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를 떠나온 후에도 지난 10여 년간 서른 번이 넘게 도쿄의 책방을 찾았다. 23구를 벗어나 조후 시, 미타카 시, 하치오지 시 어디든 내 발 닿는 곳마다 책방이 있었다. 작은 책방에 들어가서 휘 둘러보고 구경만 하고 나오기 미안해 한 권, 두 권 사오는 바람에 한국으로 돌아갈 땐 항상 짐이 두 배로 늘어났다. 몇몇 책방지기와는 친구가 되었고 웃으며 옛 추억을 이야기했다. 좋아하는 책방이 하나둘 늘어 가는 동안 어느덧 내게 도쿄는 고단하지만은 않은 도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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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운영하는 작은 책방의 경우 결정권이 한 사람에게 있기 때문에 일의 기획부터 실행까지 빠른 속도로 진행되지만 여럿이 함께 일하는 경우에는 그러기가 쉽지 않잖아요. 서점인이지만 일단 직장인이기도 하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희는 그 속도가 빠른 편이에요. 스태프 한 명 한 명에게 결정권이 있거든요. 자세히 보시면 아시겠지만 서가마다 각각 다른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어요. 그 서가 담당자가 혼자 진행하는 겁니다. 물론 큰 이벤트를 할 때는 팀으로 움직여요. 그것도 강점이죠. 혼자서는 절대 못할 엄청난 기획을 여럿이서 함께 성공시키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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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요구는 단 한 가지였어요. 사람들의 발길을 붙잡는 서가. 판매나 수익은 생각하지 말고 그런 서가를 만들어 달라고 하셨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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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모메 북스는 동네책방을 지향하지만 오로지 신간만 파는 옛날 동네책방으로는 더 이상 살아남을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이제는 파이의 크기를 키워야 합니다. 원래부터 책을 좋아하고 읽는 사람은 가만히 둬도 책방에 와요. 평소에 책을 읽지 않는 사람을 어떻게 책방으로 불러들일 것인가, 그 점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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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많이 팔리는 책, 좋은 책이라고 인정받아 오랫동안 팔리고 있는 책이 서가의 60퍼센트를 차지한다. 나머지 40퍼센트는 쓰지야마 씨가 골라서 들여온 책이다. 타이틀에 오는 손님이 어떤 책을 사느냐에 따라 60퍼센트를 차지하는 서가의 구성이 계속 바뀌는 것이다.
“손님과 함께 만들어 가는 책방이 되고 싶습니다. 전 타이틀이 ‘그릇’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릇 안에 무엇이 담길지는 손님 한 분 한 분에게 달려 있죠. 우선 가장 큰 목표는 이 책방을 지속하는 것입니다.”

책방의 성지, 도쿄에서 만나는 내일을 꿈꾸는 책방들<br/>한동안 국내 서점계에서도 뜨거운 이슈였던 츠타야 서점, 책 그 이상의 가치를 모색하는 무지 북스, 매일 새로운 이벤트가 열리는 술 마시는 책방 비앤비까지 책과 책공간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도쿄보다 더 매력적인 도시가 또 있을까? 한국의 작은 책방 열풍에 한발 앞서, 책공간의 진화를 선도한 도쿄의 책방들은 어떤 모습일까? 오래도록 자리를 지켜 온 큰 서점부터 골목골목 색다른 시도로 넘쳐나는 새로 생긴 작은 책방들까지, 어떤 사람들이 어떠한 생각으로 책방을 꾸려 나가고 있는지 궁금하다면 이 책을 보라. <br/>10년 전부터 도쿄의 책방을 찾아 다니던 저자는 시부야, 신주쿠, 진보초 등 13개 동네의 책방 67곳을 글과 사진으로 기록하고, 서른 명의 책방지기들을 만나 질문을 던졌다. 책방의 변화를 지켜보고 책방지기들과 유대를 쌓으며 나눈 대화들은 그들이 꿈꾸는 책방의 모습, 앞으로의 책방이 나아가야 할 길을 함께 고민하게 한다. 갖은 풍파에도 꿋꿋하게 자리를 지켜 온 중형 서점들의 생존 전략, 사람들의 발길을 이끄는 개성 넘치는 작은 책방들과 책방지기들의 삶의 이야기는 책방의 내일을 고민하는 이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줄 것이다.<br/><br/>매력적인 동네에서 현지인의 추천과 함께하는 책방 탐사<br/>여행을 하며 돌아다니다 보면 동네마다 서로 다른 색깔이 눈에 들어온다. 매력적인 동네는 업종은 제각각이어도 취향, 가치관, 지향점 등이 비슷한 가게들이 무언가에 이끌리듯 한 동네에 모여 있다. 그리고 그렇게 하나의 개성을 갖고 있는 동네는 또 역시 같은 성향의 사람과 여행객을 불러모은다. 이 책은 책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반하지 않을 수 없는 보석 같은 동네를 선별하고, 골목 구석구석을 걸어서 책방과 문화공간을 탐사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더불어 이동하는 곳곳에서 만날 수 있는 동네 맛집과 아기자기한 공간을 현지 책방지기에게 추천 받아 함께 소개하여, 그 동네의 분위기와 문화를 더욱 깊게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이 책과 함께라면 도쿄를 이미 여행했던 사람이라도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도쿄의 새로운 면모, 골목 깊이 숨어 있는 책방과 그곳에 담긴 문화와 철학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br/><b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