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있니? 시간이 없어. 시간 참 빠르다! 시간이 왜 이리 안 가지. 시간이 멈춘 것 같아…” 글을 쓰는 이 시각, 밤 11시 45분. 시간은 여전히 흐르고 있다. 시간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1초, 1분, 1시간, 흘러가고 있다. 우리는 ‘빠르다, 없다, 멈춘 것 같다’ 라는 말로 시간을 말한다. 생각해보면 시간은 ‘시계’인가, 아니면 시간이라는 ‘존재’인가.
아무 의미 없이 흘려보낸 시간을 후회하고, 자책한 적이 많았다. 시간을 낭비했다는 말은 또 무엇인가. 왜 우리는 시간을 꼭 잘 ‘사용’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있는 것일까. 그리고 이런 시간에 대한 생각은 과연 어디서부터 흘러들어온 것일까.
시간이란 환경에 따라, 감정에 따라 달라지는 느낌, 즉 상대적 관념이라는 사실이다. 1초, 2초, 1시간, 24시간은 인간이 해와 달의 궤적에 따라 만들어 놓은 하나의 약속일 뿐, 이것을 시간이라고 정의할 순 없다.
만약 시계에 따른 시각을 시간이라고 정의한다면 실제로 시간은 멈춰야 하며, 느리게 가야 한다. 우리가 시간을 빠르게, 때로는 느리거나 멈춘 것처럼 느끼는 이유는 실제로 그 당시의 우리가 시간에 대한 관념이 그러했기 때문이다.
관념(觀念), 볼 관, 생각 념. ‘생각을 보다’라는 뜻이다. 그 때 우리의 생각에 따라 시간은 상대적으로 움직인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정신없이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시간에 대한 관념이 흐려지기 때문에 시간은 우리가 인식하지 못한 그 사이로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흘러가 버린다.
반면, 지루한 상황이나 긴장된 상황에서는 아주 조그마한 단위의 시간조차도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시간의 관념을 붙들고 있게 된다. 즉, 시간이 아주 느리게 가는 상황이 된다. 사랑하는 사람과 사랑을 나누는 황홀한 순간에는 그 순간순간을 기억하고 ‘흘려보내고 싶지 않다’라는 인식을 강하게 하게 된다. 때문에 시간은 그 자리에 멈춰서서 정지된 상태에서 당신의 시간을 멈추게 된다.
이제, 당신은 시간의 정체를 대략 눈치챘다. 이제 이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고 사용할 지는 오롯이 당신의 몫이다. 시간의 주인이 되느냐, 시간의 노예가 되느냐는 아주 단순한 몇 가지 사실만 알아채고 몇 가지만 실행하면 되는 간단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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