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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시대
중고도서

일기시대

: 문보영 에세이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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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4월 09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284쪽 | 364g | 134*195*20mm
ISBN13 9788937419416
ISBN10 8937419416

중고도서 소개

사용 흔적 약간 있으나, 대체적으로 손상 없는 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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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 한마디

작가들의 매일을 기록한 내밀한 일기이자 자신의 문학론을 담은 에세이 시리즈, '매일과 영원'. 일기주의자 문보영 시인의 『일기시대』와 제주도에서 새로운 삶에 도전한 강지혜 시인의 『오늘의 섬을 시작합니다』로 첫 문을 연다. 하루하루 무심코 지나가는 일상에서 건져낸 영원을 담은 매일의 쓰기. - 에세이 MD 김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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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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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는 너무나도 인간적이고 선한 면을 가지고 있어서 누군가의 일기를 읽으면 그 사람을 완전히 미워하는 것이 불가능해진다. 나의 영혼은 상대의 영혼과 미묘하게 뒤섞이면서 나는 약간 내가 아니게 되고, 상대도 그 자신이 아니게 된다. 그렇게 일기를 쓰는 동안 나는 여러 명이 된다.
--- p.12

책을 읽는 일, 남의 일기를 읽는 일, 일기를 쓰는 일 모두 혼자 하는 작업이다. 그런데 완전히 혼자인 것은 아니지 않을까. 모르는 사람밖에 없는데 도서관에 가서 글을 쓰는 것처럼. 어떤 외로움은 모여서 할 수도 있으니까. 외로움을 지키기 위해 내 방에서 글을 쓰고 외로움에서 벗어나기 위해 도서관에 간다. 그래도 도서관에서 내 옆에 아무도 앉지 않았으면 한다. 배에서 털을 뽑아 둥지를 만드는 중이므로 털이 날리기 때문에. 일기를 쓰는 자들은 얼마간 자신을 위한 둥지를 틀고 있으므로.
--- p.13

처음 일기 혹은 에세이를 쓰기 시작한 것은 대학생 시절이었다. 문학회 동아리 친구들은 블로그에 시를 올렸다. 나는 친구들의 시를 먹고 자랐다. 그런데 친구들의 시를 공짜로 읽는 게 미안해서 나도 뭐라도 내놓아야 할 것 같았다. 그래서 블로그를 열어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그래서 친구들은 내 일기를 읽고, 나는 친구들의 시를 읽었다. 그러다가 친구들도 일기를 올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우리는 서로의 일기를 읽었다. 한때 우리는 시보다 일기를 더 사랑했다.
--- p.33

나는 글을 쓰는 동안 내가 어디로 갈지 모르고, 무엇을 먼저 쓸지 알 수 없다. 글을 쓰는 한 나는 세상의 순서를 망각하며, 중요한 것과 중요하지 않은 것들의 순위는 내 멋대로 재조정된다. 세상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것은 글을 쓰는 동안 중요하지 않고, 세상이 중요하지 않다고 말하는 것 또한 글을 쓰는 동안에는 여전히 중요하지 않다. 나는 그저 떠오르는 것을 불빛 삼아 쫓아간다.
--- p.2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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