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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2월 28일
쪽수, 무게, 크기 480쪽 | 618g | 140*210*24mm
ISBN13 9791190492362
ISBN10 11904923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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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는 기억이 소멸되는 시점에서, 짧은 시간에 사라져버린 한 마을에서, 망자들의 현존에서 시작되었다.
--- p.40

내가 아는 사람 중 남아 있는 사람이 거의 없다. 떠나기로 마음먹었을 때 원래 가려던 곳에 도착한 사람은 몇 안 된다. 어느 한 곳에 정착해서 행복해하는 사람도 드물다. 그 사람들은 쉴 새 없이 도망치는데, 때론 그 어떤 무엇으로부터, 때론 실존적 존재로부터 도망친다. 이처럼 세상을 떠돌아다니는 건 때론 무거운 짐 같고, 때론 선물 같기도 하다.
--- p.86

어머니의 몸은 아버지 곁에 있었지만, 그 외 나머지는 자기만의 세계와 공포에, 나와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공포에, 그리고 이후 일어날 일에, 작별 후에, 지금 현재에, 미래에 빠져 있었다. (…) 얼마 후, 우리는 살아서 무사히 도시를 빠져나갔다. 그렇게 우리는 각자 우리의 삶에서 빠져나왔다.
--- p.164

우리 모두의 고향은 우연에 의해 탄생한다.
--- p.166

목적지도 없이, 아직 거리 이름도 강 이름도 모르는 세상을, 우리 이름조차 존재하지 않는 세상을 이리저리 걸어 다녔다. 이곳엔 우리를 이해하는 사람도, 우리가 이해하는 사람도 없었다.
--- p.167

시간이 흐르면서 우리는 편견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 또 공격적이고 야만스럽고 불법적이지 않은 태도로 사람들을 대하는 법을 배웠다. 알뿌리와 싹, 다른 식물에 붙어사는 식물. 엄밀히 말하자면, 본의 아니게 살고 싶은 곳에서 살 수 없는 우리는 어디에 있든 늘 하던 대로 행동하면서 계몽 의식을 고취시키고 있었다.
--- p.211

어머니는 사람이 많이 모인 장소에서 처음으로 나를 지켜볼 수 있어서 눈물이 났는지 모른다. 집에 있는 나를, 유고 사람들 사이에 있는 나를 지켜보는 것이 아니라서, 어쩌면 뭐든 할 수 있다는 내 자신감에, 또 그것을 해내고 그 대가로 박수갈채를 받고 있어서, 태어나 처음으로 양복을 입어서 눈물을 흘렸는지 모른다. 아니면 당연한 일이라곤 별로 없는 우리의 삶에서 이 모든 것이 어떤 의미와 영향력을 지니고 있다는 게 슬퍼서 그냥 눈물이 났는지 모른다.
--- p.288

나의 반항은 일종의 적응이었다. 독일에서 이민자로 살아가야 하는 방식에 걸었던 기대에 적응하는 것이 아니었다. 그렇다고 의식적으로 그 방식을 거부한 것도 아니었다. 나의 반항은 출신의 숭배뿐 아니라 민족적 정체성에 대한 환상을 거부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소속감은 지지했다. 나를 원하고 내가 있고 싶은 곳에서는 소속감을 갖고 싶었다.
--- p.295

전쟁이 끝나고 내가 처음으로 비셰그라드를 방문했을 때, 사람들로 꽉 찬 그 도시는 실업자가 넘쳐나는 절망적이고 공격적인 세상이었다. 나는 옛 고향으로 돌아온 게 아니라, 새로운 곳에 처음 온 듯한 느낌이었다.
--- p.351

많은 일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 (…) 민족의 규범을 고집하는 것도, 달달한 팝콘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이해가 가지 않는다. 또 출신에 지위가 수반되는 점도, 많은 사람들이 자신들의 이름을 내걸고 싸움터에 나가 싸울 준비 태세를 갖추고 있다는 점도 이해가 가지 않는다.
--- p.3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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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주의와 분리주의가 전 유럽을 뒤흔들고 있다. 어떻게 할 것인가? 사샤 스타니시치와 같은 새로운 디아스포라 작가들이 등장할 때다.”
- 카린 장커 ([쥐트도이체 차이퉁])
“어떤 책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것은 쉽다. 하지만 바로 지금 여기에서 이 책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것이 더욱더 중요하다.”
- 리처드 케머링스 ([디 벨트])
“마땅히 읽어야 할 뿐만 아니라 진심으로 받아들여야 할 위대한 소설.”
- 디르크 크니팔스 ([타스])
“사샤 스타니시치는 독일 현대 이민 문학의 황금기를 이끄는 리베로다.”
- 요마 만골트 ([디 차이트])
“가장 지적이고 빛나는 혁신적인 성취. 이 책의 독서는 진정한 기쁨이 될 것이다!”
- 데니스 셰크 (ARD [드뤼크프리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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