낭비한 거라고?"
메제네츠키가 고함을 질렀다.
"우리는 그때 목숨을 걸고 싸웠어. 그때 너희들은 집에서 조용히 구경만 하고 있다가 놀면서 설교나 할 때 말이지."
"우리도 놀지는 않았습니다."
로만이 친구들을 바라보며 자신만만하게 그리고 크게 웃었다.
--- p. 163
"마님, 우는 것도 죄를 짓는 거예요."
메리가 손수건을 펼쳐 코스챠의 밀랍 같은 이마에서 아이 엄마가 흘린 눈물을 닦아내며 말했다.
"마님이 눈물을 흘리면 도련님의 영혼이 힘들어할 거예요. 지금 도련님은 모든 것이 충만해요. 도련님은 이제 순결한 천사가 되었을 거예요. 도련님이 살아 있다면 어떻게 되셨을지 아무도 알 수 없었을 텐데......"
"그래, 그 말이 맞다. 하지만 마음이 아파, 너무 아파."
아이의 엄마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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