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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빡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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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빡침

: 살면서 불쑥불쑥 열받는 순간!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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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09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216쪽 | 270g | 130*190*15mm
ISBN13 9788990828927
ISBN10 8990828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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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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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성, 말 그대로 깨어나 정신을 차리고 보니 친구라는 미명 아래 숨어 있던 관계의 본질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무수리와 공주. 민첩하게 행동하는 무수리와 그저 가만히 견디는 공주, 행동하느니 견디는 게 더 편한 공주.
--- p.15

대체 누가 무수리고 누가 공주란 말인가. 아무리 속으로 외쳐본들 그간 무수리로 지냈던 습성이 하루아침에 고쳐질 리 없으니…… 자, 이제 공주와 만나 말할 수 없이 찜찜했던 그 무수한 순간들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눈 질끈 감고 딱 끊어보자. 그냥 만나지 마!!!
--- p.51

“네? 거기는 차를 세우는 데가 아니라고요! 주차장 입구잖아요, 입구!”
저도 모르게 투명인간 목청이 높아졌다. 이 판국에 욕 안 나간 게 다행이었다. 근데, 이쪽이 목소리 높였다고 그쪽도 신경질 났나 보다.
“그러니까 비상 깜빡이 켰잖아요!”
아, 비상 깜빡이…… 말문이 턱 막혔다. 비상등 쓰임새가 저거였구나, 그걸 여태 모르고 있었구나, 운전 처음부터 다시 배워야겠네……. 자책이 쓰나미처럼 밀려왔다.
--- p.77

투명인간들이여! 무례, 몰상식, 몰염치에 지친 이들이여! 먼저 여러분에게 경의를 표한다. 상식 지키며 착하게 살아내느라 애쓴다. 그대들 덕분에 세상이 이만큼이라도 평화로운 거다. 하지만 너무 참으면 체한다.
--- p.81

그렇다. 그래도 단칼에 거절하지 못하고 고민을 계속하는 건 상대가 가족이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엄마지만 그전에는 오빠였고 어떤 때는 아빠다. 적게는 십만 원, 많게는 오백만 원 최대 천만 원까지 보내봤다(그때 받은 대출금을 지금도 갚고 있다). 언제나 다급했고, 딱했다. 못 들은 척할 수도 있었다. 그렇지만 식구들이다. 당장 돈은 지키겠지만 그러고 나서 짊어져야 할 마음의 부담은 비용으로 치면 얼마나 클까. 어찌 됐든 돈으로 해결할 수만 있다면 그게 가장 쉬운 일이라고, 호구는 생각했다.
--- p.94

나부터 살고 가족을 챙겨라. 내가 희생하지 않으면 가족이 불편하고 불행해질지도 모른다는 불안은 착각이다. 내가 행복해야 가족도 행복하다. 상황이 안 되면 집에 꼭 안 가도 되고, 기분 별로일 때 오는 전화는 안 받아도 된다. 대개는 정말 아무 일 없다.
--- p.109

결혼생활은 서로 맞춰가는 과정이라고? 웃기고 자빠졌네 그건 아닌 것 같다. 결혼생활은 어느 한쪽, 상대를 더 사랑한다고 믿는 쪽이거나 기가 약한 쪽이 더 이기적인 쪽으로 끌려가는 과정이라 정의하는 게 더 정확하지 않을까. 그다지 큰소리 안 나는 것처럼 보이는 부부를 살펴보라. 분명 한쪽이 상대의 배고픔에, 상대의 찜찜함에, 상대의 움직임에 자신의 타이밍을 들먹이지 않고 순종하는 따르는 삶을 살고 있을 거다. 아, 서로가 서로에게 맞추며 사는 이상적인 결혼생활도 물론 있을 거다, 아주 드물지만.
--- p.115

혼인신고서 옆에는 이혼신고서도 구비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려줘라. (당연히 혼인신고서에 도장 찍기 전에 충분히 냉정하게 계산해야 하겠지만) 세상에 못 뒤집을 일이 어디 있나! 남편도 아내도 알아야 한다. 부부는 돌아서면 남이라는 말, 뼈 때리는 진실이다!
--- p.139

출근 둘째 날, 점심시간이 두 시간이나 남았는데 부장이 무엇을 먹고 싶은지 물었다. 부장의 기호를 아직 잘 모르던 양 과장은 그냥 가볍게 대답했다.
“아무거나 잘 먹습니다. 특히 남이 사 주는 거라면 돌이라도 씹어 먹지요.”
썰렁한 개그도 잊지 않고 덧붙였다. 그것이 탕 지옥에 빠지는 첫걸음이라는 걸 그때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당시 옆에서 인상을 잔뜩 찌푸리던 여직원 표정을 왜 예사롭게 넘겼는지 후회스러울 때가 많았다.
--- p.169

갑은 갑이고 을은 을인 것을. 고로, 을은 을답게 살면 된다. ‘을답게’가 별거 있나. 받은 만큼만 하는 거다. 일하러 갔으면 일만 하면 된다. 상사, 선배, 심지어 후배 눈치까지 봐가며 불철주야 초과근무에 감정노동까지 하라는 내용은 근로계약서에 없다.
--- p.181

골프를 치다가 젊은 여성 캐디의 가슴을 손가락으로 찔렀단다. 왜 찔렀냐면 ‘귀여워서’, ‘예쁜데 총각들 조심하라고’, ‘딸만 둘 가진 아버지로서 딸 같아서’ 그랬단다. 아 놔, 무슨 개가 들어도 어처구니없는 씨 발라먹는 소리를 그렇게 했단다. 하긴 평생 개, 돼지를 상대로 정치해온 대인배라서 사고 체계가 다를지도 모른다. 아빠나 할아버지뻘 되는 다른 남자가 귀엽다면서 자기 딸들 가슴을 찔렀다면 흔쾌히 받아들이고 허허 웃어넘길지도.
--- p.201

열불 터지게 하는 정치인을 아웃시키는 방법은 아주 간단하다. 바뀔지도 모른다는 기대는 싹 잘라내고 그냥 뽑지 마라! 개와 돼지가 사는, 언제나 폭풍우가 몰아치는 이 험한 세상으로 가차 없이 호출하라.
다행히 우리는 그럴 힘을 갖춘 개, 돼지 들이다. 겉으로만 민주주의 국가 흉내를 내면서 실상은 일당 독재와 다름없는 정치 세력의 지배를 받으며 무력하게 살아가는, 가깝고도 먼 어느 나라 사람들과는 질적으로 다른 민족이다.
--- p.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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