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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은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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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은비사

: 은이 지배한 동서양 화폐전쟁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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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3년 03월 07일
쪽수, 무게, 크기 300쪽 | 526g | 153*224*20mm
ISBN13 9788925549118
ISBN10 8925549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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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3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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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처럼 매혹적인 빛을 내뿜는 은은 중국과 함께 역사 속에서 매우 중요한 500년이란 시간을 걸어왔다. 이 금속은 중국이 자본주의로 진입할 수 있는 기회를 어떻게 잃었는지, 또 중국이 서구 열강에게 어떻게 괴롭힘을 당했는지 옆에서 똑똑히 지켜본 산증인이다. 중국이 세계를 주름잡는 대국에서 동네북으로 전락한 근본적인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 은색의 아름다운 금속과 관련되어 있음을 아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주원장이 백성에게서 은을 떼어놓으려고 애쓸 때, 지구 반대편에 살던 중세 말기 유럽인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금이나 은과 같은 금속을 숭배하고 있었다. 사실 유럽은 로마 시대부터 대량의 금화와 은화를 무역 화폐로 사용했다. 값비싼 금과 은은 중세 정교일치의 속박에서 점차 벗어나기 시작한 유럽인에게 그야말로 부의 대명사였다. 아직 대항해 시대가 시작되지는 않았지만 훗날 금과 은을 찾아 떠나는 모험과 도전 정신이 이때부터 꿈틀대기 시작했다. ---pp.21∼22

은이 중국에서 밖으로 나가지 않은 현상은 그레셤의 법칙과 맞아떨어진 것으로 볼 수 있다. 당시 중국에서는 동전과 은화가 함께 사용되었다. 양자를 비교해보면 은은 더 비싸고 가치가 있으며 값이 뛸 가능성이 높은 양화다. 반면 동전은 값어치가 떨어지는 악화다. 그래서 명나라 상인들은 자연스럽게 비상시를 대비해 벌어들인 은을 저장해두었다. 당시 유행하던 소설이나 기록을 보면 상인들이 힘들게 벌어들인 은을 봇짐이나 배두렁이에 감추고 고향으로 돌아와 몰래 땅속에 묻어두었다는 이야기가 심심찮게 등장한다. 은을 땅속에 묻는 것은 명나라의 보편적인 사회 현상이었다. 특히 갑부나 거상들에게서 이런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p.79

은은 유럽에 혼란과 전쟁을 가져다준 동시에 유럽 산업혁명의 발전과 자본주의 형성을 촉진시켰다. 안타깝게도 최초로 은의 혜택을 입은 두 강대국, 스페인과 중국은 모두 산업혁명이라는 절호의 기회를 움켜쥐지 못했다. 당시 스페인은 명나라와 마찬가지로 빈부 격차가 심화되고 기초산업이 성장하지 못하는 소비형 사회로 전락하고 있었다. 여기에 넘쳐나는 은은 부자들의 사치성 소비만 부추겼다. 서인도제도에서 은을 약탈하여 벼락부자가 된 스페인 사람들은 조국으로 돌아와 세비야에서 관직과 토지, 호화 주택을 구매하기 바빴다. 한때 세비야에서는 은기 제조업이 크게 발달했는데, 당시 청렴하기로 이름이 높았던 네덜란드 주재 총사령관 알바 공작이 1582년에 세상을 떠났을 때조차 은 접시 600개와 큰 은 접시 800개를 남겼을 정도였다. ---pp.100∼101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로 놀란 이자성의 군사들은 밖으로 은을 운반하기 시작했다. 이것이 바로 역사상 전무후무한 은 운반 사건이다. 풍몽룡의 《갑신기사》를 보면 재정을 담당했던 조사금이 “국고 안에는 은이 3000여 만 냥, 금이 150만 냥 있었다”라고 기록한 부분이 나온다. 이를 근거로 일부 역사학자들은 만일 이 은을 적시에 각지 군대에 지급했다면 명나라가 멸망의 운명을 피할 수 있었을지 모른다고 말한다. 그러나 당시에는 민간의 지주들뿐 아니라 제왕과 대신들조차도 심각한 은 수집벽이 있었다. 생사의 갈림길에서조차 재물을 숨겨두었던 것이다. ---p.132

남해회사의 주식 버블이 붕괴되면서 뉴턴은 2만 파운드가 넘는 손실을 보고 말았다. 10년 치 월급을 고스란히 주식 시장에 갖다 바친 셈이었다. 그는 더할 수 없는 비탄에 잠겨 “나는 천체의 운행 궤도는 계산해냈지만 인간의 광기는 계산하지 못했구나!”라고 탄식했다. 이후 뉴턴은 금에 빠져들었다. 남해 버블이 아메리카 금광의 신화 위에 형성되었기 때문이다. 당시 뉴턴을 포함한 많은 영국인들은 금이 계속 영국으로 유입되리라 믿었다. 어쨌든 이후 영국은 은본위제에서 금본위제로 방향을 바꾸었다. 영국의 금본위제 확립은 사실 뉴턴 개인의 공로나 1696년부터 거듭된 화폐 주조의 실패로 야기된 것이 아니라 역사의 자연스런 발전 법칙을 따른 것이다. 세계 패권을 노리고 있던 영국은 얼른 자국 화폐를 세계 화폐로 만들어 다른 나라를 착취해야만 했다. ---pp.181∼182

18세기의 마지막 10년 동안 매년 인도에서 중국으로 팔리는 아편은 평균 2000상자에 달했다. 1800년 이후에는 매년 중국에 수출되는 아편이 4000상자로 늘어났다. 1822년 동인도회사는 대중국 아편 수출을 더욱 가속화하여 그해에만 7773상자를 팔았고, 1832년에는 2만 1605상자, 1838년에는 4만 상자를 넘어섰다. 1827년 이후에는 미국까지 가담하여 대중국 아편 수출에 고삐를 죄었다. 이에 따라 미국에서 중국으로 유입되던 은의 양도 급감하기 시작했다. 1821~1830년 동안 중미 무역이 확대되었다고는 하나 중국이 벌어들이는 은은 10년 전의 21.5퍼센트에 불과한 406만 4400냥에 머물렀다. 당시 한 미국 상인은 이렇게 불평하기도 했다. “아편 무역은 영국인에게 찻잎을 마음껏 살 수 있는 돈을 제공했다. 그리고 미국인은 중국의 은을 실어 영국으로 나르는 역할로 전락했다.” ---p.204

이야기에 등장하는 ‘오즈(Oz)’라는 신비의 나라는 바로 금은의 중량 단위인 온스의 약칭이다. … 동쪽 마녀는 당시 미국 대통령 그로버 클리블랜드(Grover Cleveland)를 상징했다. 그는 1893년에 은본위제 폐지를 거듭 천명하고 금본위제를 밀어붙였다. 이야기 속에 자주 등장하는 노란 벽돌 길은 금본위제를 암시하며, 에메랄드 시는 그린백당이 옹호한 그린백을 대표한다. 그리고 뇌가 없는 허수아비는 서부 농민의 화신이다. 도끼를 든 양철나무꾼은 노동자 계층을 대표한다. 그는 원래 심장과 감정과 있었지만 동쪽 마녀의 저주로 심장을 잃고 말았다. 겁쟁이 사자는 사람들의 기대를 저버리고 선거에서 실패한 민중당 대통령 후보 브라이언을 빗대고 있다. ---pp.236∼237

2009년에 이르러 은의 가치에 눈독을 들인 또 한 명의 투자가는 바로 월가의 전설로 불리는 짐 로저스(Jim Rogers)다. … “모든 사람이 배의 한쪽 편에 앉을 때 반드시 다른 쪽으로 자리를 옮겨라”라는 그의 말처럼, 당시 금 투자 열풍이 고조된 상황에서 그는 자신이 금 투자에 흥미가 없으며 최근 상황이라면 차라리 팔라듐과 은을 구매하겠다고 밝혔다.
---p.2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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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가치가 가장 높은 것은 금과 은을 포함한 금속 화폐다. 특히 은은 가격 면에서 상당히 과소평가되었다. 금과 은이라는 비밀 병기를 보유하는 자가 미래 화폐 시스템의 주도권을 장악할 것이다.
- 쑹훙빙(《화폐전쟁》 저자)

이 책은 중국 명나라 때부터 2차 세계대전까지 은의 역사를 통해 미래의 방향을 조망해보게 한다. 또한 우리가 무심코 지나쳤던 재미난 사실들을 군데군데 펼쳐놓고 있어 역사를 읽는 즐거움을 다시금 깨닫게 해준다.
박한진(KOTRA 중국사업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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