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기가 즐거우려면 글과 그림으로 표현되는 콘텐츠를 이해하는, 읽기 능력(literacy)이 필요합니다. 읽기 능력이 부족하면 책이 싫어서가 아니라 재미를 느끼지 못해서 책과 멀어지게 되니까요
_ 1부 「읽기 능력은 공부머리의 주춧돌입니다」 중에서
세상에 대한 호기심은 왕성하고 아직 비판력은 부족한 아이들에게 ‘아무 그림책’이 아니라, ‘좋은 그림책’을 보여주어야 하는 이유를 대라면 열 손가락이 부족하겠지요? 그런데 보는 사람에 따라, 즐기는 방법에 따라 ‘좋은 그림책’의 기준이 달라집니다. 경험이 부족한 부모가 수많은 그림책 중에 오늘, 우리 아이와 볼 좋은 그림책 고르기는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닙니다.
_ 1부 「‘좋은 그림책 만나기’가 가장 중요합니다」 중에서
놀이는 본능적인 느낌과 정서, 직관, 쾌락을 깨워서 창조적인 통찰에 이르게 하는 힘이 있습니다. 아이의 자존감과 의사소통 능력을 높이고, 추상적 사고력, 문제해결력, 창의력을 키우며 스토리 이해력을 성장시킵니다. 이런 능력들은 모두 읽기 능력의 기능과 연결되어 있으며, 아이들은 이 책의 책놀이를 통해서 이런 힘들을 기르게 되지요. 놀이가 최고의 교육이 되는 이유는 도전을 격려하고, 주도적으로 몰입하게 만드는 힘에서 나옵니다. 나아가려면 도전해야 하는데, 실패를 두려워한다면 도전할 용기를 내기가 어려워지지요.
_ 1부 「놀이의 즐거움은 힘이 셉니다」 중에서
부모들이 놀이를 현실에서 실천하지 못하는 것은 놀이의 가치를 몰라서가 아니라 놀이를 실제로 구현하기가 어려워서입니다. 시간을 내기 어렵고, 준비가 번거롭고, 막상 어떻게 놀아야 할지 모르거나 어색해서 망설이거나 포기하게 되지요. 부모도 사람입니다. 쉽고 편안하게 할 수 있는 책놀이라야 아이와 자주, 지속적으로 놀 수 있습니다.
_ 1부 「어른에게도 쉬운 책놀이라야 자주, 오래할 수 있습니다」 중에서
자식이 잘하는 모습을 응원하는 일은 어렵지 않습니다. 자식의 부족한 모습에 덤덤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훌륭한 부모들에게서는 종종 그 인지상정의 문턱을 넘는 다른 힘을 보게 됩니다. (중략)
하지만 엄마가 눈물을 흘린 이유는 아들에 대한 부끄러움이 아니었습니다. 다른 사람들의 평가 따위와 상관없이 좋아하는 일을 신나게 하고 있는 아들에 대한 일종의 존경심이었던 거지요. 엄마는 결과가 아닌 과정을 보았고, 아이의 즐거움을 응원할 수 있는 넉넉함이 있는 분이었습니다.
_ 2부, 2월_나 중에서
이 책은 글자가 가진 의미만이 아니라 글자가 쓰인 방식, 글자와 그림이 만드는 불협화음 등도 메시지와 웃음을 만들기 때문에 ‘읽어주기’가 아니라 ‘보여주기’로 함께해야 합니다. 아이가 그림이 보여주는 상황, 글자를 지우고 그 위에 덧쓴 의도 등을 추측하고 즐기도록 살펴주세요.
_ 2부, 2월_나, 2주 「안돼!」 중에서
그런데 전혀 다른 반응을 보이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꽃을 꺾으면 안돼요.” “꽃잎을 따버리면 수술만 남잖아.”라며 꽃을 아껴야 한다는 자신의 가치와 다른 행위에 눈물이 그렁그렁하고, 나무라고, 심지어 책 보기를 거부해 버립니다. (중략) 우선은 꽃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아이의 마음을 존중해주세요. 그런 생각을 하는 게 대견하다는 격려도 해주세요. (중략) 슬쩍 질문을 던져보세요. “그런데 이제 우리 밥도 먹으면 안 될 거 같지?”
_ 2부, 4월_봄, 1주 「달래네 꽃놀이」 중에서
이 책의 매력은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수박 안에 들어가서 수영을 하는, 엉뚱하고 기발한 발상. 과감한 화면 구성. 선과 색감에서 전해지는 미묘한 아날로그 감성과 할아버지 할머니에서 동네 아이들, 몸이 아픈 이들까지 자연스럽게 품어내는 시선의 따스함. 심지어 출판 전문인들은 디자인과 제본까지도 칭찬을 합니다. 그야말로 총체적 성공인 셈이지요. 수박이 등장하는 다른 그림책들도 있습니다. ‘농부가 수박씨를 심고 싹을 틔워 마침내 열매가 맺히게끔 하는 과정을 절절하게 담은’ 《수박이 먹고 싶으면》(김장성 글, 유리 그림, 이야기꽃, 2017), 어쩌다 수박씨를 삼킨 아이의 불안을 귀여운 상상으로 풀어서 보여주는 《수박 만세》(이선미 글 그림, 글로연, 2017) 등도 만나보시기 바랍니다.
_ 2부, 7월_여름, 2주 「수박 수영장」 중에서
독자 입장에서 좋은 그림책을 고르는 기준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 이야기가 건강하고 씩씩한 책을 찾습니다. 생명을 존중하고 그 생명의 가치를 귀히 여기도록 하는 책,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행복한 삶을 추구하도록 격려하는 책, 있는 그대로의 자신이 가진 가치와 아름다움을 느끼도록 돕는 책, 미래에 대한 긍정적인 희망을 품게 하는 책, 편견과 관습에 갇히지 않기를 응원하는 책, 아이의 마음과 생각을 잘 이해하는 책인지 봅니다.
_ 3부 「좋은 그림책의 기본」 중에서
책 속에 완전히 빠져들며 즐기는 몰입독서는 ‘자발적이며, 과정이 즐겁고, 즐거움이 목적’이라는 점에서 완전한 놀이입니다. 빅터 넬(Victor Nell)은 이렇게 ‘즐거움을 위한 책 읽기’를 누리려면 3가지 전제 조건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첫째, 숙련된 독서 능력입니다. 글이나 그림 등에서 제시되는 내용을 제대로 수용하지 못하면서 책 속에 빠져들기는 어렵습니다. 둘째, 책 읽기를 통해 즐거움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기대입니다. 전에 책을 읽으면서 얼마나 즐거웠는지, 얼마나 감동했는지, 책을 통해 생각이 달라지는 나를 느끼는 게 얼마나 만족감을 주었는지 등이 그 기대의 토대가 됩니다. 셋째, 올바른 책 선택입니다. 물론 여기서의 ‘올바른’이란 ‘각자 자신에게 흥미로운’이란 뜻이겠지요.
_ 3부 「독서는 원래 놀이다」 중에서
---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