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94년 미국 오하이오주 콜럼버스시에서 삼 형제 중 둘째로 태어났다. 어린 시절 형제들과 ‘빌헬름 텔’ 놀이를 하다가 한쪽 눈이 화살에 맞아 실명하는 불운을 겪었다. 시력이 나빠 또래들과 어울리는 데 어려움을 겪으면서 몽상과 글쓰기에 재미를 붙였고 고등학교 때부터는 글쓰기와 그림 실력을 인정받아 활발한 학창시절을 보냈다. 대학생활을 마친 뒤 『콜럼버스 디스패치』, 『시카고 트리뷴』, 『뉴욕 이브닝 포스트』 등에서 기자와 특파원으로 활동하던 그는 마침내 평생의 귀인인 E.B. 화이트를 만나 재능을 활짝 꽃피우게 된다. 동화 『샬롯의 거미줄』로도 잘 알려진 E.B. 화이트는 써버의 그림 실력을 한눈에 알아보고 써버가 삽화가로 활동 영역을 넓히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써버는 유머러스한 필치와 개성 넘치는 화풍으로 1920년대 후반부터 1950년대 초반까지 약 20여 년 간 『더 뉴요커』의 황금기를 이끌었으며 『더 뉴요커』를 통해 발표한 단편소설들은 미국 전역에서 엄청난 호응을 얻었다. 50대에 이르러 나머지 한쪽 눈마저 실명하는 비극적 상황에 처했음에도 불구하고, 1961년 66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 단편소설과 에세이 동화, 우화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창작을 멈추지 않았다.
역자 : 김지연
서울대학교에서 종교학을 공부하고 동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경인교대와 부산교대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다. 옮긴책으로는 『쇼에게 세상을 묻다』(공역), 『파워 오피니언 50』(공역)이 있다.
“써버는 유머라는 형식을 빌려 심각한 무언가를 이야기한다. 그의 글은 삶에 대한 비판적 태도를 바탕에 깔고 있기 때문에 진지하고 심지어 어둡기까지 하다. 대개의 유머는 사회의 겉모습을 단지 삐딱하게 바라보는 데서 그치지만, 써버의 유머는 보다 심오하다.”
T.S. 엘리엇 (시인)
“써버가 그린 사람들은 순전히 써버가 창조한 유형이다. 써버가 그림을 그리기 전에는 실제로 누구도 그런 사람들을 보지 못했다. 하지만 한번 그의 그림을 보고 나면 그림 속에 친구의 모습이 보일 것이다. 어쩌면 ? 당신이 매우 솔직한 사람이라면 ? 당신 자신이 보일지도 모른다.” 아서 밀러 (극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