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 나도 그걸로 할게. 양다리를 걸치는 놈들은 참을 수 없어. 좋아, 넘버 원 : 신뢰할 수 있는 남자. 속이지도, 사기를 치지도 않는 남자."
"다음은?"
"성격이 좋은 남자."
"성격이 좋은 남자?"
"그래요, 성격 좋은 남자. 성질 더러운 남자하고 평생을 같이 살고 싶은 여자가 어디 있겠어요?"
"그런 남자는 옆집에만 살아도 끔찍해!"
"돈이 많아야지. 실제 상황이라면 돈이 필수조건은 아니지만, 우린 지금 공상과학소설을 쓰고 있는 거니까……. 퍼펙트 맨이라면 돈도 많아야 해."
"더럽게 많이? 아니면 그저 여유롭게 살 만큼?"
"나 같으면 더럽게 많은 쪽이 좋겠다."
"돈이 많으면 좋겠지만 더럽게 많은 건 좀……. 그저 편안하게 살 수 있을 정도면 좋을 것 같아요. 미스터 퍼펙트는 경제적으로 안락한 사람이어야 해요."
"이게 그냥 공상과학소설이니까 하는 말인데, 외모도 잘생겨야 할 것 같아. 한눈에 뿅 갈 정도로 잘생긴 건 말고, 그러면 귀찮은 문제가 자꾸 생길 테니까. 우리 중에 잘생긴 남자를 붙들고 살 수 있을 정도로 잘생긴 여자라면 루나밖에 더 있어?"
"그러면 뭐해요. 난 전혀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데……. 뭐, 하지만 잘생긴 남자, 싫지는 않죠. 미스터 퍼펙트라면 어디까지나 퍼펙트해야 하니까. 바라만 봐도 즐거운 남자라야 할 것 같아요."
"좋아, 좋아. 그럼 넘버 세븐 : 바라만 봐도 즐거운 남자."
제인과 그녀의 절친한 회사동료 셋은 저녁식사를 하면서 농담삼아 '완벽한 남성상'에 대한 리스트를 작성한다.
조금은 논리적으로, 조금은 장난처럼 그리고 조금은 도발적으로.
불행하게도 그 목록이 한 미치광이의 신경을 건들이면서 네 사람은 목숨의 위협을 받게 되고, 제인은
늘 자신의 신랄한 비웃음을 가벼운 농담으로 받아치는 옆집 남자 샘 도노반을 절실히 찾게 된다.
비밀경찰인 그가 이 이름모를 살인자를 막아내지 못한다면 그들 중 누군가가 혹은 그들 모두 죽임을
당할지도 모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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