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다르게, 또는 엉뚱하게 보여주고 싶어요!
어린이의 눈은 세상과 만나는 통로입니다. 해맑고 초롱초롱한 눈을 통해 세상과 사귀지요. 우리 아이들에게 “세상에 태어나서 맨 처음 무엇을 보았니?”라고 물어보세요. 세상이란 곳을 처음 인식했을 때를 떠올려보는 거예요. 그리고 그 순간은 세상에 태어나서 가장 소중했던 순간임을 알려주세요. 엄마와 처음 눈을 맞추며 사랑을 알게 되었고, 점차 시야를 넓히며 햇빛과 달빛과 별빛을 알아냈겠지요. 세상을 바라보는 능력이 좀 더 커질 즈음 우리 아이들은 푸른 하늘과 저녁노을, 산, 강, 바다와 나무와 풀을 알게 되었을 겁니다. 신기하고 놀라운 세상 만물들이 한 눈에 들어올 즈음에는 이 세상은 우리 아이들의 신비로운 놀이터가 되었겠지요.
물론 세상을 그냥 바라보는 아이도 있고, 그것을 다르게 보고 다양하게 느끼는 아이도 있을 겁니다.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안목’이라고 하고, ‘시각’이라고 하고, ‘관점’이라고도 합니다. 자신을 위해 세상을 바라보는 방법을 가진다는 뜻입니다.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매우 중요한 일이지요. 우리 아이들의 눈을 통해 들어온 이 세상의 모습이 어떠하냐에 따라 이 세상이 아름다운 곳인지, 그렇지 않은 곳인지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 아이들이 세상을 보는 좋은 안목과 시각, 그리고 관점을 스스로 아름답게 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그럴 때 아름답고 가치 있는 세상이 되기 때문입니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는 텔레비전과 컴퓨터, 그리고 인터넷이 있어 누구나 손쉽게 다양한 안목과 시각을 갖게 하지요. 하지만 우리 아이들의 생각하려는 습관을 자꾸 없애버리는 단점이 있어 부모님들께서 참 걱정을 많이 합니다. 생각하고, 느끼고, 그것을 나의 것으로 만드는 안목과 시각은 세상을 아름답게 하는 기초 공사인데, 많은 아이들이 그걸 버리고 살게 되거든요.
우리 아이들은 이 세상을 다양하게 바라봐야 합니다. 자칫 한쪽으로만 보게 되어 여러 가지 아름다운 것을 놓쳐버리면 그것처럼 안타까운 일도 없기 때문이지요. 세상을 다르게, 엉뚱하게 보는 아빠가 또, 그것을 사진으로 기록하는 일을 취미로 가진 아빠가 이제 그것을 고쳐보려고 합니다. 매일, 매일 무심코 바라보는 똑같은 세상에 멋진 생동감과 생명의 숨결을 불어넣고 싶거든요. 그동안 무심코 지나쳐버린 많은 것들에 대해 여러 가지 의미를 느끼게 해주고 싶습니다. 우리 주변에 있는 아주 하찮은 것이라도 위에서 보고, 아래서 보고, 옆에서 보고, 쪼그려 앉아서 보고…… 또 보고 있으면 그 물건이 아주 다양한 모습을 하고 있다는 것과 여러 가지 재미있는 표정이 숨어 있음을 사랑스런 우리 아이들에게 알려주고 싶어요.
이 책을 통해 우리 아이가 세상을 바라보는 흥미를 얻길 바랍니다. 이 책을 보면 모든 사물에는 고유한 표정이 숨어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겁니다. 또 그 표정이 우리 모습과 다르지 않다는 것에 큰 흥미를 느낄 수 있을 거예요. 매일 보고, 만나고, 접하면서도 무심코 지나쳤던 것들이 보기만 해도 행복한 표정을 짓고 있거나, 웃음을 자아내거나, 또 색다른 면을 보여준다면 얼마나 재미나겠어요? 이 세상이 그만큼 재미있어질 겁니다. 정말 세상에는 웃음을 자아내는 모양의 사물들도 많고, 재미있는 모습도 많고, 좀 더 생각해보면 깊은 뜻이 보이기도 하고……
세상은 정말 느낌표! 그 자체랍니다. 이제는 세상을 다르게, 또는 엉뚱하게 보도록 노력해보세요. 다르게 보이는 만큼 세상은 더 아름다워집니다.
--- 작가의 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