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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될까보다 어떻게 살까를 꿈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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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될까보다 어떻게 살까를 꿈꿔라

: 용기 있는 어른 김수환 추기경이 청소년들에게 남긴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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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1년 03월 28일
쪽수, 무게, 크기 304쪽 | 502g | 152*200*30mm
ISBN13 9788976776457
ISBN10 8976776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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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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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환아, 어머니 말씀 잘 듣고 잘 모셔라. 그리고 어머니 말씀대로 우리는 신부님이 되어야 한다는 사실도 잊지 말고. 무엇보다 성경 공부를 열심히 해라. 알았지?”
“으응……. 알았어, 형.”
사실 수환은 집 떠나는 형에게 묻고 싶은 게 있었지만 차마 말을 꺼내지 못했다.
‘형만 신부가 되면 안 될까? 꼭 나도 같이 되어야 하는 거야?’
그러나 보통학교 4학년짜리가 결정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다.
‘난 신부님이 되는 것보다는 읍내에 있는 가게에 취직하고 돈을 모아 내 가게를 차리고 싶어. 하지만 어머니 말씀을 거역할 수도 없고……. 이를 어쩌지?’
사실 수환은 신부님이 되면 뭐가 좋다는 건지 알 수가 없었다. 수환이 생각에는 장사꾼이 되면 좋은 일이 더 많이 생길 것 같았다.
--- p.52~53

“스테파노. 며칠 전 교정에서 자네가 하는 말을 들었네. 엿들으려고 들은 게 아니라 지나가다 우연히 들었다네. 자네 가슴속에 뜨거운 불덩이가 있더군. 물론 나도 그 불덩이를 이해하네. 하지만 조심하게. 잘못하면 그 불덩이에 자네가 데겠어. 더구나 자네는 신부가 될 사람이 아닌가? 그런 마음을 가지고는 신부가 될 수 없다네.”
게페르트 신부님은 진심으로 수환을 위한 충고를 해준 것이다. 그 진심이 느껴졌기에 수환은 고개를 깊이 숙였다.
“신부님, 제게 주신 말씀 감사합니다. 물론 저는 지금 신부가 되기 위해 공부하는 신학생입니다. 하지만 저는 우리 민족이 저를 부르거나 제가 우리 민족을 위해 헌신할 기회가 온다면 주저 없이 조국으로 달려갈 겁니다.”
“아니야, 그렇지 않아. 내가 보기에 자네는 혁명가보다는 꼭 신부가 되어야 할 사람이네.”
--- p.86~87

“현재 비상대권 요구가 박 대통령 의지입니까, 아니면 주변 사람들 의지입니까?”
“글쎄요……. 대통령 각하 본인의 의지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 사실을 확인하고 돌아온 김수환은 하루 종일 고민에 빠졌다. 그 고민에 대한 최종 답을 얻은 시각은 성탄 자정미사를 한 시간 남겨둔 밤 열한 시였다. 그때는 명동대성당 자정 미사가 KBS 텔레비전을 통해 생방송됐었다. 그날 자정미사 강론에서 김수환은 잘못된 권력자에게 목숨을 걸고 도전하는 첫 번째 용기를 온 세상에 보여주었다.
“…… 정부와 여당에 묻겠습니다. 비상대권을 대통령에게 주는 것이 나라를 위해서 유익한 일입니까? 그렇지 않아도 대통령한테 막강한 권력이 가 있는데, 이런 법을 또 만들면 오히려 국민과의 일치를 깨고, 그렇게 되면 국가안보에 위협을 주고, 평화에 해를 줄 것입니다.”
--- p.211

……부처님오신날이면 추기경은 어김없이 법정 스님에게 축하의 메시지를 보냈다. 미리 연락을 하고 가면 맞을 채비에 번거로울까 봐 어느 해는 기별도 없이 축하 인사를 가서는 법정 스님과 길상사 절 마당에 나란히 앉아 부처님오신날을 축하하는 음악회를 즐기기도 했다. 이에 화답하듯 법정 스님 역시 명동대성당에서 법문을 했다. 이 모두가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별것 아닐 수 없는 참 아름다운 광경이었다. 그것은 세상에 보여주기 위한 가식적인 이벤트가 아니라 진심으로 존중하고 진심으로 소통하기 때문에 이루어질 수 있는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 p.2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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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환 추기경 1922~2009

대구에서 순교자 집안의 5남 3녀 중 막내로 태어났다.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시고 가정 형편은 어려웠지만 가족들의 사랑을 받으며 따뜻한 마음씨를 키웠다. 어머니 뜻에 따라 신학교에 들어갔지만 사제의 길을 확신하지 못해 방황하기도 했다. 일본 유학 시절, 스승으로부터 “자네 가슴속에는 뜨거운 불덩이가 있네.”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정의에 대한 열망이 강했던 그는 태평양전쟁과 한국전쟁을 겪으면서 비로소 자신의 소명을 깨닫고 신부가 되었다. 독일 유학을 통해 이론을 겸비한 실천가로 거듭난 후, 특유의 열정과 추진력으로 가톨릭 언론사 운영과 교구 활동을 이끌었다. 47살에 세계 최연소 추기경이자 우리나라 최초의 추기경에 서임된 김수환은 이후 40년간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들에게 사랑을 전하는 한편, 민주주의와 인권을 지키려는 사람들 편에 서서 진리와 정의의 가치를 실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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