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도리 뱅뱅 춤추는 아이
악어 떼가 넘실대는 메콩강 엄마의 고향, 북한에서 온 친구 도마뱀은 꼬리가 잘려도 산다 민들레꽃을 닮은 엄마 특별한 동생 알록달록 새 가족 폐기종이라는 병 병실에 찾아온 친구 발로 뛴 아저씨 덕분에 임진각 평화누리 공연장에서 |
글박경희
그림정진희
제 이름은 리무산입니다. 나이는 열두 살입니다.
엄마는 북조선 출신으로, 중국으로 도망쳐서 한족인 아빠를 만나 저를 낳았다고 합니다. 엄마가 불법으로 중국에 왔기 때문에 아빠는 저를 호적에 올리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국적이 없습니다. 한반도가 남과 북으로 나뉘어서 따로 사는 비극의 세월이 어느덧 70년이 다 되어 간다. 최근 적대적이었던 남북 관계에 변화가 생기면서 북한이나 탈북자들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졌는데, 그 사이에서 사람들의 관심마저 못 받는 경계선 밖의 아이들이 있다는 걸 알고 있는지. 무국적 아이들은 하나였던 우리가 둘로 나뉘면서 생긴 아픈 상처이다. 탈북한 여성과 중국인 남성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들 가운데 많은 수가 무국적자가 된다. 중국 법률상 부모 중 한 명이 중국인이면 시민권을 얻을 수 있지만, 탈북 여성이 낳은 아이는 그럴 수가 없다. 호적에 등록하려면 모친의 신원을 밝혀야 하는데 그러면 북한으로 추방되기 때문이다. 탈북 여성이 북한으로 강제 송환되거나 간혹 대한민국으로 가게 되면 중국인 아버지로부터 버림받는 경우도 많다. 그렇게 중국 국적을 얻지 못하고 떠도는 아이들이 몇 만 명이라고 한다. 무국적 아이들은 아파도 병원에 갈 수 없고 교육을 받지 못하고 친구도 없다. 그들 중 일부는 더 나은 삶이 있을 거라는 희망을 품고 대한민국에 온다. 하지만 목숨을 걸고 대한민국에 와도 이들은 환영받는 존재가 아니다. 무국적 아이들은 탈북자들이 누리는 혜택과도 거리가 멀다.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는 이방인 혹은 난민. 중국에서도 대한민국에서도 이들은 없는 존재나 마찬가지다. 우리가 하나였다면 겪지 않아도 좋았을 고통을 겪는 이 아이들을 우리가 어떻게 껴안을 것인가. 이 동화는 여전히 분단국가라는 현실을 겪는 우리에게 여러 생각할 거리를 던져 준다. 탈북학교인 ‘하늘꿈학교’에서 오랫동안 탈북 청소년들에게 글쓰기를 가르쳐 온 박경희 작가는 탈북 청소년보다 더 가슴 아픈 사연을 가진 무국적자 아이들을 만나 이 동화를 쓰게 되었다고 한다. 경계선 밖의 아이들 또한 귀한 인연이었다며, 그들 모두가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작가의 말에 우리도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우리가 통일을 왜 해야 하는지를 생각하며, 어려움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무산이를 응원하는 마음으로 이 동화를 함께 읽어 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