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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아들 예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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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아들 예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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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3년 03월 21일
쪽수, 무게, 크기 239쪽 | 342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84971967
ISBN10 8984971960

중고도서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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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판매자 :   saeralee   평점5점
  •  특이사항 : 출판일 : 초판 4쇄 발행. 2007년 1월 30일.상태 : 매우 깨끗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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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는 시인이었다. 그는 우리의 눈으로 보고, 우리의 귀로 들었다. 우리 침묵의 언어는 그의 입술 위에 얹혀 있었다. 그의 손가락 하나하나는 우리가 느낄 수 없는 모든 것들도 어루만졌다.

셀 수 없이 많은 새들이 그의 마음에서 날아와 북쪽 하늘로 서쪽 하늘로 날개를 저어 갔다. 언덕에 핀 작은 꽃들은 하늘로 오르는 그의 걸음걸음마다에 놓였다. 가끔 나는 그가 풀잎을 만지려고 허리를 굽히는 모습을 보았다. 내 마음은 그의 목소리를 들었다. “참 작고 파릇파릇한 생명이구나. 내 나라로 함께 가자, 베산의 참나무와 레바논의 삼나무처럼.” 아이들의 수줍은 얼굴, 몰약과 유향, 그 모든 아름다운 것들을 그는 사랑했다. 그는 누군가가 자신에게 준 석류 한 알, 포도주 한 잔까지도 사랑했다. 여인숙에서 우연히 만난 어떤 낯선 사람이 주었든 부자가 주었든 그것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는 또 복숭아꽃을 사랑했다. 마치 세상 모든 나무들을 사랑으로 감싸려는 듯, 두 손 가득 꽃잎을 담아 그걸로 얼굴을 가리곤 했다. 바다와 하늘, 이 세상의 빛이라고는 믿기 어려운 빛을 지닌 진주, 그리고 우리 머리 위에 총총히 박혀 있는 별들에 대해서도 그는 이야기했다. 하늘을 나는 독수리가 작은 숲과 개울들을 잘 알고 있듯이, 그는 산과 계곡들을 잘 알고 있었다. 그의 침묵 속에는 사막이 있었고, 그의 말씀 가운데는 아름다운 대지가 펼쳐져 있었다.
그는 시인이었다. 그의 영혼은 하늘 저 높은 곳에 머물러 있었고, 그의 노래는 우리들과, 또 다른 세계에 있는 이들을 위한 것이었다. 누구나 영원한 젊음을 누리며 언제나 새벽녘인 그 세계…….

한때 나는 스스로를 시인이라 여겼다. 그러나 베다니에서 그를 만났을 때 모든 악기를 마음대로 다루는 사람 앞에 나는 악기 하나만을 다룰 줄 아는 사람으로 서 있는 기분이었다. 천둥의 웃음, 비의 눈물, 바람결에 흔들리는 나무들의 즐거운 몸짓. 그의 목소리에는 이 모든 것이 담겨 있었다. 내 거문고는 단 한 줄뿐이고, 내 목소리는 어제의 기억도 내일에 대한 희망도 엮어내지 못했다. 나는 손에 들고 있던 악기를 내려놓고 침묵을 지켰다. 석양이 질 무렵이면 나는 귀를 기울인다. 모든 시인들의 한가운데에 홀로 우뚝 솟은 한 시인의 노래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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