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독하게 냉정한 현실 속에서 기적이 혹은 행운이 찾아왔고 그로 인한 내 변화는 한마디로 요약된다. 나는 공무원이다.
--- p.13

이러한 두려움 속에 같이 지내던 친구들은 하나둘씩 나에게서 멀어져갔다. 연락하거나 만날 때면 늘 하는 얘기가 공무원 시험 관련 얘기만 하다 보니, 친구들은 나에 대한 흥미를 잃어가기 시작했다. 고등학교 때도
공부를 하다가 친구들이랑 자주 못 놀게 되었는데, 대학교 들어가서 다시 만나 놀았던 기억이 있었기에 지금 약간의 소원해진 관계는 합격할 경우 바로 회복될 거라고 굳게 믿었다. 하지만 이 믿음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 p.23

자기가 하고 싶다는 일이 진심으로 하고 싶은 일인가 하는 질문은 누구에게나 어렵다. 하지만 자기가 할 수 있는가에 대한 질문은 의외로 쉽게 대답할 수 있다. 자기 자신은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할 수 있다. 나는 할 수 있는 일을 찾았다.
--- p.54

공부란 정말 쉬울 수 있다. 하지만 쉽기 위해서는 이기심이 필요하다. 나 자신 외에는 전혀 신경쓰지 말고 그저 자신만 생각해야 한다. 하지만 세상은 그렇지 않다. 그리고 그럴 수도 없다. 내가 공부하는 순간에도 누군가는 나를 위해 희생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나를 위해 봉사한다. 지금처럼 나는 그 쉽다는 공부를 할 수가 없었다.
--- p.68

마술사는 하나의 마술을 보여주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다. 그것이 무대에 섰을 때, 그리고 대중 앞에 보여줬을 때 비로소 마술이 된다.
--- p.71

내가 했던 공부는 고통이라 말하지 않고 노력이었다고 말하고 싶다. 자신의 결과를 좀 더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지나온 것들을 ‘노력’이라 말한다면, 앞으로 어떤 일을 도전하게 될 때, 또 다른 고통이 오겠다는 생각은 안 들지 않을까?
--- p.73

비록 공부하는 동안에는 친척들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상처였지만, 이렇게 합격을 하고 나니 그때의 상처들은 모두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그저 내가 합격했다는 이 사실을 즐기고 싶었다.
--- p.98

처음에는 합격이라는 것이 나의 가장 큰 기쁨이 되리라 생각했는데 합격하고 난 후 느낀 감정은 기쁨이라는 것이 나만의 것이 아니라 나를 응원해준 모든 사람들의 것이라는 걸 느꼈다.
--- p.102

수험기간은 지독히 외로웠고 놀고 싶었으며 하루하루가 작은 공간에서 작은 책만을 바라보며 살았다면 합격한 지금은 넓은 세상에서 더 넓은 곳을 보며 살아가고 있다. 많은 사람들을 만나며 매일 새로운 것을 배우고 또 그동안 하지 못했던 것들을 해보면서 새로운 경험을 쌓고 있다.

<b>공무원 시험 수험생들을 위한 지침서<br/> <br/>공무원을 준비하는 모든 수험생에게</b><br/>이 책은 공무원을 준비하는 누구나가 한 번쯤은 겪어보거나 경험해볼 수 있는 내용을 토대로 작성한 수필 책입니다. ‘왜 이렇게 공부하는 게 힘이 들까?’라는 생각이 든다면 이 책을 한번 읽어보세요. 이 책의 필자는 다른 사람이 볼 때는 공무원을 준비하는 한 명의 학생으로 보이지만, 막상 그 안을 들여다보면 많은 걱정과 불안 속에서 하루를 겨우겨우 버티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여러분들도 이별로 인해, 혹은 가족 아니면 친구와의 관계 속에서 힘듦을 느낀다면 이 책을 읽고 자그마한 위안을 얻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자신이 선택한 길이기에 짊어야 할 무게. 그리고 누군가에게 의지하고 싶음에도 그럴 수 없는 상황. 이 책으로 인해 무거운 짐을 조금이라도 덜어낼 수 있을 거로 생각합니다.<br/><br/>마지막으로 부모님 혹은 친구들은 주변의 수험생이 아무 걱정 없이 공부하는 것처럼 보여도 각자의 수험생은 무거운 짐을 지고 공부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책을 읽은 후에 ‘아, 수험생이 편한 마음으로 공부만 하는 것이 아니구나!’를 느끼신다면 젊은 세대들과 한층 더 세대 간의 격차를 줄일 수 있지 않겠냐는 생각을 해봅니다.<br/><br/><b>공시생이다!</b><br/>다른 사람 눈에는 꿈 없는 사람처럼 보일지도 모른다. <br/>남들이 하기에 그저 따라 하는 사람처럼 보일지도 모른다.<br/>백수를 즐기기 위한 핑계처럼 보일지도 모른다. <br/>하지만 그 내면을 살펴보면 누구나 꿈이 있고, 또 자신만의 길이 있다.<br/>아침 일찍 일어나 누구보다 빠르게 공부를 시작하고 <br/>밥을 먹을 때나 이동하는 순간까지 책을 손에서 놓지 않는다. <br/>꿈이 없고 그저 남들을 따라만 하는 사람이 이렇게까지 한 가지 일에 몰두할 수 있을까? <br/>공시생은 (빌 공)시생이아니다. (바칠 공)시생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br/>자신의 목표를 위해 모든 것을 바치며 꿈을 이루는 우리는 공시생이다.<br/><br/><b>출판소감문</b><br/>읽기만 했던 책을 직접 써보니 책 한 권을 쓴다는 것이 정말 쉽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하지만 그만큼 재미도 있었고 한번 더 기회가 있다면 더욱 재미있는 소재로 다시 한번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이 책으로 인해 도움을 받을 독자님들을 생각하니 글을 쓰는 순간순간이 정말 행복했습니다. 제가 이 책을 쓸 수 있도록 도와주신 출판사와 가족 그리고 친구들 모두 감사합니다.